파리지옥처럼 물체 감지하고 빛 비추면 잡는 ‘로봇 손’ 소재 나왔다
파리지옥은 먹잇감의 자극을 느끼면 잎을 닫아 붙잡는다. 우리 대학 연구진은 여기에서 착안해, 물체의 접근을 느끼는 피부와 물체를 붙잡는 근육을 하나의 부드러운 소재에 담았다. 전기를 띤 물체가 다가오면 소재 안의 입자들이 움직여 전기 신호를 내고, 자외선을 비추면 굽어 물체를 붙잡는다. 빛을 끈 뒤에도 잡은 형태를 10분 이상 유지해, 부품과 배선을 줄인 소프트 로봇 손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우리 대학은 생명화학공학과 문홍철 교수 연구팀이 주변 물체를 감지하고 빛에 반응해 움직이는 이온성 소프트 로봇 ‘이오노그래스퍼(Ionograsper)’를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이온성 소재란 내부에 전하(양(+) 또는 음(−)의 전기적 성질)를 띤 작은 입자인 ‘이온’이 있어, 주변의 전기적 변화에 반응할 수 있는 소재를 말한다.
사람은 눈이나 피부로 물체를 알아차리고 근육을 움직여 잡는다. 로봇에도 주변을 감지하는 센서와 움직임을 만드는 구동부가 필요하다. 하지만 부드럽게 휘어지는 소프트 로봇에 이 장치들을 따로 붙이면 부품과 배선이 늘어나 구조가 복잡해진다.
연구팀은 로봇의 피부와 근육 역할을 하나의 부드러운 고분자 소재에 담았다. 고분자는 작은 분자들이 길게 이어진 물질로, 플라스틱이나 고무도 고분자의 한 종류다. 연구팀은 빛을 받으면 모양이 바뀌는 ‘아조벤젠’과 공기 중 수분을 흡수하는 고분자를 결합해, 내부에서 이온이 움직일 수 있는 그물망 구조를 만들었다.
전하를 띤 물체가 가까워지면, 그 물체가 주변에 미치는 전기적 영향으로 소재 안의 양이온과 음이온이 재배열된다. 풍선에 머리카락을 문지른 뒤 가까이 가져가면 머리카락이 반응하듯, 물체가 직접 닿지 않아도 주변의 전기적 영향으로 소재 내부에 변화가 생기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때 나타나는 전기 신호를 이용해 별도의 감지용 전압 없이 물체의 접근과 움직임을 알아냈다.
소재를 움직일 때는 자외선을 비춘다. 빛을 받은 아조벤젠의 모양이 바뀌고 소재의 한쪽 면에서 수분이 빠져나가면서, 한쪽이 먼저 마른 얇은 종이처럼 소재가 굽는다. 연구팀은 이 움직임으로 물체를 붙잡는 모습을 시연했다.
빛을 끄면 소재 표면에 생긴 나노 크기의 작은 구멍을 통해 수분이 다시 들어온다. 이 과정에서 소재는 반대 방향으로 굽으며, 고분자 구조가 천천히 풀릴 때까지 변형된 형태를 10분 이상 유지했다. 붙잡은 자세를 유지하기 위해 계속 빛을 비출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이번 연구의 특징은 물체를 알아채는 기능, 움직이는 기능, 바뀐 형태를 일정 시간 유지하는 기능을 하나의 소재에 구현했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빛에 따른 분자와 수분의 변화가 어떻게 양방향 굽힘과 형태 유지로 이어지는지도 분석했다.
이 같은 소재 설계 방식은 향후 소프트 로봇의 센서와 구동부를 각각 장착할 때 필요한 부품과 배선을 줄이는 데 활용될 수 있다. 다만 현재는 전기를 띤 물체를 감지하고 자외선으로 움직임을 일으키는 연구 단계다. 연구팀은 감지 거리와 움직이는 속도, 반복 사용 시 내구성, 물체를 지탱하는 힘을 높이고, 가시광선이나 근적외선으로도 움직일 수 있도록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다.
문홍철 교수는 “로봇의 피부와 근육을 따로 붙이지 않고, 하나의 소재가 물체를 감지하고 빛을 받으면 움직이도록 만들었다. 빛을 끈 뒤에도 변형된 형태를 유지한다는 점이 특징”이라며 “앞으로 AI 제어 기술을 결합해 피지컬 AI 로봇에 활용할 수 있는 감각·구동 소재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전북대학교 화학공학부 김용민 교수가 제1저자, KAIST 생명화학공학과 문홍철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Advanced Materials’에 2026년 9월 14일 온라인 게재됐다. 또한 해당 논문은 59호지(Issue 59)의 표지논문(Front Cover)으로도 선정되었다.
※ 논문명: A Multifunctional Ionograsper Enabling Ion-Redistribution Proximity Sensing and Structural-Reconfiguration-Driven Bidirectional Actuation, DOI: 10.1002/adma.74981
※ 저자정보: 김용민 교수(전북대학교 화학공학부, 제1저자), 권진한·양현우·이경록 박사과정 및 김성룡 박사(KAIST 생명화학공학과, 공동저자), 문홍철 교수(KAIST 생명화학공학과, 교신저자)
※ 관련 영상 링크: https://advanced.onlinelibrary.wiley.com/doi/10.1002/adma.74981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사업 및 소재글로벌영커넥트사업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석유 대신 대장균으로 ‘접착제 소재’ 만든다
택배 상자부터 가구, 전자제품, 자동차까지 널리 쓰이는 ‘열로 녹여 붙이는 접착제’를 석유 대신 미생물로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이 제시됐다. 우리 대학 연구진이 대장균을 이용해 포도당으로부터 새로운 바이오 기반 고분자를 생산하고, 이 소재가 핫멜트 접착제로 활용될 수 있는 접착 성능과 열적 특성을 갖는다는 것을 확인했다.
우리 대학은 생명화학공학과 이상엽 특훈교수 연구팀이 대장균의 유전자와 대사과정을 조절해 포도당으로부터 접착제 소재를 생산하는 ‘미생물 세포공장’을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연구팀은 미생물이 원하는 물질을 생산하도록 설계하는 시스템대사공학(Systems Metabolic Engineering)을 활용해 대장균의 대사경로를 새롭게 설계했다. 이를 통해 포도당으로부터 생분해성 고분자의 일종인 폴리하이드록시알카노에이트(Polyhydroxyalkanoate, PHA) 계열의 새로운 접착제 소재인 poly(4HB-co-PhLA)와 poly(3HB-co-4HB-co-PhLA)를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핫멜트 접착제(Hot-melt adhesive, HMA)는 쉽게 말해 ‘글루건 접착제’처럼 열을 가하면 녹고, 식으면 굳으면서 물체를 붙이는 접착제다. 별도의 유기용매가 필요 없고 빠르게 접착할 수 있어 포장재부터 가구, 전자제품, 자동차, 건축자재 등 다양한 산업에서 널리 사용된다.
하지만 현재 핫멜트 접착제 대부분은 에틸렌-비닐아세테이트(Ethylene-vinyl acetate, EVA)와 같은 석유 유래 고분자를 기반으로 한다. 접착 성능은 뛰어나지만 자연에서 쉽게 분해되지 않아 폐기물과 미세플라스틱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생분해성 포장재를 사용하더라도 이를 붙이는 접착제가 분해되지 않으면 제품 전체의 친환경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미생물이 포도당과 같은 재생 가능한 원료로부터 만들 수 있는 생분해성 고분자 PHA에 주목했다. PHA는 어떤 성분을 어떤 비율로 구성하느냐에 따라 유연성·강도·내열성 등 소재의 특성을 조절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 원리를 이용해 서로 다른 특성을 갖는 4-하이드록시부티레이트(4HB)와 페닐락테이트(PhLA)를 고분자로 만들었다. 4HB는 소재를 부드럽고 잘 달라붙게 하고, PhLA는 단단함과 열에 견디는 성질을 높인다. 즉 ‘잘 붙는 성질’과 ‘열에 잘 견디는 성질’을 조합해 접착제의 성능을 조절한 것이다.
실제로 두 성분의 비율을 달리하자 고분자의 열적 특성과 접착 성능도 달라졌으며, 4HB가 약 24~34몰%(mol%, 고분자를 구성하는 성분의 분자 수를 기준으로 나타낸 비율) 포함됐을 때 우수한 접착 성능을 보였다.
연구팀은 대장균이 포도당으로부터 4HB와 PhLA를 만들고 이를 하나의 고분자로 연결하도록 세포 내부의 대사경로를 설계했다. 쉽게 말해 대장균이라는 작은 ‘생산공장’에 포도당을 공급하면 접착제 소재가 만들어지도록 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여러 성분을 동시에 생산할 때 생기는 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해 유전자 발현의 세기와 시점을 조절하고, 물질 생산에 필요한 CoA 전달효소(CoA transferase, CoA기를 붙여 세포 안에서 특정 물질이 다음 화학반응에 사용될 수 있도록 돕는 효소)를 추가했다.
또 세포 안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화학반응을 컴퓨터로 분석하는 게놈 규모 대사모델(Genome-scale metabolic model)을 활용해 원료가 부족하거나 생산에 병목이 생기는 대사경로를 찾아 최적화했다.
그 결과 연구팀은 영양분을 지속적으로 공급하며 미생물을 배양하는 유가식 발효(Fed-batch fermentation)를 통해 poly(4HB-co-PhLA)를 배양액 1리터당 10.2g 생산했다. 여기에 3HB 생산 경로를 추가한 poly(3HB-co-4HB-co-PhLA)는 1리터당 52.8g까지 생산했다.
연구팀은 이렇게 만든 고분자가 실제 핫멜트 접착제로 사용할 수 있는지도 시험했다. poly(4HB-co-PhLA)는 스테인리스강 전단 접착 시험에서 4.58MPa(메가파스칼)의 전단 접착력을 기록해 비교 대상으로 사용한 상용 EVA 접착제의 4.20MPa보다 높은 성능을 보였다. 전단 접착력은 붙어 있는 두 물체를 옆으로 엇갈리게 밀어 떼어낼 때 얼마나 강하게 버티는지를 나타내는 수치다. 또 poly(3HB-co-4HB-co-PhLA)는 목재 접착 시험에서 상용 EVA 접착제와 비슷한 수준의 성능을 나타냈다.
poly(4HB-co-PhLA)는 반복해서 녹였다가 다시 접착한 뒤에도 상당 수준의 접착력을 유지했다. PhLA 성분을 넣으면서 열에 견디는 성질도 향상되었다.
생분해 가능성도 확인했다. 지방 등을 분해하는 효소인 리파아제(Lipase)를 처리하자 고분자 표면이 손상되고 분자량과 전체 질량이 감소했다. 이는 새롭게 개발한 방향족 PHA가 효소에 의해 분해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연구는 친환경 접착제 개발과 함께, 미생물의 대사경로를 설계해 원하는 성질을 갖는 기능성 소재를 생산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데 의미가 있다. 향후 접착력·유연성·내열성 등 필요한 기능에 맞춰 고분자의 특성을 조절하고, 이를 미생물로 생산하는 바이오제조 기술로 확장할 수 있다.
또한 기존 석유화학 공정에 의존해온 기능성 고분자를 포도당과 같은 재생 가능한 원료로 생산할 수 있어, 향후 접착제뿐 아니라 다양한 기능성 고분자 소재의 지속가능한 생산 기술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상엽 특훈교수는 “이번 연구는 미생물의 대사를 정밀하게 설계해 단순히 고분자를 생산하는 것을 넘어 기능성 소재를 직접 생산할 수 있음을 보여준 연구”라며 “향후 다양한 비천연 단량체와 미생물 세포공장을 활용하면 석유 기반 접착제뿐 아니라 여러 기능성 고분자를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생산하는 바이오제조 기술로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AIST 생명화학공학과 강민주 박사과정생, 이영준 박사, 김기배 박사가 참여한 이번 연구는 7월 20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온라인 공개됐다.
※ 논문명: Synthesis of poly(4HB-co-PhLA) and poly(3HB-co-4HB-co-PhLA) as sustainable hot-melt adhesives using engineered Escherichia coli, DOI: 10.1038/s41467-026-75809-9
※ 저자 정보: 강민주(KAIST), 이영준(KAIST), 김기배(KAIST), 이상엽(KAIST, 교신저자)
※ 관련 동영상 링크 : https://media.springernature.com/original/springer-static/esm/art%3A10.1038%2Fs41467-026-75809-9/MediaObjects/41467_2026_75809_MOESM7_ESM.mp4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원하는 한국연구재단의 ‘차세대 바이오리파이너리 원천기술 개발 사업(과제번호: 2022M3J5A1056117)’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반도체 종류 달라도 ‘전기 잘 통하게’…AI 반도체 더 작고 효율적으로
더 작고 전기를 덜 쓰는 AI 반도체를 만들 수 있는 새로운 길이 열렸다. 우리 대학 공동 연구진이 원자 몇 개 두께의 초박막 반도체에서 전기가 잘 드나들지 못하던 문제를 하나의 소재로 해결했다. 앞으로 반도체를 더 얇게 만들고 여러 층으로 쌓아 성능을 높이는 차세대 AI·저전력 반도체 개발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대학은 생명화학공학과 서준기 교수 연구팀이 연세대학교(총장 윤동섭), 중국 베이징 계산과학연구센터,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원장 오상록), 울산과학기술원(UNIST·총장 박종래), 삼성전자 연구진과 공동으로 이셀레늄화주석(SnSe2)이라는 하나의 소재를 이용해 서로 다른 두 종류의 초박막 반도체에 모두 전기를 원활하게 공급할 수 있는 ‘범용 반데르발스 터널링 주입기’를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트랜지스터는 전기를 흐르게 하거나 막는 ‘초소형 스위치’다. 스마트폰부터 컴퓨터, AI 반도체까지 거의 모든 반도체 칩에는 수많은 트랜지스터가 들어간다. 트랜지스터는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전자가 움직여 전기를 전달하는 ‘n형’과, 전자가 빠진 빈자리인 ‘정공’이 움직여 전기를 전달하는 ‘p형’이다. 실제 반도체 칩에서는 이 두 종류를 짝지어 사용해 전력 소모를 줄이면서 빠르게 작동하도록 하는데, 이를 CMOS(상보형 금속산화물반도체) 방식이라고 한다.
최근에는 반도체를 더 작게 만들고 전력 소모를 줄이기 위해 두께가 원자 몇 개 수준에 불과한 ‘2차원 반도체’가 주목받고 있다. 매우 얇아 여러 층으로 쌓을 수 있어 같은 공간에 더 많은 소자를 넣는 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렇게 얇은 반도체에 전기를 원활하게 넣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기존처럼 금속 전극을 직접 붙이면 제조 과정에서 반도체가 손상되거나, 전자나 정공이 지나가기 어려운 장벽이 생길 수 있다.
아무리 빠른 고속도로를 만들어도 진입로가 막히면 자동차가 제대로 들어갈 수 없는 것과 같다. 초박막 반도체에서는 이 ‘전기가 드나드는 입구’가 성능을 높이는 데 중요한 걸림돌이었다. 게다가 n형과 p형은 필요한 조건이 달라 각각에 맞는 전극을 따로 사용해야 했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이셀레늄화주석(SnSe2) 하나로 해결했다. 이셀레늄화주석은 주석(Sn)과 셀레늄(Se)으로 이루어진 얇은 층상 소재다. 다른 반도체와 강한 화학결합을 하는 대신 원자 사이의 약한 인력인 ‘반데르발스 힘’으로 포개지듯 맞닿기 때문에, 원자 수준으로 얇은 반도체의 손상을 줄이면서 매끄러운 접촉면을 만들 수 있다.
특히 이셀레늄화주석은 연결되는 반도체에 따라 전자나 정공이 지나가기 좋은 길을 다르게 만들어준다. p형 이셀레늄화텅스텐(WSe2)에서는 높은 에너지 장벽을 넘어가지 않고 마치 터널을 통과하듯 지나가는 ‘밴드 간 터널링’이 일어나고, n형 이황화몰리브덴(MoS2)에서는 전기장을 이용해 전자가 지나가야 할 장벽을 얇게 만들어 터널링을 유도한다.
쉽게 말해 지금까지 n형과 p형에 각각 다른 진입로가 필요했다면, 이번에는 이셀레늄화주석 하나가 두 종류 모두에 맞는 ‘공용 진입로’ 역할을 하는 셈이다.
실제 성능도 크게 향상됐다. 이셀레늄화주석을 적용한 p형 WSe2 트랜지스터는 기존 니켈 전극을 사용한 소자보다 최대 구동 전류가 1,000배 이상 증가했다. 이는 트랜지스터를 켰을 때 흘려보낼 수 있는 최대 전류가 그만큼 크게 늘어났다는 의미다.
n형 MoS2 트랜지스터도 전류를 켜고 끄는 성능이 개선돼 ‘온·오프 전류비’가 10억(109) 이상을 기록했다. 스위치를 켰을 때는 전기가 잘 흐르고, 껐을 때는 거의 흐르지 않도록 뚜렷하게 제어할 수 있다는 뜻이다.
연구팀은 n형과 p형 트랜지스터를 결합한 실제 반도체 회로의 기본 구조인 ‘CMOS 인버터’도 제작해 반복적인 전기 신호에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n형과 p형에 각각 다른 전극을 사용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하나의 소재로 두 종류의 초박막 반도체 모두에 전기를 효과적으로 공급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는 점이다.
향후 대면적 제조와 집적 공정 기술이 더해지면 원자 수준으로 얇은 2차원 반도체를 아파트처럼 여러 층으로 쌓아 같은 공간에 더 많은 트랜지스터를 넣는 3차원 반도체로 발전시킬 수 있다. 이를 통해 같은 크기에서 더 많은 기능을 수행하면서 전력 소모는 줄이는 차세대 AI 반도체와 초저전력 전자기기 개발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준기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단층 2차원 반도체에서 전하가 드나드는 가장 까다로운 관문을 한 종류의 소재로 해결할 수 있음을 보여준 성과”라며 “향후 직접 성장과 대면적 공정 기술이 더해지면 저전력 2차원 CMOS 집적회로의 실용화를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KAIST 조한빈 박사과정생이 제1저자로, 연세대학교 고경민 교수와 KAIST 서준기 교수가 공동교신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에 8월 12일 온라인 게재됐다.
※ 논문명: A Universal van der Waals Tunneling Injector for Monolayer CMOS, DOI: 10.1002/adma.74597
※ 저자 정보: 조한빈(KAIST, 제1저자), 고경민(연세대학교, 공동교신저자), 서준기(KAIST, 공동교신저자)
이번 연구는 삼성전자 신진산학연구과제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는 우수신진연구사업 및 개척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CO₂보다 6,000배 강력한 반도체 온실가스…‘무질서의 힘’으로 잡는다
반도체를 만들 때 사용하는 가스 중에는 이산화탄소보다 6,000배 이상 강력한 온실가스가 있다. 우리 대학 연구진이 여러 금속 원자를 섞으면 오히려 구조가 안정되는 ‘무질서의 힘’을 이용해 이 가스를 높은 효율로 없애면서, 온실가스 분해를 돕는 촉매도 오래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우리 대학은 생명화학공학과 최민기 교수 연구팀이 삼성전자 연구진과 공동연구를 통해 반도체 미세회로를 만드는 공정 등에 사용되는 온실가스인 사불화탄소(CF₄)를 높은 효율로 장기간 제거할 수 있는 새로운 촉매를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CF₄는 반도체 웨이퍼에서 필요 없는 부분을 선택적으로 깎아 미세한 회로를 만드는 건식 식각 공정 등에 사용된다. 문제는 사용 후 남은 미량의 CF₄다. 탄소와 불소가 매우 단단하게 결합돼 있어 쉽게 분해되지 않고, 대기 중으로 배출되면 약 5만 년 동안 남을 수 있다. 지구온난화에 미치는 영향도 이산화탄소보다 6,000배 이상 크다.
현재 반도체 제조 현장에서는 CF₄가 그대로 배출되지 않도록 높은 온도에서 수증기와 촉매를 이용해 분해한다. 촉매는 화학반응이 더 빠르고 쉽게 일어나도록 돕는 물질로, 자동차 배기가스에서 유해물질을 줄이는 촉매와 비슷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기존 촉매는 오래 사용할수록 성능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CF₄가 분해되면서 생기는 불화수소(HF)가 수분과 만나 강한 부식 환경을 만들고, 이로 인해 촉매의 미세한 입자들이 서로 뭉치거나 구조가 변하기 때문이다. 작은 촉매 입자들이 큰 덩어리로 뭉치면 처리해야 할 CF₄와 맞닿는 면적이 줄어들어 성능도 떨어진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역설적으로 ‘무질서의 힘’을 이용해 해결했다. 서로 다른 여러 종류의 원자를 하나의 구조 안에 고르게 섞으면 배열은 복잡하고 무질서해지지만, 오히려 특정한 구조로 쉽게 바뀌지 않아 전체 구조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 이를 ‘엔트로피 안정화(entropy stabilization)’라고 한다. 쉽게 말해 여러 종류의 원자를 고르게 섞어 촉매가 한쪽으로 뭉치거나 다른 구조로 변하는 것을 어렵게 만드는 원리다.
연구팀은 이 원리를 이용해 알루미늄(Al), 아연(Zn), 갈륨(Ga), 니켈(Ni), 코발트(Co) 등 여러 금속을 하나의 알루미네이트 결정구조 안에 고르게 섞었다. 알루미네이트는 알루미늄과 산소를 기본 골격으로 여러 금속이 결합한 물질이다. 이를 통해 고온과 수분, 불소가 함께 존재하는 가혹한 환경에서도 쉽게 뭉치거나 변형되지 않는 ‘엔트로피 안정화 알루미네이트 촉매’를 개발했다.
성능 차이는 뚜렷했다. 새 촉매는 기존 알루미나 촉매보다 CF₄를 분해하는 활성이 약 2.3배 높았다. 특히 약 800℃에서 150시간 동안 진행한 가혹 조건 실험에서 기존 알루미나 촉매의 CF₄ 전환율은 93%에서 48%로 떨어졌다. 반면 새 촉매는 98%에서 92%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CF₄를 높은 효율로 제거하면서도 장시간 성능을 유지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연구팀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CF₄가 실제로 어떻게 분해되는지도 밝혀냈다. 연구팀은 산소의 이동 경로를 추적할 수 있는 산소 동위원소를 이용했다. 쉽게 말해 산소 원자에 ‘이름표’를 붙여 반응 과정에서 산소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이동하는지를 추적하는 방법이다. 그 결과 촉매가 자신의 구조에 있는 산소를 먼저 이용해 CF₄를 분해하고, 주변의 수증기가 빠져나간 산소를 다시 채우면서 반응이 계속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촉매가 산소를 꺼내 쓰면 수증기가 다시 채워주는 일종의 ‘산소 충전 시스템’인 셈이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그동안 이론적으로 제시됐던 CF₄ 분해 과정을 세계 최초로 실험적으로 규명했다.
이번 연구는 CF₄를 잘 분해하는 촉매 하나를 개발한 것을 넘어, 높은 분해 성능과 긴 수명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새로운 촉매 설계 방법을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향후 금속의 종류와 조합을 바꿔 다양한 반도체 공정가스를 처리하는 촉매 개발에도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최민기 교수는 “자연계의 무질서가 오히려 구조를 안정하게 만들 수 있다는 원리를 촉매 설계에 적용해 높은 CF₄분해 성능과 장기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했다”며 “금속의 종류와 조합을 바꿔 다양한 반도체 공정가스 처리 촉매로 확장할 수 있는 새로운 소재 설계 방법을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KAIST 생명화학공학과 지승혁 박사후연구원이 제1저자로 연구를 주도했으며, 삼성전자 연구진이 공동저자로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화학, 화공 분야 국제저명학술지 ‘앙게반테 케미 인터내셔널 에디션(Angewandte Chemie International Edition)’에 6월 게재됐다.
※ 논문명: Entropy-Stabilized Aluminate Catalysts that Break the Activity–Stability Tradeoff in CF₄ Hydrolysis, DOI: 10.1002/anie.6752036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개인기초연구사업(중견연구 유형1)과 우수연구자 교류지원사업(BrainLink)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미생물 식품 ‘산업화 시대’ 연다…차세대 단백질 시장 성장 전략 제안
'미생물 식품을 만들 수 있느냐'의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누가 먼저 산업으로 만들 수 있느냐'의 시대다. 우리 대학 연구진이 미생물 식품 산업의 성공 조건을 제조·시장·규제 측면에서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차세대 단백질 산업의 성장 전략을 제시했다.
우리 대학은 생명화학공학과 이상엽 특훈교수 연구팀과 교원창업기업 (주)실리코바이오(SilicoBio) 공동 연구진이 미생물 식품 산업의 성공 조건을 제조·시장·규제 측면에서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산업화 전략과 로드맵을 제시했다고 31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새로운 미생물이나 생산기술을 개발한 것이 아니라, 연구실의 원천기술을 실제 산업으로 연결하기 위한 핵심 과제를 체계적으로 분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제조 준비성(Manufacturing Readiness, 연구실 기술을 산업 규모에서도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수준으로 확보하는 것)과 시장 진입 전략, 규제 대응을 아우르는 통합적 관점을 제시함으로써 미생물 식품을 차세대 단백질 산업을 넘어 미래 바이오제조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방향을 제안했다. 이는 향후 국가 바이오제조 경쟁력 강화와 글로벌 지속가능 식품 산업 육성에도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진은 미생물 식품 산업의 경쟁력이 연구실 수준의 생산성 경쟁에서 제조 준비성(Manufacturing Readiness) 경쟁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원료의 안정적 수급과 품질 관리, 비모델 미생물(Non-model Microorganism, 산업적 활용 가능성은 높지만 연구 기반이 충분히 축적되지 않은 미생물)의 제어와 안전성 확보, 후공정(Downstream Processing, 발효 후 원하는 성분을 분리·정제·농축·건조하는 공정) 비용 절감, 부산물 재활용에 대한 규제 적합성 등이 실제 상용화 속도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라는 것이다.
연구진은 특히 앞으로의 경쟁력이 단일 기술의 우수성보다 통합 제조 플랫폼(Integrated Manufacturing Platform, 균주 개발부터 대량 발효, 정제, 품질관리, 제품화까지 하나의 체계로 운영하는 생산 시스템) 구축 능력에서 갈릴 것으로 전망했다. 같은 미생물 식품이라도 어떤 원료를 사용하는지에 따라 전처리 비용과 품질 변동성이 달라지고, 어떤 균주와 발효 공정을 적용하는지에 따라 생산 원가와 에너지 사용량, 제품 품질이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향후 산업 경쟁력이 개별 기술이 아니라 이러한 요소를 통합적으로 최적화하는 제조 플랫폼을 얼마나 빠르게 구축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 측면에서도 연구진은 미생물 식품 산업의 성공 조건을 제시했다. 소비자 조사와 산업 사례를 종합한 결과, 미생물 식품의 확산은 단순한 친환경성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소비자는 맛과 식감, 친숙성, 안전성을 중요하게 평가하고, 식품 제조기업은 실제 제품에 적용 가능한 기능성을, 기업과 투자자는 허가 절차의 예측 가능성과 시장 진입 속도를 더욱 중요하게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미생물 식품 시장은 기술 경쟁을 넘어 제품화 역량과 규제 대응 능력까지 함께 평가받는 산업 단계에 들어섰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또한 미생물 식품을 단순한 대체 단백질 산업으로 보지 않았다. 정밀발효(Precision Fermentation, 미생물을 이용해 특정 단백질이나 기능성 물질을 선택적으로 생산하는 기술) 기반의 기능성 식품 원료와 고부가가치 바이오소재, 나아가 순환형 바이오제조(Circular Biomanufacturing, 부산물과 재생 가능한 자원을 활용해 새로운 바이오 제품을 생산하는 지속가능한 제조 시스템)를 구현하는 핵심 플랫폼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는 미생물 식품이 미래 먹거리를 넘어 글로벌 식품·소재·바이오 제조 산업을 연결하는 새로운 생산 체계가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번 연구에서 제시한 산업화 전략은 공동 연구에 참여한 실리코바이오의 사업화 방향과도 맞닿아 있다. 실리코바이오는 이번 연구에서 제시한 제조 준비성 확보 전략을 바탕으로 미생물 기반 단백질과 기능성 식품 원료를 실제 산업 규모 발효와 스케일업(Scale-up, 실험실 규모 생산을 산업 규모 생산으로 확대하는 과정), 제품화까지 연결하는 플랫폼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이상엽 KAIST 특훈교수는 “합성생물학(Synthetic Biology)과 바이오제조(Biomanufacturing)를 둘러싼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미생물 식품은 미래 식량을 넘어 국가 바이오제조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원천기술보다 이를 실제 생산과 시장으로 연결하는 산업화 생태계를 얼마나 빠르게 구축하느냐가 경쟁력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리코바이오 관계자는 “이번 연구에서 제시한 산업화 전략을 실제 생산과 사업화로 연결하는 것이 목표” 라며 “미생물 기반 차세대 식품과 기능성 바이오소재를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해 나가겠다” 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생명화학공학과 정석영 박사과정생이 제1저자로, 실리코바이오 연구진이 공동 연구자로 참여하여, 국제학술지 '원 어스(One Earth)'(Impact Factor 15.3, JCR 상위 2.07%)에 7월 17일 게재되었다.
※논문명 : Microbial foods as scalable platforms toward a circular protein economy for sustainable nutrition, DOI:
※저자 : 이상엽(KAIST, 교신저자), 정석영(KAIST, 제1저자), 최솔(실리코바이오, 제2저자), 김준우(실리코바이오·인하대, 제3저자) 외 2명
실리코바이오는 합성생물학의 세계적 석학인 KAIST 이상엽 특훈교수가 2025년 6월 설립한 교원창업기업으로, 연구실 수준의 시스템대사공학 성과를 실제 산업화 단계로 연결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KAIST 연구진의 원천기술에 CJ BIO 출신 인력의 산업화 경험이 더해져, 균주 설계뿐 아니라 산업 규모 발효와 스케일업, 소재 정제와 제품화, 파일럿 생산과 공정 검증까지 함께 검토할 수 있는 팀 구성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이를 바탕으로 실리코바이오는 차세대 단백질 제품에서 출발해 기능성 원료, 나아가 신약·신물질 후보로 이어지는 단계적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기정통부가 지원하는 석유대체 친환경 화학기술개발사업의 ‘바이오화학산업 선도를 위한 차세대 바이오리파이너리 원천기술 개발’ 과제, 과학기술사업화진흥원이 지원하는 딥사이언스 창업 활성화 지원사업의 ‘합성생물학 기반 산업용 세포공장 플랫폼 고도화 및 고부가가치 기능성 바이오소재 사업화’ 과제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수소만 ‘쏙’ 골라내는 원자 크기 그물망 설계…청정수소 정제 새 길 열어
여러 기체가 뒤섞인 혼합가스에서 수소만 쏙 골라낼 수 있는 ‘원자 크기 그물망’을 만드는 새로운 방법이 제시됐다. 우리 대학 연구진이 고분자 안에 작은 수소 분자만 선택적으로 통과할 수 있는 초미세 통로를 촘촘하게 연결하는 데 성공해, 향후 수소를 보다 효율적으로 분리·정제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우리 대학은 생명화학공학과 배태현 교수 연구팀이 고분자 분리막 내부에 원자나 분자 크기인 옹스트롬(Å) 수준의 초미세 수소 이동통로를 만들고, 이 통로가 얼마나 완전하게 연결돼 있는지를 나타내는 ‘네트워크 완결성(Network Completeness)’을 통해 수소 분리 성능을 규명했다고 13일 밝혔다. 1Å은 100억 분의 1미터로, 머리카락 굵기의 약 100만 분의 1 수준이다.
수소는 사용할 때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아 미래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생산 과정에서는 이산화탄소, 질소 등 다른 기체와 섞여 나오는 경우가 많아 수소만 높은 순도로 골라내는 분리·정제 기술이 필요하다.
이를 위한 방법 중 하나가 수소만 선택적으로 통과시키는 ‘분리막’이다. 분리막은 크기가 다른 모래알을 체로 걸러내듯 작은 수소는 통과시키고, 상대적으로 큰 다른 기체는 걸러내는 ‘아주 촘촘한 체’와 같은 역할을 한다.
그동안 기체 분리에는 분자가 지나가는 미세한 구멍을 정밀하게 설계할 수 있는 금속유기골격체(MOF)와 공유결합유기골격체(COF) 같은 다공성 소재가 주목받아 왔다. 하지만 결함 없이 넓은 면적으로 만들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반면 고분자 분리막은 얇고 넓게 만들기 쉽고 가공이 편해 산업적으로 활용하기 유리하지만, 기체가 지나가는 아주 작은 공간을 원하는 크기로 정밀하게 만드는 것이 쉽지 않았다.
연구팀은 ‘정밀한 구멍을 만들 수 있는 소재’와 ‘가공하기 쉬운 고분자’의 장점을 결합하는 방법을 찾았다. 이를 위해 고분자 사슬을 서로 이어주는 연결 물질인 ‘가교제’를 이용해 촘촘한 그물망 구조를 만들었다. 고분자를 실이라고 한다면 가교제는 실과 실을 이어주는 매듭과 같다. 이 매듭을 이용해 작은 수소가 지나갈 수 있는 초미세 통로를 고분자 내부에 만든 것이다.
연구팀은 여기서 연결의 ‘개수’보다 ‘완성도’가 중요하다는 점에 주목했다. 통로가 아무리 많더라도 중간중간 끊겨 있으면 수소가 제대로 지나갈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연구팀은 고분자 내부의 연결이 얼마나 완전하게 이뤄졌는지를 나타내는 ‘가교 연결 완성도(Bridge Connectivity Degree, BCD)’라는 새로운 지표를 제안했다. 쉽게 말해 기존에는 ‘매듭이 얼마나 많은가’를 주로 살펴봤다면, 이번에는 ‘매듭들이 제대로 이어져 하나의 온전한 그물을 만들었는가’를 평가한 것이다.
연구팀이 개발한 분리막(ms-oDMB-DB50)은 가교 연결 완성도가 73%에 달했다. 그 결과 수소가 분리막을 통과하는 성능과 질소가 섞인 기체에서 수소만 골라내는 성능이 원재료(DB50)보다 동시에 크게 향상됐다. 즉, 수소는 잘 통과시키면서 다른 기체는 효과적으로 걸러내는 ‘빠르고 정교한 체’를 구현한 셈이다.
연구팀은 실제로 분리막 내부에 3Å 이하의 초미세 공간이 다수 만들어진 것도 확인했다. 이 공간은 상대적으로 큰 기체는 들어가기 어렵고 작은 수소가 이동할 수 있을 정도로 매우 작다. 눈으로 확인하기 어려울 정도로 작은 공간이 실제 존재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수소보다도 작은 헬륨 분자를 활용했다. 아주 작은 구멍에 그보다 더 작은 구슬을 넣어보는 것처럼, 헬륨이 접근할 수 있는 공간을 확인해 초미세 구멍의 존재를 실험적으로 규명했다.
산업 현장에서 활용하기 위해 필요한 안정성과 내구성도 확인했다. 새로 개발한 분리막은 100시간 동안 연속으로 운전해도 수소 분리 성능이 떨어지지 않고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또한 잡아당기는 힘에 견디는 정도도 기존 최고 성능 수준의 고분자 분리막보다 약 2배 높았다. 수소를 잘 골라내는 성능뿐 아니라 실제 공정에서 필요한 튼튼함까지 갖춘 것이다.
이번 연구의 의미는 단순히 성능이 뛰어난 수소 분리막을 개발한 데 그치지 않는다. 연구팀은 고분자 내부에 작은 공간을 많이 만드는 것보다 이 공간들을 서로 잘 연결해 수소가 지나갈 수 있는 온전한 길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즉, 도로가 아무리 많아도 중간중간 끊겨 있으면 목적지까지 갈 수 없는 것과 같은 원리다. 이번 연구는 수소가 지나가는 ‘길의 완성도’를 측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분리막을 설계할 수 있는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
앞으로는 이 같은 원리를 이용해 분리하려는 기체의 크기와 특성에 맞춰 초미세 통로를 만드는 ‘맞춤형 분리막’ 개발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이 기술이 다양한 고분자 분리막으로 확장되면 수소 정제뿐 아니라 이산화탄소 포집, 천연가스 정제 등 특정 기체만 선택적으로 골라내야 하는 다양한 산업 분야에도 활용될 수 있다.
이홍주 박사는 “이번 연구는 고분자 내부의 작은 통로가 얼마나 완전하게 연결돼 있는지가 수소 분리 성능을 좌우한다는 사실을 밝힌 것”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더 정교한 고성능 분리막을 설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배태현 교수는 “레고 블록을 맞추듯 고분자를 촘촘하게 연결해 수소만 빠져나갈 수 있는 초미세 그물망을 만들었다”며 “향후 수소를 보다 효율적으로 분리·정제하는 기술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이홍주 박사(현 KIST 박사후연구원)가 제 1저자로, 최수현 연구원이 제 2저자로 참여했으며 배태현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7월 23일 게재됐다.
※ 논문명: Network completeness enables angstrom-scale transport pathways in polymer membranes, DOI: 10.1038/s41467-026-73860-0
※ 저자 정보: 이홍주((전) KAIST, (현)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 제1저자), 최수현(KAIST, 제2저자), 배태현(KAIST, 교신저자)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원하는 2025년도 글로벌 C.L.E.A.N 사업과 기초연구사업의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제멋대로 움직이던 기체 ‘줄 세웠다’…탄소 포집·수소 저장 새 길
지구온난화를 일으키는 이산화탄소는 골라 잡고, 청정에너지원인 수소는 작은 공간에 효율적으로 담아야 한다. 우리 대학 연구진이 기체를 ‘얼마나 많이 담을까’를 넘어, 원하는 모양으로 ‘줄 세우는’새로운 소재 설계 기술을 개발했다. 향후 이산화탄소와 수소 등에 적용되면, 탄소는 더 잘 골라 잡고 수소는 더 효율적으로 저장하는 맞춤형 소재 개발을 앞당길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대학은 생명화학공학과 김지한 교수 연구팀이 아주 작은 구멍이 무수히 뚫린 다공성 물질 안에서 기체를 결정처럼 규칙적으로 ‘줄 세우고’, 원하는 기체 배열을 만드는 소재까지 인공지능(AI)으로 설계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연구팀은 미세한 구멍에 기체를 담거나 골라낼 수 있는 금속-유기 골격체(MOF)*를 활용했다. MOF는 스펀지가 물을 머금듯 미세한 구멍에 기체를 담을 수 있어 일종의 ‘분자 스펀지’와 같다. 연구팀은 수많은 MOF 구조를 탐색해 기체가 제멋대로 흩어지지 않고 결정처럼 규칙적으로 배열되는 ‘가스 격자(Gas Lattice)’ 현상을 찾아냈으며, 나아가 AI를 활용해 원하는 기체 배열을 만들어낼 수 있는 새로운 다공성 구조를 직접 설계하는 데도 성공했다.
*금속-유기 골격체(MOF): 금속과 유기물이 결합해 만들어진 물질로, 내부에 미세한 구멍이 무수히 있어 기체 저장·분리 등에 활용되는 다공성 소재
지금까지 다공성 소재 연구에서는 기체가 얼마나 많이 흡착되는지가 주요 관심사였다. 기체 분자 역시 소재 내부의 빈 공간에 무질서하게 흩어져 붙는다고 여겨져 왔다. 연구팀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기체가 들어가는 미세 공간을 정교하게 설계하면 기체가 자리 잡는 위치와 배열까지 조절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주목했다.
쉽게 말해 기체를 담는 ‘그릇’의 크기만 키우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기체가 어디에 자리 잡을지까지 설계하겠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단일 원소 기체인 제논(Xe)을 이용해 이를 확인했다. 방대한 금속-유기 골격체 구조를 탐색한 결과, 특정 코발트 기반 다공성 물질(Co-CAU-36) 안에서 제논이 규칙적인 격자를 이루는 현상을 찾아냈다.
컴퓨터 시뮬레이션(GCMC) 결과, 제논은 기공 안에 제멋대로 흩어지는 대신 ‘체심 입방 격자(BCC)’라는 일정한 결정 형태로 정렬됐다. 상자 안에 공을 아무렇게나 쏟아 넣는 것이 아니라, 정해진 자리에 공을 하나씩 맞춰 놓은 것처럼 제논 원자들이 일정한 위치에 규칙적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이는 MOF의 미세한 기공이 일종의 ‘틀’ 역할을 해 제논 원자들이 자리 잡을 위치를 유도했기 때문이다. 즉, 기체 자체에 극한의 조건을 가해 결정화하는 것과 달리, 기체가 들어가는 공간을 이용해 규칙적인 배열을 만들어낸 것이다.
특히 서로 다른 기체를 섞었을 때는 흥미로운 분리 현상도 나타났다. 산업적으로 분리 가치가 높은 제논(Xe)과 크립톤(Kr)을 함께 넣자 제논이 먼저 규칙적인 껍질 형태의 격자를 만들고, 크립톤은 그 중심부에 자리 잡았다. 두 기체가 뒤섞이는 대신 서로 다른 공간에 나뉘어 자리 잡은 것이다.
이는 혼합기체를 분리하는 새로운 방법으로 활용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기존에는 주로 소재에 더 잘 달라붙는 기체를 선택적으로 잡아내는 방식에 주목했다면, 이번 연구에서는 기체가 만드는 ‘배열’에 따라 서로 다른 기체가 공간적으로 나뉘는 새로운 현상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원하는 모양으로 기체를 배열하려면 어떤 소재가 필요할까’라는 질문에 도전했다.
이를 위해 기계학습(Machine Learning)과 유전 알고리즘을 결합했다. 수많은 후보 가운데 좋은 소재를 하나씩 찾아가는 대신, 원하는 기체 배열을 먼저 정하고 AI가 이에 적합한 다공성 구조를 거꾸로 찾아가는 ‘역설계’ 방식이다.
그 결과 연구팀은 체심 입방(BCC)은 물론 면심 입방(FCC) 형태로 기체를 배열할 수 있는 새로운 다공성 구조를 설계하는 데 성공했다. 기존에는 ‘좋은 스펀지를 먼저 찾고 그 안에서 기체가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확인했다면, 이제는 ‘기체를 이런 모양으로 배열하고 싶다’는 목표에서 출발해 그에 맞는 스펀지 구조를 설계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향후 이 기술이 이산화탄소와 수소 등 다양한 기체로 확대되면, 목적에 따라 필요한 기체를 선택적으로 포집·분리하거나 효율적으로 저장하는 소재 설계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분자의 위치와 배열에 따라 화학반응이 달라지는 촉매 분야에서도 원하는 반응을 유도하는 소재 설계로 확장될 가능성이 있다.
김지한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체를 다공성 물질 안에서 결정처럼 줄 세운 첫 사례”라며 “기체를 얼마나 많이 담을지만 고민하던 데서 나아가, 원하는 배열까지 설계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이산화탄소 등 다양한 분자에 적용하면 목적에 맞는 분리·저장 소재를 설계하는 데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AIST 생명화학공학과 김영훈 박사과정과 김도훈 박사과정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하고, 김승우 석사과정과 임윤성 박사가 제2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6월 23일 온라인 게재됐다.
※ 논문명: Framework-templated gas lattices in metal-organic frameworks, DOI: 10.1038/s41467-026-74776-5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한국연구재단 이종소재지원사업과 한국연구재단 탑-티어 연구기관 간 협력 플랫폼 구축 및 공동연구 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AI 데이터센터 시대 '거대한 배터리' 상용화 앞당긴다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AI 데이터센터 시대를 뒷받침할‘거대한 배터리'의 상용화가 한층 가까워졌다. 우리 대학 연구진이 대용량 배터리의 핵심 소재 생산 시간을 67% 줄이는 공정 기술을 개발해 상용화의 가장 큰 생산 병목을 해결했다.
우리 대학은 생명화학공학과 김희탁 교수 연구팀이 대용량 에너지저장장치(ESS)의 유력 후보인 바나듐 레독스 흐름전지(VRFB)의 핵심 전해질을 빠르고 안정적으로 생산하는 공정을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최근 24시간 끊임없이 가동되는 AI 데이터센터가 급증하면서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기를 대량으로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대용량 ESS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바나듐 레독스 흐름전지는 화재 위험이 거의 없고, 전해질을 담는 탱크만 크게 만들면 저장 용량도 쉽게 늘릴 수 있어 AI 데이터센터와 재생에너지용 초대형 배터리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배터리의‘연료' 역할을 하는 바나듐 전해질을 최적 상태(V3.5+)로 만드는 과정이 오래 걸리고 비용도 많이 들어 상용화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기존 공정은 먼저 화학적 환원(환원제를 이용해 바나듐 이온이 전자를 얻도록 하는 화학 반응)으로 전해질을 만든 뒤, 전기화학적 환원(전기를 흘려 바나듐 이온의 전자 상태를 원하는 수준으로 조절하는 공정)을 거쳐 최종 전해질을 생산했다. 그러나 마무리 단계인 전기화학적 환원은 시간이 오래 걸리고 비용이 많이 드는 공정으로, 대량 생산과 상용화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연구팀은 화학 반응으로 전해질을 만드는 과정이 고속도로를 달리다 갑자기 병목 구간에서 차량이 막히는 것처럼, 특정 단계에서 반응 속도가 급격히 느려진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 바나듐 전해질이 배터리 구동에 최적화된 상태(V3.5+)로 변해가는 중간 단계인 평균 산화수(바나듐 이온이 전자를 잃은 정도를 나타내는 값)가 약 +4.1인 지점이 바로 그 병목 구간이었다.
연구팀은 이 병목 구간에서 시간이 오래 걸리던 기존의 전기화학적 환원 공정 대신, 백금-탄소(Pt/C) 촉매를 이용한 촉매 환원 공정을 적용하도록 생산 공정을 설계했다. 마치 자동차가 정체된 도로에서 더 빠른 우회도로를 이용하듯, 가장 시간이 오래 걸리던 마지막 공정만 더 효율적인 방식으로 바꾼 것이다.
그 결과 바나듐 레독스 흐름전지(VRFB)에서 전기 에너지를 저장하는 핵심 소재인 V3.5+전해질의 생산 시간이 기존보다 67% 단축됐다. 또한 공정 중 남아 배터리 성능을 떨어뜨릴 수 있는 잔류 옥살산(불순물)도 함께 제거됐으며, 같은 촉매를 2,500회 이상 반복 사용해도 성능 저하 없이 안정적으로 전해질을 생산할 수 있음을 확인해 실제 산업 현장에서도 활용 가능성을 입증했다.
김희탁 교수는 "이번 연구는 대용량 배터리 상용화의 가장 큰 숙제였던 전해질 생산 과정을 반응공학적으로 정밀 분석해 새롭게 설계한 성과”라며 "촉매가 전해액 환경에서 손상되지 않고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조건을 과학적으로 규명해 산업 현장의 생산 병목을 해결한 만큼 대용량 에너지저장 기술의 상용화를 크게 앞당길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KAIST 생명화학공학과 석경화 박사과정이 제1저자로 연구를 주도했으며, 연구 결과는 에너지 분야 세계적 권위의 국제학술지인‘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티리얼즈(Advanced Energy Materials)’에 5월 7일 온라인 게재됐다. 특히 연구의 학술적 중요성을 인정받아 34호(Issue 34)의 표지논문으로 선정됐으며, 해당 호는 9월 초 온라인 공개될 예정이다.
※ 논문명 : Streamlined V3.5+ Eectrolyte Production by Leveraging Chemical and Catalytic Reductions, DOI: https://doi.org/10.1002/aenm.71029, ※ 저자 정보 : 석경화 (KAIST, 제1 저자), 강민성 (KAIST, 제2 저자) 및 김희탁 (KAIST, 교신저자)
한편 이번 연구는 롯데케미칼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바닷물 속 이산화탄소를 '돌'로 바꿔 영구 저장하는 해양 탄소 제거 기술 개발
바다가 지구를 정화하는 능력을 키우는 길이 열렸다. 우리 대학 연구진이 바닷물 속 이산화탄소를 다시 대기로 나오지 않는‘돌(광물)'로 바꿔 영구 저장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바다가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으며, 차세대 해양 탄소 제거 기술의 상용화를 앞당길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대학은 생명화학공학과 고동연 교수 연구팀이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 Massachusetts Institute of Technology)의 T. 앨런 해튼(T. Alan Hatton)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바닷물 속 이산화탄소를 안정적인 돌(광물) 형태인 탄산칼슘(CaCO₃)으로 바꿔 사실상 영구 저장하는 ‘전기화학 기반 해양 탄소 제거(e-DOC, Electrochemical Dissolved Ocean Carbon Removal)’기술을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바다는 인간이 배출한 이산화탄소의 약 30%를 흡수하는 지구 최대의 탄소 저장고다. 큰 물통에서 물을 조금 퍼내면 다시 물이 채워지듯, 바닷물 속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면 바다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다시 흡수하게 된다.
연구팀은 바닷물에 녹아 있는 탄소 성분인 용존무기탄소(DIC, Dissolved Inorganic Carbon)를 다시 대기로 나오지 않는 돌(광물) 형태로 바꿔 저장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렇게 저장된 탄소는 사실상 영구적으로 대기로 돌아가지 않아 바다가 계속해서 새로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도록 돕는다. 이러한 기술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핵심 탄소 제거(CDR, Carbon Dioxide Removal)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기존 기술은 주전자에 물때가 끼듯 탄산칼슘 등 광물이 전극 표면에 달라붙어 장치가 막히는 스케일링(Scaling) 현상이 발생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성능이 떨어져 장치를 자주 세척하거나 교체해야 했고, 에너지 소비와 유지관리 비용도 높았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속이 빈 실처럼 생긴 전극 안에 이온만 통과시키는 막과 전기 반응을 함께 일으키는 상대전극(짝을 이루는 전극)을 동심구조(한 중심을 기준으로 여러 층을 원통형으로 배치한 구조)로 내장한 중공사 전극 조립체(HFEA, Hollow Fiber Electrode Assembly, 속이 빈 실 모양 전극을 묶어 만든 장치)를 개발했다. 쉽게 말해, 광물이 전극에 달라붙지 않고 전극 바깥에서 만들어지도록 장치 구조를 새롭게 설계한 것이다. 이 구조에서는 대부분의 광물이 전극 표면이 아니라 바깥쪽에서 생성되고, 전극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수소 기포가 칫솔처럼 전극 표면을 계속 닦아주는 역할을 해 광물이 달라붙는 것을 막는다.
실제로 제주 용암 해수를 이용한 실험에서 장치를 120시간 이상 안정적으로 연속 운전하는 데 성공했다. 바닷물 속 용존무기탄소의 80~90%를 제거했으며, 기존 기술보다 전력 소비를 최대 54% 줄였다. 또한 탄소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고순도 수소(H₂)와 수산화마그네슘(Mg(OH)₂, 친환경 소재와 산업 원료로 활용되는 물질)도 함께 생산해 경제성까지 높였다.
이번에 개발한 장치는 소형·모듈형으로 제작할 수 있어 선박이나 해양플랜트(바다에서 운영되는 산업시설) 등에 쉽게 설치할 수 있다. 연구팀은 앞으로 대규모 해양 탄소 제거 시스템으로 확대해 탄소중립 실현과 기후변화 대응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동연 교수는 "이번 기술은 바닷물 속 이산화탄소를 다시 대기로 나오지 않는 돌(광물) 형태로 바꿔 영구 저장함으로써 바다가 지속적으로 새로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도록 돕는 기술”이라며 "해양 탄소 제거 기술의 상용화를 앞당기고 탄소중립 사회 실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KAIST 생명화학공학과 박인환 박사과정과 MIT 이영훈 박사(KAIST 2023년 졸업, 現 MIT 화학공학과)가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논문은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티리얼스(Advanced Energy Materials)’에 2026년 6월 19일자로 온라인판으로 게재됐다.
※ 논문명 : A Compact Hollow Fiber Electrode Assembly Architecture for Continuous Electrochemical Marine Carbon Dioxide Removal, DOI: https://doi.org/10.1002/aenm.71205
이번 연구는 현대자동차·기아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재원으로 한국연구재단 글로벌 C.L.E.A.N. 사업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암세포 스스로 ‘여기 있다’ 알리게 한다...면역·유전자 치료 한 번에
암세포는 면역세포의 눈을 피해 숨어 살아남는다. 우리 대학 연구진이 암세포가 스스로 ‘여기 있다’는 위험 신호를 보내 면역세포의 공격을 유도하고, 동시에 유전자 치료제까지 전달하는 새로운 항암 플랫폼을 개발했다. 면역항암과 유전자 치료를 하나의 나노입자로 구현한 새로운 치료 전략으로 기대된다.
우리 대학은 생명화학공학과 김유천 교수 연구팀이 암세포 내부에 강한 스트레스를 일으켜 면역원성 세포사멸을 유도하고, 다양한 유전자 치료제를 세포 안까지 전달하는 ‘나선형 폴리펩타이드 나노입자’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28일 밝혔다.
면역원성 세포사멸은 암세포가 죽으면서 주변 면역세포에 위험 신호를 보내 공격을 유도하는 현상이다. 폴리펩타이드는 아미노산이 길게 연결된 고분자 물질을 뜻한다.
우리 몸의 면역세포는 바이러스나 세균 같은 외부 침입자는 효과적으로 제거하지만, 암세포는 다양한 면역 회피 전략을 이용해 면역세포의 감시를 피한다. 이 때문에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적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현상은 항암 치료의 가장 큰 한계 가운데 하나였다.
최근에는 나노입자를 이용해 암세포에 약물과 유전자를 전달하고 면역반응을 활성화하려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나노소재의 어떤 특성이 세포에 스트레스를 유도하고 항암 면역반응을 활성화하는지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다양한 나노입자를 비교·분석한 결과, 나노소재의 성분뿐 아니라 나선형으로 감긴 모양이 치료 효과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양전하를 띠는 4차 아민(세포막과 잘 결합하는 화학 구조)과 나선형 구조가 결합하면 마치 나사처럼 세포막을 파고들어 암세포 내부까지 쉽게 들어갈 수 있었다. 반면 같은 성분이라도 나선형으로 감기지 않은 입자는 세포 안으로 거의 들어가지 못했고, 면역반응도 유도하지 못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나선형 나노입자는 일반 세포보다 막의 전기적 특성이 다른 암세포를 우선적으로 찾아 침투한다. 이후 세포의 발전소 역할을 하는 미토콘드리아와 여러 세포 소기관의 막을 교란해 암세포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가한다.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암세포는 죽어가면서 ‘여기 위험한 세포가 있다’는 구조 신호인 손상 연관 분자 패턴(DAMPs, Damage-Associated Molecular Patterns)을 주변으로 방출한다. 이를 감지한 면역세포는 그동안 숨어 있던 암세포를 적으로 인식하고 공격을 시작한다. 즉, 암세포가 스스로 자신의 위치를 면역세포에 알리도록 만든 것이다.
이번 나노입자는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데 그치지 않고 유전자 치료제를 실어 나르는 운반체 역할도 수행했다. 일반적으로 메신저 리보핵산(mRNA,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 정보)과 작은 간섭 리보핵산(siRNA, 특정 유전자의 발현을 억제하는 유전 물질)은 세포 안으로 전달하기 어렵지만, 연구팀이 개발한 나노입자는 이를 세포질까지 효과적으로 전달했다.
연구팀은 여기에 구아니디늄(Guanidinium, 유전자와 강하게 결합하는 화학 작용기)을 최적의 비율로 도입해 혈액 속에서도 입자가 쉽게 분해되지 않으면서 유전자 치료제를 안정적으로 운반하도록 설계했다.
연구팀은 흑색종과 대장암 생쥐 모델에서 면역 회피 단백질인 PD-L1(Programmed Death-Ligand 1)을 억제하는 siRNA를 나선형 나노입자에 탑재해 투여했다. 그 결과 종양 성장이 약 70~80% 억제됐으며,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는 세포독성 T세포도 종양 내부로 많이 침투해 항암 면역반응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유천 교수는 "이번 연구는 나노소재가 단순히 치료제를 전달하는 것을 넘어 암세포가 스스로 면역반응을 일으키도록 만드는 새로운 항암 플랫폼을 제시했다”며 "면역항암과 유전자 치료를 결합한 차세대 치료기술 개발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제1저자인 이수삼 박사는 "나노소재의 성분뿐 아니라 나선형 구조 자체가 치료 효과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임을 규명했다”며 "이번 연구가 차세대 면역항암 나노소재 설계의 새로운 기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KAIST 생명화학공학과 이수삼 박사가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바이오소재 분야 세계적 권위의 국제학술지 바이오머터리얼즈(Biomaterials)에 2026년 5월 28일 온라인 게재됐다.
※ 논문명: Helical quaternary amine polypeptide programs membrane stress to drive immunogenic cell death and cytosolic gene delivery for cancer immunotherapy, DOI: 10.1016/j.biomaterials.2026.124337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NRF)의 중견연구지원사업, 보건복지부 한국보건산업진흥원(KHIDI)의 의과학자해외연수사업, 교육부의 기초과학연구역량강화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150℃ 낮은 온도에서 차세대 반도체 ‘결 맞춰’ 쌓는 새 제조기술 개발
미래 반도체는 서로 다른 기능을 가진 소재를 한 칩에 층층이 쌓아 만든다. 그러나 소재를 쌓는 데 필요한 높은 열로 아래층이 손상되는 것이 큰 걸림돌이었다. 우리 대학을 비롯한 국내외 공동연구진이 150℃의 낮은 온도에서도 반데르발스 소재(원자층을 종이처럼 얇게 겹친 차세대 2차원 반도체 소재) 위에 새로운 반도체를 손상 없이 정밀하게 쌓는 기술을 개발했다. 차세대 AI·저전력 반도체와 광전자소자 개발의 새로운 길을 연 성과로 평가된다.
우리 대학은 생명화학공학과 서준기 교수 연구팀이 한양대학교(총장 이기정) 송봉근 교수 연구팀, 미국 라이스대학교(Rice University) 이모 한(Yimo Han)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원자층증착법(ALD, 반도체 원료를 차례로 공급하여 두께를 원자 수준으로 조절하면서 균일한 박막을 쌓는 기술)을 이용한 새로운 반도체 제조기술을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연구팀이 주목한 것은 반데르발스 소재다. 반데르발스 소재는 원자층이 여러 장 겹쳐 있지만 층과 층 사이가 약하게 붙어 있어 종이처럼 얇게 떼어낼 수 있는 2차원 반도체 소재다. 서로 다른 소재를 자유롭게 겹칠 수 있어 차세대 AI 반도체와 초저전력 반도체의 핵심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표면이 매우 안정적이어서 새로운 반도체를 원하는 방향으로 가지런히 성장시키기 어려웠다. 특히 온도를 낮추면 원자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자라기 때문에 성능이 좋은 반도체를 만들기 쉽지 않았다.
연구팀은 차세대 반도체 소재로 주목받는 텔루륨(Te)을 포함한 전구체(Precursor, 반도체를 만드는 원료 분자)가 표면을 자유롭게 이동하며 가장 안정한 위치를 스스로 찾아 박막을 이루도록 하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했다. 텔루륨은 전기를 한 방향으로 잘 전달하는 특성과 빛을 효과적으로 제어하는 광전자 특성을 함께 갖춰 차세대 반도체와 광검출기, LED 등 광전자 소자의 핵심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150℃의 낮은 온도에서도 원자층증착법(ALD)를 통해 텔루륨을 반데르발스 소재(원자층이 종이처럼 여러 장 겹쳐 있는 차세대 2차원 반도체 소재) 위에 아래층 결정의 원자 배열을 따라 질서 있게 성장하는 에피택시(Epitaxial Growth)를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에피택시 성장은 아래층 결정 구조를 따라 새로운 반도체가 원자 단위로 정밀하게 자라는 고품질 반도체 제조 기술이다. 이는 벽돌을 아무렇게나 쌓는 것이 아니라 모든 벽돌을 같은 방향으로 반듯하게 쌓는 것과 같아, 전기가 더 잘 흐르고 반도체 성능도 높일 수 있다.
또한 이 기술을 이셀레늄화 텅스텐(WSe₂), 이황화 몰리브덴(MoS₂), 이셀레늄화 레늄(ReSe₂), 운모(Mica) 등 다양한 반데르발스 소재에도 적용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즉, 특정 소재 하나에만 적용되는 기술이 아니라 여러 종류의 차세대 반도체 소재에도 폭넓게 활용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연구팀은 이렇게 만든 반도체로 트랜지스터(전류의 흐름을 제어하는 반도체의 핵심 소자)와 광전자소자(빛을 감지하거나 빛을 내는 반도체 소자)도 직접 제작했다. 즉, 새로운 제조기술이 연구실 수준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 반도체 소자 제작에도 활용될 수 있음을 입증한 것이다.
서준기 교수는 "이번 연구는 낮은 온도에서도 반데르발스 소재 위에 고품질 반도체를 손상 없이 성장시킬 수 있다는 것을 처음 보여준 성과”라며 "앞으로 다양한 차세대 반도체를 하나의 칩 위에 자유롭게 집적하는 핵심 제조기술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KAIST 김창환 박사과정생이 제1저자로, 서준기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7월 24일 자에 게재됐다.
※ 논문명: Van der Waals template-encoded soft epitaxy of tellurium enabled by atomic layer deposition, DOI: 10.1126/sciadv.aef1430
※ 저자 정보: 김창환(KAIST·UNIST, 제1저자), 서준기(KAIST, 교신저자)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원하는 한국연구재단의 우수신진연구사업, PIM 인공지능반도체 핵심기술개발(소자)사업, 개척연구사업 및 박사과정생 연구장려금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석유 대신 미생물이 만드는 화학공장 시대 앞당긴다
석유 대신 미생물이 화학제품을 만드는 '바이오제조' 시대가 한 걸음 가까워졌다. 우리 대 연구진이 바이오제조 상용화를 가로막는 핵심 난제를 분석하고, AI를 활용한 산업화 전략을 제시했다.
우리 대학은 생명화학공학과 이상엽 특훈교수 연구팀이 바이오제조 상용화의 핵심 병목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산업화 전략과 미래 발전 방향을 제시했다고 14일 밝혔다.
현재 플라스틱과 섬유, 의약품 원료 등 대부분의 화학제품은 석유에서 생산된다. 하지만 탄소배출과 환경오염 문제가 커지면서 미생물을 이용해 화학물질을 만드는 바이오제조(Biomanufacturing)가 차세대 제조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실험실에서 개발한 기술을 실제 공장에서 경제성 있게 대량 생산하는 것은 여전히 큰 과제로 남아 있다.
바이오제조의 핵심 기술인 시스템대사공학(Systems Metabolic Engineering)은 미생물의 대사 경로를 설계·최적화해 원하는 화학물질을 생산하는 '미생물 세포공장(Cell Factory)'을 만드는 기술이다. 하지만 연구실에서는 높은 생산성을 보인 기술도 산업 현장에서는 생산성이 떨어지고 생산비가 증가하거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해 상용화에 실패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연구팀은 이러한 '연구실과 산업 현장 사이의 간극(죽음의 계곡, Death Valley)'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바이오 기반 화학원료인 숙신산(Succinic acid)과 생분해성 플라스틱인 폴리하이드록시알카노에이트(PHA)를 분석했다.
숙신산은 친환경 플라스틱과 다양한 화학소재를 만드는 핵심 원료다. 연구팀은 숙신산이 기존 석유화학 제품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생산량뿐 아니라 원료 가격, 발효 공정, 분리·정제 비용, 시장 규모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의약품과 화장품, 식품 소재 등 고부가가치 시장부터 단계적으로 진입하는 전략이 현실적인 해법이 될 수 있다고 제시했다.
PHA는 미생물이 세포 안에 축적하는 생분해성 플라스틱으로, 사용 후 자연에서 분해되는 친환경 소재다. 하지만 생산비와 회수 비용이 높아 아직은 기존 플라스틱과 가격 경쟁력이 낮다. 연구팀은 생산 공정을 단순화하고 의료용과 식품 포장재 등 고부가가치 분야부터 적용한 뒤 범용 시장으로 확대하는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연구팀은 앞으로 AI가 바이오제조 산업화의 핵심 열쇠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AI는 효소와 미생물 설계는 물론 생산 공정을 가상으로 구현하는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경제성과 환경성을 동시에 분석하는 기술 등을 통해 바이오제조 전 과정을 최적화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개발 기간과 생산 비용을 줄이고 상용화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연구팀은 기술경제성 평가(TEA, Techno-Economic Analysis)와 전과정평가(LCA, Life Cycle Assessment)를 연구가 끝난 뒤 수행하는 평가가 아니라 연구 초기부터 기술 설계의 기준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원료 수급과 국제 정세 변화에 대비한 공급망 회복탄력성도 바이오제조의 새로운 설계 기준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새로운 생산기술을 개발한 것이 아니라 바이오제조 산업화의 성공 조건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원료 확보부터 미생물 설계, 발효, 분리·정제, 시장 진입까지 전 주기를 아우르는 산업화 로드맵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바이오 기반 화학산업의 상용화를 앞당기고, 장기적으로는 석유 중심의 화학산업을 친환경 바이오경제로 전환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상엽 특훈교수는 "바이오제조의 상용화는 어느 한 공정만 잘해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 원료-균주-발효-정제-시장으로 이어지는 전 주기가 유기적으로 연결돼야 가능하다"며 "시스템대사공학과 AI의 융합은 이러한 병목을 해결하고 바이오제조 시대를 앞당기는 핵심 기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KAIST 생명화학공학과 김지연 박사과정과 유혜은 박사과정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한 이번 논문은,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Nature Communications) 온라인판에 5월 30일 게재됐다.
※ 논문명 : Beyond petrochemicals: challenges and opportunities in industrial-scale biomanufacturing DOI: 10.1038/s41467-026-73835-1
※ 저자 정보 : 김지연(KAIST, 공동 제1 저자), 유혜은(KAIST, 공동 제1 저자), 김민호(KAIST), 이상엽(KAIST, 교신저자)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원하는 한국연구재단의 ‘차세대 바이오리파이너리 원천기술 개발 사업(과제번호: 2022M3J5A1056117)’ 및 ‘바이오제조 산업 선도를 위한 첨단 합성생물학 원천기술 개발사업(과제번호: RS-2024-00399424)’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