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에 ‘한 번의 자극’…원하는 운명으로 바꾸는 길 찾았다
줄기세포가 원하는 종류의 세포가 되도록 유도하거나, 면역세포의 염증 반응을 조절하려면 어떤 유전자를 작동시켜야 할까. 국내 연구진이 유전자를 영구적으로 조작하지 않고 단 한 번만 자극해, 현재의 세포를 원하는 상태로 유도하는 데 필요한 핵심 표적을 찾아내는 범용 세포 제어 기술을 개발했다.
우리 대학은 바이오및뇌공학과 조광현 교수 연구팀이 세포 안에 원래 존재하는 유전자 조절 흐름을 활용해, 최소한의 일시적 개입으로 세포의 운명을 원하는 방향으로 전환하는 원천기술 ‘넛지(NUDGE)’를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세포의 운명을 바꾸는 기술은 줄기세포를 특정 기능을 지닌 세포로 분화시키거나, 질병·노화 세포를 정상에 가까운 상태로 되돌리는 데 활용될 수 있어 난치병 치료와 재생의학의 핵심 기술로 주목받는다. 예를 들어 줄기세포가 심장세포나 신경세포처럼 특정한 종류와 기능을 가진 세포로 변하는 것이 분화다.
그러나 기존의 세포 운명 제어 방식은 특정 유전자를 계속 켜거나 끈 상태로 고정하는 ‘영구적 개입(permanent intervention)’에 주로 의존해 왔다. 원하는 세포 상태를 만들 수는 있지만, 세포가 이후의 환경 변화에 적응하는 유연성인 ‘가소성(plasticity)’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한계가 있었다. 자연 상태에는 존재하지 않는 비정상적인 세포 상태가 만들어질 가능성도 있다.
연구팀은 세포를 특정 상태에 강제로 고정하는 대신, 한 차례의 일시적인 자극만으로 세포 스스로 원하는 상태에 도달하도록 하는 새로운 전략을 고안했다. 막힌 물길을 잠깐 터주면 물이 자연스럽게 흘러가듯, 세포 내부에 이미 존재하는 유전자 조절 흐름을 목표 방향으로 살짝 유도하는 방식이다.
연구팀이 개발한 ‘넛지(NUDGE, natural dynamics control of gene regulatory networks)’는 컴퓨터 논리 모델을 이용해 세포 안의 주요 유전자들이 서로 어떻게 영향을 주고받는지 살펴보고, 그 결과 세포가 장기적으로 어떤 상태에 도달하는지를 분석한다. 이어 유전자 사이의 작동 관계를 나타내는 논리함수를 수학적으로 분해해, 현재의 세포를 원하는 상태로 전환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제어 인자 조합을 찾아낸다.
예를 들어 줄기세포를 심근세포로 분화시키고자 할 때, 수많은 유전자 가운데 어떤 표적 분자를 일시적으로 자극해야 하는지를 찾아주는 ‘최소 자극 설계도’인 셈이다.
특히 가능한 최소 제어 조합을 빠짐없이 찾아내고, 그 결과를 수학적으로 보장할 수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대규모 분자 네트워크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효율적인 근사 기법도 함께 제시했다.
넛지는 어떤 인자를 자극해야 하는지를 찾는 데 그치지 않는다. 자극받은 세포가 어떤 경로를 따라 목표 상태에 도달하는지, 도달한 상태가 얼마나 안정적으로 유지되는지도 함께 분석할 수 있다. 세포가 변화하는 과정에서 예상하지 못한 상태가 나타날 가능성까지 사전에 살펴볼 수 있는 것이다.
연구팀은 기존에 보고된 63개의 생물학적 네트워크에 넛지 기술을 적용해 성능을 검증했다.
분석 결과, 유전자를 영구적으로 고정하는 기존 방식은 63개 네트워크 가운데 55개에서 세포의 유연성을 훼손하거나 자연 상태에는 존재하지 않는 비정상적인 평형상태를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넛지의 최소 제어 방식은 전체 네트워크의 90% 이상에서 오차가 0.01 미만인 높은 정확도를 보였다. 가장 효과적인 최소 개입 조합도 83%의 높은 확률로 찾아냈다.
연구팀은 넛지가 실제 생명현상을 얼마나 잘 설명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심근세포 분화, 알레르기 반응에 관여하는 비만세포의 운명 결정, 면역세포인 대식세포의 항염증 상태 전환 등 서로 다른 세 가지 생명현상에도 적용했다.
먼저 심근세포 분화 과정에서는 심장 발생과 재생에 중요한 ‘MESP1’이 초기에 잠깐 작동해 분화를 유도한 뒤, 성숙한 심근세포에서는 사라지는 실제 생명현상을 재현했다. 이는 특정 유전자를 계속 작동시키지 않고 일시적으로 자극해도 세포가 스스로 자연스러운 분화 과정을 따라갈 수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비만세포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는 ‘GATA2’와 ‘GATA1’이 세포의 운명을 결정하는 핵심 지점으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대식세포 연구에서는 정상적인 면역 기능을 해치지 않으면서 염증을 줄이는 다양한 ‘M2’ 상태로 전환하기 위한 IL-4 등의 최적 1회성 일시적 제어 전략도 도출했다.
이번 기술은 특정 질병이나 세포에만 적용되는 치료법이 아니라, 현재의 세포를 연구자가 원하는 다른 상태로 바꾸려면 ‘어디를 한 번 자극해야 하는지’를 찾아주는 범용 원천기술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
정상적인 줄기세포를 심근세포와 같은 특정 분화세포로 유도하는 연구부터 질병·노화 세포의 정상화, 손상된 조직의 재생, 면역반응 조절, 암세포를 정상에 가까운 상태로 되돌리는 가역 치료 전략 설계까지 폭넓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조광현 교수는 “넛지는 특정 세포를 건강한 상태로 되돌리는 데 국한된 기술이 아니라, 단 한 번의 최소한의 자극으로 현재의 세포를 원하는 다른 상태로 유도하는 범용 세포 제어 기술”이라며 “줄기세포 분화부터 노화·자가면역질환·재생의학·암 가역 치료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제어 전략을 설계하는 원천기술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페리오 브라마나(Ferio Brahmana) 석사와 코빈 하퍼(Corbin Hopper) 박사과정 학생이 공동 제1저자로, 이우정 박사과정 학생이 공저자로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of the United States of America) 온라인판 9월 18일 자에 게재됐다.
※ 논문명: Uncovering minimal control of cell fate by natural dynamics, DOI: 10.1073/pnas.2604777123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사업 및 기초연구실지원사업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되돌아오지 못하는 세포의 비밀 풀었다
한번 암세포처럼 비정상적인 상태로 굳어진 세포를 다시 원래 상태로 되돌릴 수 있을까? 우리 대학 연구진이 세포를 한번 바뀐 상태에 붙잡아 두는 ‘잠금장치’를 찾아냈다. 이 잠금장치를 풀어 세포의 운명을 되돌릴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제시한 것이다.
우리 대학은 바이오및뇌공학과 조광현 교수 연구팀이 세포 내 분자 네트워크에서 한번 일어난 상태 변화를 되돌아가지 못하게 만드는 핵심 회로를 규명하고, 이를 제어해 세포를 이전 상태로 되돌릴 수 있는 원천 제어 기술 ‘루트(ROOT)’를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우리 몸의 세포는 외부 자극에 반응해 성질과 기능을 변화시킨다. 그런데 자극이 사라져도 변화된 상태가 그대로 유지되는 경우가 있다. 이를 ‘비가역성(Irreversibility)’이라고 한다.
이를 스위치에 비유하면, 외부 자극이 손을 떼면 원래 위치로 돌아오는 일반 스위치와 달리 한번 켜지면 손을 떼도 계속 켜져 있는 것과 같다. 세포 안에서도 처음 변화를 일으킨 자극이 사라졌는데도 특정 분자들이 서로를 계속 활성화하면서 바뀐 상태를 유지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비가역성은 세포가 특정 기능을 가진 세포로 분화하는 것처럼 정상적인 생명현상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반드시 필요하다. 반면 암세포가 주변 조직으로 쉽게 이동하고 침투할 수 있는 성질을 갖게 되는 상피-간엽 전이(EMT)처럼 질병의 진행을 촉진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문제는 세포 안에 이러한 상태 변화를 유지시키는 회로가 매우 복잡하게 얽혀 있다는 점이다. 특히 어떤 분자가 다른 분자를 활성화하고, 그 분자가 다시 처음 분자를 활성화하는 ‘양성 되먹임 회로(Positive feedback loop)’가 수천 개 이상 존재한다.
이는 마이크 두 개를 서로 가까이 댔을 때 작은 소리가 서로 증폭되면서 계속 커지는 것과 비슷하다. 처음에는 외부 자극으로 시작된 변화라도 세포 내부의 분자들이 서로를 계속 활성화하면 자극이 사라진 뒤에도 변화된 상태가 유지될 수 있다.
그동안에는 이처럼 수많은 회로 가운데 어떤 회로가 실제로 세포를 ‘돌아올 수 없는 상태’로 만드는지 가려내는 것이 어려웠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루트(ROOT, Revelation Of the Original circuit of irreversible Transition)’기술을 개발했다.
루트는 세포 안의 분자들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를 컴퓨터 논리 모델로 구현하고, 외부 자극이 들어왔다가 사라지는 전 과정을 모사한다. 이를 통해 수많은 회로 가운데 세포를 변화된 상태에 계속 붙잡아 두는 핵심 회로들의 집합인 ‘비가역성 커널(Irreversibility kernel)’을 찾아낸다.
쉽게 말하면 복잡하게 얽힌 수천 개의 전선 가운데 문을 실제로 잠그고 있는 전선만 골라내는 것과 같다. 연구팀은 세포가 왜 원래 상태로 돌아오지 않는지 그 원인이 되는 일종의 ‘분자적 잠금장치’를 찾아낸 것이다.
연구팀은 잠금장치를 발견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이를 이용해 세포 상태를 되돌리는 두 가지 제어 방법도 제시했다.
첫 번째 ‘리셋 제어(Resetting control)’는 세포의 비가역적인 성질 자체는 그대로 두면서 현재의 세포만 변화 이전 상태로 되돌리는 방법이다. 잠금장치는 그대로 두되, 잠긴 문을 열어 다시 출발점으로 돌려놓는 것과 비슷하다.
두 번째 ‘역전 제어(Reversing control)’는 비가역성을 만드는 원인 자체를 제거해 세포가 서로 다른 상태 사이를 보다 자유롭게 오갈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다. 문을 한번 닫으면 자동으로 잠기게 만드는 잠금장치 자체를 해제해, 이후에는 문을 다시 열고 닫을 수 있게 만드는 것과 같다.
연구팀은 개발한 기술을 B세포 분화와 폐암의 상피-간엽 전이, 단일세포 전사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장세포(Enterocyte) 및 베타세포 분화 등 다양한 생물학적 모델에 적용했다.
그 결과 기존 연구에서 알려진 세포의 상태와 분화를 결정하는 주요 인자들과 일치하는 원인 회로를 정확하게 찾아냈다. 또한 실제 실험데이터를 기반으로 구축한 분자 네트워크에서도 세포 상태를 효과적으로 되돌릴 수 있는 제어 방법을 제시해 기술의 폭넓은 활용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의 중요한 의미는 ‘세포를 어떻게 되돌릴 것인가’를 넘어 ‘세포는 왜 스스로 돌아오지 못하는가’라는 보다 근본적인 질문에 답했다는 데 있다. 지금까지가 잠긴 문을 열 방법을 찾는 연구였다면, 이번에는 수많은 장치 가운데 실제로 문을 잠그는 핵심 잠금장치가 무엇인지 찾아낸 셈이다.
향후에는 암이나 노화 등에서 비정상적인 상태로 고착된 세포를 제거하는 기존 접근에서 나아가, 세포를 비정상적인 상태에 붙잡아 두는 핵심 회로를 찾아 이를 제어함으로써 정상적인 상태로 되돌리는 새로운 치료전략을 설계하는 데 활용될 가능성이 기대된다.
조광현 교수는 “이번 연구는 한번 변하면 되돌아가지 않는 세포의 원인 회로를 찾아내고, 이를 제어해 세포를 이전 상태로 되돌릴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 것이 핵심”이라며 “향후 암과 노화 등에서 비정상적으로 굳어진 세포 상태를 정상으로 되돌리는 새로운 치료전략 개발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김종완 박사와 장성훈 박사가 공동 제1저자로, 이종훈 박사와 코빈 호퍼(Corbin Hopper) 박사과정 학생이 공저자로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of the United States of America) 온라인판 8월 18일 자에 게재됐다.
※ 논문명: The structural origin of irreversible transitions in biological networks, DOI: 10.1073/pnas.2600800123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사업과 기초연구실 사업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안개 속 투명한 물체도 선명하게 본다…한 번의 촬영으로 복원
안개나 불투명한 막 뒤에 가려진 투명한 물체도 한 번의 촬영만으로 원래 모습을 찾아낸다. 우리 대학 연구진이 빛이 심하게 흩어지는 환경에서도 인공지능(AI)과 광학 원리를 이용해 투명한 물체의 모양과 두께, 위치를 동시에 복원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번 기술은 반도체·디스플레이의 투명 부품 검사와 바이오 영상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대학 바이오및뇌공학과 장무석 교수 연구팀이 두 개의 움직이는 산란층(안개나 불투명한 막처럼 빛을 여러 방향으로 흩뜨리는 층) 사이에 완전히 가려진 위상 물체(일반 카메라로는 잘 보이지 않지만 빛이 지나갈 때 아주 미세한 변화를 일으키는 투명한 물체)를 한 번의 촬영만으로 복원하는 단일 촬영 위상 영상(Single-shot Phase Imaging) 기술을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위상 물체는 유리나 투명 비닐, 살아 있는 세포처럼 일반 카메라로는 주변과 밝기 차이가 거의 없어 잘 보이지 않는 물체다. 하지만 빛이 물체를 통과하면서 생기는 아주 미세한 변화(위상)를 분석하면 물체의 형태와 광학적 두께까지 알아낼 수 있다. 그래서 위상 영상 기술은 살아 있는 세포를 염색하지 않고 관찰하거나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의 투명 부품을 검사하는 데 활용된다.
문제는 안개 낀 창문 너머를 촬영하면 물체가 흐릿하게 보이는 것처럼, 물체 앞뒤에 있는 산란층(빛을 여러 방향으로 흩뜨리는 층)이 움직이면 빛의 경로도 계속 바뀌어 물체의 정보를 정확히 얻기 어려웠다는 점이다. 그래서 기존 기술은 같은 대상을 여러 번 촬영하거나 산란 환경을 미리 측정해야 했고, 많은 학습 데이터를 이용해 인공지능을 훈련시키는 과정도 필요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돋보기로 빛을 모으듯 (Focused Illumination, 점조명) 빛을 한곳에 집중시켜 첫 번째 산란층을 통과한 빛이 물체의 정보를 최대한 안정적으로 담도록 했다.
이후 빛이 물체와 산란층을 통과하면서 어떻게 변하는지를 계산하는 광학 모델과 인공지능(AI)을 결합했다. 일반적인 AI처럼 수많은 정답 사진을 미리 학습하는 대신, ‘이 빛이 어떤 경로로 거쳐 왔을까’를 물리 법칙에 따라 거꾸로 추적하며 실제 모습을 찾아가는 방식이다.
마치 안개 속에서 흐릿하게 찍힌 사진 한 장만 보고 안개를 걷어내듯 원래 모습을 복원하는 것과 같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한 번 촬영한 영상(빛의 세기를 측정)만으로 투명 물체의 모양과 두께는 물론 빛이 얼마나 산란됐는지, 물체가 어디에 있는지까지 동시에 알아내는 데 성공했다.
또한 물체의 위치가 바뀌거나 산란층이 움직여 빛이 흐려지는 정도가 달라져도 별도의 학습 데이터 없이 안정적으로 작동했다. 실험에서도 다양한 산란 환경에서 기존 단일 촬영 위상 복원 기술보다 물체의 경계와 세부 구조를 더욱 선명하게 복원했다.
이번 기술은 안개 낀 유리창 너머의 물체를 선명하게 보는 것처럼, 기존 광학 장비로는 검사하기 어려웠던 반도체·디스플레이용 투명 부품과 광학 소재를 더욱 정밀하게 검사하고, 살아 있는 세포를 손상 없이 관찰하는 바이오 영상, 차세대 광학 센서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장무석 교수는 "이번 연구는 안개나 불투명한 막처럼 빛이 심하게 흐트러지는 환경에서도 한 번의 촬영만으로 투명한 물체의 모양과 위치를 복원한 첫 사례”라며 "앞으로는 더 복잡한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기술로 발전시켜 반도체 검사와 바이오 영상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김유선 석사과정과 송국호 박사과정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하고 장무석 교수가 교신저자를 맡았으며, 광학 분야 국제학술지 Optica에 7월 20일 자 게재됐다.
※논문명: Single-shot imaging of phase objects fully enclosed by dynamic scattering layers,
DOI: https://doi.org/10.1364/OPTICA.593328
해당 연구는 정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재원으로 선도연구센터, 미래유망융합기술파이오니어, 우수연구-핵심연구((RS-2021-NR060086, RS-2023-00251628, RS-2026-25479811), 삼성전자전략산학과제 (IO260313-15915-01)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유전자 가위 ‘속도’ 조절로 여러 바이러스·변이 동시 식별
감염병 확산이 빨라질수록, 여러 바이러스를 한 번에 정확히 구별하는 기술이 중요해지고 있다. 우리 대학과 국제 연구진이 유전자 가위의 ‘속도’를 설계해 다양한 바이러스와 변이를 동시에 판별하는 새로운 진단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복잡한 검사 과정을 줄이면서도 다양한 감염병을 동시에 판별할 수 있어, 신종 감염병 대응의 판도를 바꿀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대학은 바이오및뇌공학과 손성민 교수 연구팀이 미국 UC 버클리(UC Berkeley), 글래드스톤 연구소(Gladstone Institutes) 연구진과 손잡고, 유전자 가위의 반응 속도를 활용해 여러 바이러스와 변이를 동시에 구별할 수 있는 새로운 리보핵산(이하 RNA) 진단 기술을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연구팀이 활용한 무기는 Cas13이라 불리는 유전자 가위 단백질이다. 유전자 가위는 특정 유전자를 찾아 잘라내는 단백질로, 목표를 인식하면 활성화되는 특징을 가진다. Cas13은 특히 RNA를 표적으로 하며, 목표 RNA를 찾으면 주변 RNA를 자르면서 형광 신호를 발생시킨다.
기존 기술은 여러 바이러스를 동시에 검출하기 위해 서로 다른 유전자 가위나 다양한 색의 형광 물질을 사용해야 해 구조가 복잡하고 실제 현장 적용이 어려웠다.
연구팀은 여기서 발상을 전환했다. 유전자 가위가 목표물과 결합할 때, 바이러스의 종류에 따라 ‘가위질’을 하는 속도가 제각각이라는 점에 주목한 것이다. 아주 작은 물방울(droplet) 안에서 단일 분자 단위로 관찰한 결과, 가이드 RNA와 표적 RNA의 조합에 따라 고유한 반응 속도 패턴이 나타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가이드 RNA는 유전자 가위가 어떤 목표를 찾을지 안내하는 ‘위치 정보’ 역할을 하는 RNA 분자다.
이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반응 속도 차이를 ‘바코드’처럼 활용하는 ‘키네틱 바코딩(kinetic barcoding)’ 기술을 개발했다. 이는 반응 속도를 일종의 신호 패턴으로 읽어 서로 다른 바이러스를 구별하는 방식이다. 이 기술을 통해 단 하나의 유전자 가위만으로도 여러 바이러스와 변이를 동시에 구별할 수 있게 됐다.
또한 가이드 RNA 설계를 조정하면 유전자 가위질 속도를 원하는대로 조절할 수 있어, 이론적으로는 매우 다양한 바이러스를 동시에 판별할 수 있는 확장성도 확보했다.
검사 과정 역시 크게 단순화됐다. 기존 방식에서는 RNA 바이러스를 검출하기 위해 DNA로 변환하는 ‘역전사(reverse transcription)’ 과정이 필요했지만, 이번 기술은 RNA를 그대로 직접 검출할 수 있다. 역전사는 RNA를 DNA로 바꾸는 과정으로, 검사 시간을 늘리고 절차를 복잡하게 만드는 단계다.
실제 임상 샘플을 테스트한 결과, 다양한 호흡기 바이러스와 SARS-CoV-2 변이를 한 번의 반응만으로 정확하게 구분해내는 데 성공했다.
손성민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단순히 바이러스가 있는지 없는지를 보는 것을 넘어, 유전자 가위의 반응 속도라는 새로운 정보를 진단에 활용한 첫 사례"라며 "앞으로 나타날 수 있는 다양한 감염병을 현장에서 한 번에 진단하는 차세대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KAIST 손성민 교수가 제1 저자 및 공동 교신저자로 참여했으며, 바이오공학 분야의 세계적 학술지인 ‘네이처 바이오메디컬 엔지니어링(Nature Biomedical Engineering)’에 2026년 3월 31일 게재됐다.
※ 논문명 : Programmable kinetic barcoding for multiplexed RNA detection with Cas13a, DOI: 10.1038/s41551-026-01642-6
한편, 이번 연구는 KAIST의 신임교수 정착연구비의 지원과 미국 국립보건원(NIH/NIAID)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자연 시각 원리로 초슬림·고해상도 카메라 시대 연다
스마트 기기가 얇아질수록 한계로 지적돼 온 ‘카메라 두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기술이 등장했다. 우리 대학 연구진이 렌즈 돌출 없이도 140도의 넓은 시야를 구현하는 초박형 카메라를 개발했으며, 이는 의료용 내시경부터 웨어러블 기기, 초소형 로봇까지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대학 바이오및뇌공학과 정기훈 교수와 전산학부 김민혁 교수 공동연구팀이 곤충의 시각 원리를 적용해, 아주 얇으면서도 넓은 화각을 자랑하는‘광시야 생체모사 카메라’를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연구팀은 머리카락 굵기 수준에 가까운 1mm 이하의 초박형 구조에서, 사람의 시야를 뛰어넘는 140도의 대각 시야각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고성능 광각 카메라일수록 다수의 렌즈를 겹쳐 써야 하기에 두께가 두꺼워질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갖는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연구팀은 기생 곤충인 제노스 페키(Xenos peckii)의 시각 구조에 주목했다.
일반적인 곤충의 겹눈은 넓게 볼 수는 있지만 해상도가 낮다는 단점이 있고, 단일 렌즈 기반 카메라는 해상도는 높지만 시야가 제한된다. 반면 제노스 페키는 여러 개의 눈이 장면을 부분 이미지 단위로 나누어 촬영한 뒤 이를 뇌에서 하나로 결합해 고해상도 영상을 완성하는 독특한 방식을 갖는다. 연구팀은 이 ‘분할 촬영 및 통합’ 원리를 카메라 구조에 도입해 얇은 두께와 고화질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았다. 이는 기존 겹눈 기반 카메라의 낮은 해상도 문제와 단일 렌즈 기반 카메라의 좁은 시야 한계를 동시에 극복한 것이다.
연구팀은 여러 개의 작은 렌즈가 각각 다른 방향을 동시에 촬영한 뒤, 이를 하나의 영상으로 합쳐 선명한 장면을 만드는 방식을 구현했다. 특히 렌즈 모양과 빛이 들어오는 위치를 정교하게 조정해, 화면 가장자리까지 흐려지지 않도록 했다. 그 결과 중심뿐 아니라 주변부까지 고르게 선명한 영상을 얻을 수 있으며,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도 안정적인 촬영이 가능하다.
두께 0.94mm의 초박형 구조를 갖춘 이 카메라는 공간 제약이 큰 다양한 분야에 혁신을 가져올 전망이다. 좁은 부위를 정밀하게 관찰해야 하는 의료용 내시경은 물론, 미세 로봇이나 웨어러블 헬스케어 장비의 영상 획득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이는 카메라 성능 향상을 위해 장치 크기를 키워야 했던 기존 설계 패러다임을 바꾸는 기술로, 초소형 기기에서도 고성능 영상 획득을 가능하게 한다.
또한 연구팀은 광학 영상 전문 기업인 ㈜마이크로픽스에 기술이전을 완료했으며, 내년 본격적인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정기훈 교수는 “기존 광각 카메라는 크기를 줄이면 해상도가 떨어지고, 해상도를 높이면 장치가 커지는 한계가 있었다”며 “자연계의 시각 원리를 적용해 초소형 구조에서도 넓은 시야와 안정적인 영상 품질을 동시에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간 제약 환경에서도 활용 가능한 새로운 영상 획득 방식”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KAIST 권재명 박사과정생이 제1 저자로 참여했으며,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3월 23일 게재되었다.
※ 논문명 : Biologically inspired microlens array camera for high-resolution wide field-of-view imaging, DOI: https://doi.org/10.1038/s41467-026-70967-2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 사업과 보건복지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한국형 ARPA-H 프로젝트 사업,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의 소재부품기술개발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노화·비만에도 잘 작동하는 mRNA 플랫폼 개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mRNA 백신은 차세대 의약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mRNA 의약품은 세포가 특정 단백질을 만들도록 유전 정보를 전달해 치료 효과를 내는 방식이지만, 고령층이나 비만 환자에서는 효능이 떨어질 수 있다는 한계가 제기돼 왔다. 한국 연구진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치료 단백질 생성 효율을 높이는 mRNA 핵심 구간을 새롭게 설계해, 노화·비만 환경에서도 효과가 유지되는 차세대 mRNA 플랫폼을 개발했다.
우리 대학은 바이오및뇌공학과 이영석 교수와 가톨릭대학교(총장 최준규) 남재환 교수 공동연구팀이 mRNA의 핵심 조절 영역인 ‘5′ 비번역 영역(5′ untranslated region, 5′UTR)*’ 서열을 정밀 설계한 새로운 mRNA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5′ 비번역 영역(5′UTR): mRNA에서 단백질 생산을 시작하고 효율을 조절하는 구간으로, 이 부분의 설계에 따라 단백질이 만들어지는 양과 속도가 달라질 수 있음
연구팀은 방대한 생물정보학 데이터를 분석해 다양한 세포 환경에서도 단백질이 더 효율적으로 만들어지도록 하는 5′UTR 서열을 찾아냈다. 이를 적용한 결과, 노화·비만 전임상 모델에서도 단백질 생성과 면역 반응이 크게 향상되는 것을 확인했다.
mRNA는 긴 단일 가닥 RNA 분자로, 우리 몸에 필요한 단백질을 만드는 생산 설계도이다. mRNA는 단백질 생산을 시작하고 속도를 조절하는 5′UTR, 특정 단백질 정보를 담고 있는 단백질 암호화 영역(coding sequence, CDS), mRNA가 세포 안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되도록 돕는 3′ 비번역 영역(3′UTR), 그리고 안정성을 높여 단백질 생산을 돕는 poly(A) 꼬리 등으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5′UTR과 3′UTR은 단백질의 종류를 결정하는 부분은 아니지만, 단백질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만들어지는지를 조절하는 중요한 구간이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이 두 영역들은 백신이나 치료제 등 다양한 mRNA 의약품의 성능을 높이기 위한 핵심 바이오공학 플랫폼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은 여러 조직과 세포 환경에서 단백질 생산 능력이 뛰어난 5′UTR 서열을 찾기 위해 대규모 바이오 데이터를 통합 분석했다. 이 과정에서 유전자 활성도를 분석하는 대규모 조직 전사체 분석(RNA-seq), 개별 세포 수준의 유전자 발현을 확인하는 단일세포 전사체 분석(scRNA-seq), 실제 단백질 생성 효율을 측정하는 리보솜 프로파일링(Ribo-seq) 등 다양한 분석 기법을 활용했다.
연구진은 노화나 비만 상태에서는 세포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산화 스트레스) 단백질을 만드는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에 새롭게 설계한 mRNA 치료제를 노화·비만 전임상 모델에 적용한 결과, 세포에서 만들어지는 단백질의 생산력과 면역 반응이 기존보다 크게 향상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mRNA 백신뿐만 아니라, 유전자 치료제, 면역 치료제 등 다양한 바이오의약 기술 개발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이영석 교수는 “이번 연구는 방대한 생물 데이터를 분석해 mRNA가 단백질을 더 잘 만들도록 하는 설계 방법을 찾아낸 것”이라며 “이 기술은 특히 고령층이나 비만 환자처럼 의약품 효과가 떨어질 수 있는 환경에서도 mRNA 백신과 치료제가 잘 작동하도록 하는 데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가톨릭대학교 윤수빈 박사와 KAIST 조형곤 박사과정생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유전자·세포 치료 분야의 세계적 학술지 ‘몰레큘러 테라피(Molecular Therapy, IF=12.0)’에 1월 2일 온라인 게재됐다.
(논문명: Designing 5′UTR sequences improves the capacity of mRNA therapeutics in preclinical models of aging and obesity, DOI: https://doi.org/10.1016/j.ymthe.2025.12.060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우수신진연구 및 바이오의료개발사업, 식품의약품안전처 감염병 대응 혁신기술 지원연구,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감염병 예방 치료 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알파폴드 한계’ 넘었다…약물 작동까지 예측한다
우리 몸의 단백질은 스위치처럼 작동한다. 약물이 단백질에 결합하면 결합 부위 구조가 변하고, 그 변화가 단백질 전체로 전달돼 기능이 켜지거나 꺼진다.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폴드3는 약물-단백질 결합 여부와 결합 부위의 3차원 구조를 예측하는 데 성공했지만, 약물이 결합한 뒤 단백질 내부에서 어떻게 신호를 전달하고 단백질 전체 구조를 바꿔서 실제로 단백질의 기능을 활성화하거나 억제하는지까지는 예측하지 못했다. 우리 대학 연구진이 약물이 ‘붙는지’가 아니라 ‘실제로 작동하는지’까지 예측하는 AI를 개발했다.
우리 대학은 바이오및뇌공학과 이관수 교수 연구팀이 대표적인 신약 표적인 G-단백질 결합 수용체(GPCR)에 대해, 후보 물질이 단순히 결합하는지를 넘어 실제로 단백질을 활성화하는지까지 예측하는 인공지능 모델 ‘GPCRact(지피씨알액트)’를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GPCR(G-Protein Coupled Receptor)은 세포 표면에 있는‘신호 수신기’역할을 한다. 호르몬이나 신경전달물질, 약물이 세포 밖에서 신호를 보내면 이를 받아 세포 안으로 전달하는 문(게이트) 역할을 한다. 인체에는 약 800여 종의 GPCR이 존재하며, 현재 시판 약물의 약 30~40%가 이를 표적으로 한다. 심장 박동, 혈압 조절, 통증 감지, 면역 반응, 감정 조절 등 다양한 생리 기능에 관여하는 핵심 단백질이다.
하지만 약물이 GPCR에 결합했다고 해서 항상 원하는 기능이 작동하는 것은 아니다. 결합 이후 단백질 내부에서 일어나는 구조 변화와 신호 전달 과정이 실제 작용 여부를 결정한다. 이를 ‘알로스테릭 신호 전파’라고 한다.
연구팀은 약물 작용 과정을 ① 약물-표적 결합 단계 ② 단백질 내부 신호 전파 단계로 나누어 AI가 단계적으로 학습하도록 설계했다. 단백질의 3차원 구조를 원자 수준 그래프로 표현하고, 중요한 신호 전파 경로를 학습할 수 있도록‘어텐션 메커니즘’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AI가 약물 결합 신호와 함께 단백질 내부 신호 전파 경로를 파악하여 단백질의 활성을 예측하도록 했다.
그 결과, 기존 모델이 어려워했던 복잡한 구조의 단백질에서도 약물 활성 예측 성능을 크게 향상시켰다. 이번 모델은 단순히 ‘활성’ 또는 ‘비활성’결과만 제시하지 않는다. 예측의 근거가 되는 단백질 내부 핵심 신호 경로를 제시해, 이른바 ‘블랙박스 AI’의 한계를 극복했다.
이는 연구자가 결과를 해석하고 검증할 수 있게 해 신약 개발의 신뢰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는 중요한 진전이다. 앞으로 GPCR을 표적으로 하는 다양한 질병에서, 약물의 결합 여부뿐 아니라 실제 활성 여부까지 예측하는 정밀 신약 개발 AI 플랫폼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이관수 교수는 “알로스테릭 구조 변화는 약물이 단백질의 한 부분에 결합했을 때 그 영향이 내부로 전달돼 다른 부위의 기능까지 바뀌는 현상”이라며 “이 작동 원리를 딥러닝에 반영한 것이 이번 연구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다양한 단백질로 확장하고, 세포와 인체 반응까지 예측하는 기술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손효진 박사과정생이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논문은 생물정보학 분야 최고 권위의 국제 학술지인 `브리핑스 인 바이오인포매틱스(Briefings in Bioinformatics, JCR 상위 2.2%)'에 1월 15일자 게재됐다.
※ 논문명 : GPCRact: a hierarchical framework for predicting ligand-induced GPCR activity via allosteric communication modeling, DOI: https://doi.org/10.1093/bib/bbaf719
※ 저자 정보 : 손효진 (KAIST, 제1 저자), 이관수 (KAIST, 교신저자)
이 연구는 개인기초연구(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RS-2025-24533057)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B 세포 기반 ‘암을 기억하는’ 개인맞춤형 항암백신 길 열다
신생항원은 암세포만을 구별하는 고유한 표식이다. B 세포 반응성을 더하면 항암백신은 일회성 공격과 단기 기억을 넘어 장기적으로 암을 기억하는 면역이 되어 암의 재발도 효과적으로 방지할 수 있게 된다. 우리 대학 연구진은 이를 가능하게 하고, 개인별로 항암 효과를 최적화하는 AI 기반 맞춤형 항암백신 설계 기술을 개발했다.
우리 대학은 바이오및뇌공학과 최정균 교수 연구팀이 ㈜네오젠로직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개인맞춤형 항암백신 개발의 핵심 요소인 신생항원을 예측하는 새로운 AI 모델을 개발하고, 이를 통해 면역항암치료에서 B 세포의 중요성을 규명했다고 2일 밝혔다.
연구팀은 기존 신생항원 발굴이 주로 T 세포 반응성 예측에 의존하던 한계를 극복하고, T 세포와 더불어 B 세포 반응성까지 통합적으로 고려한 AI 기반 신생항원 예측 기술을 개발했다.
해당 기술은 대규모 암 유전체 데이터, 동물실험, 항암백신 임상시험 자료 등을 통해 검증되었으며, 신생항원에 대한 B 세포 반응성을 정량적으로 예측할 수 있는 최초의 AI 기술로 평가된다.
신생항원은 암세포 돌연변이에서 유래된 단백질 조각으로 이루어진 항원으로, 암세포 특이성을 갖기 때문에 차세대 항암 백신의 핵심 타깃으로 주목받아 왔다. 모더나와 바이오엔텍은 신생항원 기반 항암백신 기술을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확보한 mRNA 플랫폼을 활용해 COVID-19 백신을 개발한 바 있으며, 글로벌 제약사들과 함께 항암백신 임상시험을 활발히 진행 중이다.
그러나 현재 항암백신 기술은 대부분 T 세포 중심의 면역반응에 집중되어 있어 B 세포가 매개하는 면역반응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존재했다.
실제로 존스홉킨스대학교 마크 야소안(Mark Yarchoan)·엘리자베스 재피(Elizabeth Jaffee) 교수 연구팀도 2025년 5월 네이처 리뷰 캔서(Nature Review Cancer)에서 “B 세포의 종양 면역 역할에 대한 근거가 축적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항암백신 임상시험이 여전히 T 세포 반응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연구팀의 새로운 AI 모델은 돌연변이 단백질과 B 세포 수용체(BCR) 간 구조적 결합 특성을 학습해 B 세포 반응성을 예측하는 방식으로 기존 한계를 극복했다. 특히 항암백신 임상시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B 세포 반응까지 통합적으로 고려함으로써 실제 임상에서 항종양 면역 효과를 크게 높일 수 있음을 확인했다.
최정균 교수는 “현재 신생항원 AI 기술을 사업화하고 있는 ㈜네오젠로직과 함께 개인맞춤형 항암백신 플랫폼의 전임상 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2027년 임상 진입을 목표로 FDA IND* 제출을 준비 중”이라며 “독자적인 AI 기술을 기반으로 항암백신 개발의 과학적 완성도를 높이고 임상 단계로의 전환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FDA IND: 사람에게 처음으로 신약을 투여하기 전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임상시험을 해도 되는지 허가를 받는 절차
이번 연구에는 김정연 박사와 안진현 박사가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12월 3일에 게재되었다.
※논문제목: B cell–reactive neoantigens boost antitumor immunity, DOI: 10.1126/sciadv.adx8303
종양 속 잠든 면역세포를 깨워 암을 공격하게 하다
우리 몸의 종양 안에는 암과 싸울 수 있는 면역세포(대식세포)가 있지만, 암에 의해 제 역할을 하지 못해왔다. 우리 대학 연구진은 이러한 한계를 넘어, 종양 내부에서 면역세포를 직접 항암 세포치료제로 바꾸는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했다.
우리 대학은 바이오및뇌공학과 박지호 교수 연구팀이 종양 내부에 약물을 주입하면, 체내에 존재하던 대식세포가 이를 흡수해 스스로 CAR(암을 인식하는 장치) 단백질을 만들고 항암 면역세포인 ‘CAR-대식세포’로 전환되는 치료법을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고형암은 위암·폐암·간암처럼 단단한 덩어리 형태로 자라는 암으로, 면역세포가 종양 안으로 침투하거나 기능을 유지하기 어려워 기존 면역세포치료의 효과가 제한적이었다.
최근 차세대 면역치료로 주목받는 CAR-대식세포는 암세포를 직접 잡아먹는 동시에 주변 면역세포를 활성화해 항암 반응을 확산시키는 장점을 갖는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CAR-대식세포 치료는 환자 혈액에서 면역세포를 채취한 뒤 배양과 유전자 조작을 거쳐야 해 시간과 비용 부담이 크고 실제 환자 적용에도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종양 주변에 이미 모여 있는 ‘종양 연관 대식세포’에 주목했다.
대식세포에 잘 흡수되도록 설계된 지질나노입자에 암을 인식하는 정보를 담은 mRNA와 면역 반응을 깨우는 면역자극제를 함께 실어, 체내에서 면역세포를 직접 재프로그래밍하는 전략이다.
즉, CAR-대식세포는 원래 몸에 있던 대식세포를 이번 연구에서는 ‘몸 안에서 바로 항암 세포치료제로 바꾼 것’이다.
이 치료제를 종양 내부에 주입하자 대식세포가 이를 빠르게 흡수해 암세포를 인식하는 단백질을 만들었고, 동시에 면역 신호가 활성화됐다. 그 결과 생성된 ‘강화된 CAR-대식세포’는 암세포 제거 능력이 크게 향상되고, 주변 면역세포까지 활성화되면서 강력한 항암 효과를 보였다.
실제로 흑색종(피부에 생기는 가장 위험한 암) 동물 모델 실험에서 종양 성장이 뚜렷하게 억제됐으며, 치료 효과가 국소 부위를 넘어 전신 면역 반응으로 확장될 가능성도 확인됐다.
박지호 교수는 “이번 연구는 환자 몸 안에서 바로 항암 면역세포를 만들어내는 새로운 개념의 면역세포치료 전략”이라며 “기존 CAR-대식세포 치료의 가장 큰 한계였던 전달 효율 문제와 면역억제 환경 문제를 동시에 극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한준희 박사가 제1 저자로 참여했으며, 연구 결과는 나노기술 분야 국제학술지 ‘ACS 나노(ACS Nano)’에 지난 11월 18일 게재됐다.
※ 논문명: In Situ Chimeric Antigen Receptor Macrophage Therapy via Co-Delivery of mRNA and Immunostimulant, 저자: 한준희(제1저자), Erinn Fagan, 염경환, 박지호(교신저자), DOI: 10.1021/acsnano.5c09138
본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KAIST–캄보디아 파스퇴르 연구소, 뎅기바이러스 진단 연구협력 MOU 체결
우리 대학은 최근 캄보디아 파스퇴르 연구소(Institut Pasteur du Cambodge, IPC)와 뎅기바이러스(DENV) 현장진단 기술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뎅기바이러스는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꾸준히 유행하며 지카(ZIKV), 치쿤군니야(CHIKV) 등 다른 아보바이러스 감염과 임상 증상이 유사해 혼동되기 쉽기 때문에, 감염 초기 단계에서 정확한 구분 진단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혈청형이 네 가지로 나뉘는 뎅기바이러스는 감염 이력에 따라 증상 중증도가 달라질 수 있어, 감염된 바이러스의 혈청형까지 빠르게 파악하는 기술이 필수적이다.
이번 협약의 파트너인 캄보디아 파스퇴르 연구소는 동남아 지역의 대표적인 공중보건·바이러스 감시 연구기관으로, 장기간 축적된 뎅기바이러스 임상 샘플과 감시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어 진단기술의 현장 검증에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다. 우리 대학에서는 바이오및뇌공학과 손성민 교수 연구팀이 참여해, CRISPR 기반 차세대 분자진단 기술을 실제 환자 샘플에 적용하여 그 성능과 활용성을 검증할 예정이다.
손성민 교수는 이번 협력을 “현장에서 실제로 사용 가능한 CRISPR 기반 진단 기술을 완성하는 데 매우 중요한 전환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동남아 지역에서는 신속하고 정확한 뎅기 진단이 곧 치료 결정과 감염 차단으로 이어진다. KAIST에서 개발한 기술을 가장 필요한 지역에서 시험하고 개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협력의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보건의료기술 연구개발사업(과제고유번호: RS-2025-02263583)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다.
세포·약물 반응‘레고블록’처럼 조립·예측하는 AI 기술 개발
세포의 상태를 원하는 방향으로 조절하는 것은 신약 개발, 암 치료, 재생 의학 등 생명과학 분야의 핵심 과제지만, 적합한 약물이나 유전자 표적을 찾는 일은 쉽지 않다. 이에 우리 대학 연구진은 세포와 약물 반응을 레고블록처럼 분해하고 다시 조립하는 방식으로 수학적으로 모델링해, 실제로 실험하지 않은 세포와 약물의 새로운 반응은 물론 임의의 유전자 조절 효과까지 예측할 수 있는 새로운 AI 기술을 개발했다.
우리 대학은 바이오및뇌공학과 조광현 교수 연구팀이 생성형 AI를 활용해 세포를 목표 상태로 유도할 수 있는 약물과 유전자 표적을 찾아내는 새로운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잠재공간(latent space)’은 이미지 생성 AI가 사물이나 세포의 특징을 수학적으로 정리해 놓은 보이지 않는 ‘지도’와 같은 공간이다. 연구팀은 이 공간에서 세포의 상태와 약물의 효과를 각각 분리해내고, 이를 다시 조합해 실험하지 않은 세포-약물 조합의 반응을 예측하는 방식을 고안했다. 이 원리를 확장해, 특정 유전자를 조절했을 때 어떤 변화가 나타나는지도 예측할 수 있음을 보였다.
연구팀은 실제 데이터를 활용해 이 기술을 검증했다. 그 결과 대장암 세포를 정상 세포에 가까운 상태로 되돌릴 수 있는 분자 표적을 AI가 찾아냈고, 이를 세포 실험으로 입증했다.
이는 이번 성과가 암 치료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학습되지 않은 다양한 세포 상태 전환과 약물 반응을 예측할 수 있는 범용 플랫폼임을 보여주는 사례다. 즉, 단순히 ‘이 약이 효과가 있다’ 수준이 아니라 그 약이 세포 안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 원리까지 밝힐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번 연구는 세포를 원하는 상태로 바꿀 수 있는 방법을 설계하는 데 큰 도움이 되는 도구다. 앞으로 신약 개발이나 암 치료뿐만 아니라, 손상된 세포를 다시 건강한 세포처럼 되살리는 연구 등 여러 의학 분야에 널리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조광현 교수는 “이미지 생성 AI 기술에서 착안해 세포도 원하는 방향으로 바꿀 수 있다는 아이디어인 ‘방향 벡터’ 개념을 적용했다”며, “이번 기술은 특정 약물이나 유전자가 세포에 미치는 효과를 정량적으로 분석하고, 아직 알려지지 않은 반응까지 예측할 수 있는 범용 AI 방식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KAIST 한영현 박사, 김현진 박사과정, 이춘경 박사가 참여했으며, 연구 결과는 셀(Cell) 출판사가 출간하는 국제 학술지 `셀 시스템(Cell Systems)'에 10월 15일 字 논문으로 출판됐다.
※ 논문명: Identifying an optimal perturbation to induce a desired cell state by generative deep learning (DOI: 10.1016/j.cels.2025.101405)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사업과 기초연구실 사업 등의 지원을 통해 수행됐다.
MICCAI 국제학회 주관 뇌혈관 구획화 대회 MRI 및 CT 부문 1위
우리 대학 바이오및뇌공학과 박성홍 교수 연구실(연구실명: 자기공명영상 연구실, Magnetic Resonance Imaging Laboratory)이 MICCAI 국제학회의 TopBrain 뇌 혈관 Segmentation Challenge에서 1등상을 수상했다.
MICCAI의 TopBrain Challenge는 뇌혈관을 가장 정확히 구획화(Segmentation)하는 딥러닝 네트워크 개발을 놓고 매년 전세계적으로 경쟁하는 대회로서 올해로 3회째를 맞고 있다. 이전 두 대회는 TopCoW라는 이름으로 대뇌동맥고리(circle of willis) 영역 구획화로만 치러졌고, 올해 처음 TopBrain이라는 이름으로 뇌 전체 혈관 구획화로 확장되었다. MICCAI (Medical Image Computing and Computer Assisted Intervention)는 매년 전세계 의료영상연구자들의 모임으로써 올해는 대전 convention center (DCC)에서 전세계 3천명 내외의 연구자가 참여했다.
TopBrain Challenge는 MICCAI에서 개최하는 50개 Challenge중 하나로서, MRI 뇌혈관영상과 CT 뇌혈관영상에 대해 따로 경쟁을 치른다. 지난 8월 대회가 시작되었고 9월 21일 최종 딥러닝 네트워크 제출마감, 9월 23일 MICCAI 학회에서 수상자 발표의 순으로 진행되었다.
MRI 뇌혈관영상 분야와 CT 뇌혈관영상 분야 모두 1등상은 박성홍 교수 연구실의 김우승, Naparasa Asawalertsak, 김민재, 신동호 네 학생이 KPopDemonHunters라는 팀명으로 참여하여 수상하였다.
구체적으로, OpenMind pre-trained network를 활용하여, self-supervised learning을 이용하여 fine tuning을 진행하고, binary segmentation을 이용하여 false positive 값들을 줄이고, 공개된 TopCoW 데이터를 추가로 활용하여 pseudo-label을 만들어서 네트워크 정확도를 개선하였다. 개발된 네트워크는 MRI 뇌혈관영상의 경우 단순한 1등이 아니라 대회를 주관한 challenge organizer 팀들보다도 더 높은 성능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