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철 KAIST총장
"대한민국이야말로 4차 산업혁명을 현실에서 실증해낼 수 있는 최적의 국가다."
'2017 하계 다보스포럼'에서 4차 산업혁명 개념의 창시자인 클라우스 슈밥(Klaus Schwab) 회장과 좌담회를 가진 후 함께 공유한 인식이다. 그렇다면 국내에선 어떤 도시가 이상적인 조건을 갖고 있을까? 26개 정부 출연연구소, 17개 민간 연구소, 1300여 개의 첨단 벤처기업을 보유한 도시, 연간 7조원 이상의 연구개발비가 투입되고 석·박사급 연구 인력 2만 6000여 명이 상주하는 도시, 바로 대전이다.
대전시가 4차 산업혁명 특별시로서 미래를 선도하기 위해선 독일의 '인더스트리4.0', 미국의 '디지털 인포메이션'처럼 고유한 미래전략 혁신 모델을 설계해야 한다. 이를 위해 '혁신·협업·속도'를 키워드로 가지는 성공 방정식을 제안한다.
첫째, 학문적 가치, 기술적 가치,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임팩트 있는 연구 혁신을 추구해야 한다. 이스라엘의 경제 규모는 우리나라 7분의 1, 연구비 규모는 5분의 1에 불과하지만, 인구 당 노벨상 수상자를 가장 많이 배출하고 미국의 뒤를 잇는 거대자본의 나스닥 상장 국가다. 철저한 연구중심 투자의 결과다.
둘째, 오픈이노베이션을 뛰어넘는 협업이 필요하다. 연구 수행 과정은 공유하되 각자 역할을 조정하여 기업연은 산업, 출연연은 응용, 학교는 기초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방식이다. 산·학·연, 민·관·정을 아우르는 협업 시스템이 정착되어야 한다. 그럴 때 KAIST와 대덕은 대한민국의 두뇌로서 제기능을 할 수 있으며, 대전시는 국가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중심축으로 발전할 수 있다.
마지막은 속도다. 대전시는 전국에서 가장 빨리 '4차 산업혁명 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 4차 산업혁명은 속도의 경쟁이다. 창업을 어떻게 가속화할 것인지, 성장에 불필요한 규제를 얼마나 신속하게 개혁할 것인지, 지자체 행정의 효율성을 어떤 방식으로 확보할 것인지 답을 구하고 실행해야 한다.
KAIST는 '학부생 무학과 제도'를 통한 교육 혁신, 세계 최고·최초·유일한 연구 결과 창출을 위한 융·복합 연구혁신, 발 빠른 기술사업화를 통한 창업·산업혁신 등의 구체적인 전략을 추진 중이다. 이런 KAIST의 혁신과 대전시의 노력이 시너지를 창출한다면 이 도시는 4차 산업혁명의 성공 방정식을 실증해내는 혁신의 진원지가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