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성철 총장이 카이스트 발전 모델을 전수받은 개발
도상국 주한 대사들이 고마움의 표시로 만들어 준
화분을 들어 보이고 있다.
신성철 카이스트 총장은 국내 과학계에 새바람을 일으켜 온 석학이다.
1952년생으로 카이스트 동문 출신 첫 총장인 그는 1975년 서울대 응용물리학과 이학사를 거쳐, 1977년 카이스트에서 고체물리학 석사 학위를 받았고, 미국으로 건너가 1984년 미국 노스웨스턴대 재료물리학 박사를 취득했다. 노스웨스턴대 박사과정 중 금속인 비스무트와 반도체인 납텔루라이드(PbTe)의 구조가 유사하다는 점에 착안, 두 물질로 초격자 다층박막 구조를 세계 최초로 만들어 초격자 구조 신물질을 제작했다.
1989년 귀국해 카이스트 교수로 임용된 신 총장은 나노 자성체 스핀 동력학을 연구하는 ‘나노스핀닉스(Nanospinics)’를 처음 개척한 인물로도 유명하다. 나노스핀닉스는 나노미터(㎚·10억 분의 1m) 크기의 스핀을 사용해 전자회로를 구현하는 분야다. 그는 20여 년간 310여 편의 관련 논문을 발표하고 특허 37건을 등록하며 이 분야의 국내외 저변 확대에 앞장섰다.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2008년 한국 과학자로는 유일하게 미국물리학회 석학회원으로 선정됐으며, 2016년 한국 과학자 최초로 ‘아시아자성연합회상’(AUMS)을 받았다.
신 총장은 교육현장에서 탁월한 경영 능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2011년부터 2017년 2월까지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총장을 맡아 신입생 유치를 위해 전국 70여 개 고교를 돌며 향후 기관 발전 모델을 제시했던 이야기는 아직도 교육계의 전설로 남아 있다.
그는 DGIST 총장 시절부터 지금까지 이공계 학생들에게 인문학적 소양이 필요함을 꾸준히 강조해 왔다. “연구·개발에 있어 대세로 자리 잡은 협업과 융합은 감사와 배려가 중요 덕목이어야 이뤄질 수 있다”며 구성원 간 인사를 강조했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신 총장은 “인생의 성공을 위해선 지능지수(IQ)가, 인정을 받으려면 감성지수(EQ)가 중요하지만, 존경을 받으려면 사랑지수(LQ)가 필요하다”는 마윈(馬雲) 중국 알리바바 그룹 회장의 다보스포럼 강연 내용을 종종 인용한다. 감성 있는 따뜻한 과학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