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성철 카이스트 총장이 지난 5일 대전 본원 앞마당에 설치된 조선 시대 과학자 장영실 동상 앞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어 갈 최고의 과학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는 자신감을 표시하고 있다. 대전 = 신창섭 기자 bluesky@
시스템 변화 나선 카이스트
카이스트는 지난해 신성철 총장 취임 이후 융·복합 교육에 집중하고 있다. 창의적 인재는 융·복합 교육을 통해 탄생한다는 신 총장의 신념이 크게 작용했다.
카이스트는 오는 8월 융합기초학부를 신설한다. 1학년 때 공동 교양·기초 교육을 마치고, 2학년 때부터 전공을 선택해 졸업 때까지 한 분야를 집중 공부하는 기존 방식에서 탈피해 졸업 때까지 전공과목 없이 학과를 초월해 공부하고 연구하는 ‘무학과 초학제’ 전공을 신설하는 것이다.‘교양·기초 교육’(1학년)→‘전공’(2∼4학년)이던 학제를 ‘교양·기초 교육’(1학년)→‘진로설계세미나’(2학년)→IRP(Intergrated Research Program, 강의+실험, 3학년)→현장실습(인턴십) 및 졸업연구(4학년) 순으로 연계교육을 실시한다. 이를 통해 현실에서 발생하는 핵심 문제 및 파생 문제를 해결하고, 문제 정의와 대안 및 해결 능력을 종합적으로 경험하도록 교과과정이 구성돼 있다. 또한 학생의 적성과 흥미에 따라 멘토 교수와 함께 진로계획을 수립하는 개인별 맞춤형 교육을 실시한다.
카이스트는 융합기초 교육을 위해 6개 교과목을 신규 개발했고, 오는 12월까지 융합심화 교육을 위한 11개 교과목을 추가로 개발할 계획이다. 신 총장은 “모든 사물이 연결된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융·복합 교육이 창의 인재를 만들어 낸다”고 강조했다.
‘초세대 협업연구실’도 4차 산업혁명 시대를 통찰하는 교육 형태다. 학문적 업적이 뛰어난 교수가 퇴직과 동시에 연구실 문을 닫아 그동안 축적한 연구 업적과 노하우 등 학문적 유산이 사장되는 것을 막고, 후배 세대가 연구를 계승해 발전시키기 위한 시도다. 카이스트는 최근 이상엽 생명화학공학과 특훈교수가 책임을 맡은 ‘시스템 대사 공학 및 시스템 헬스케어’ 연구실과 성형진 기계공학과 교수가 주도하는 ‘헬스케어 음향미세유체’ 연구실 등 2곳을 초세대 협업연구실로 지정했다. 협업연구실 선정에는 1985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클라우스 폰 클리칭(독일 막스플랑크 고체물리학 연구소) 박사와 2002년 노벨 화학상을 받은 쿠르트 뷔트리히(스위스 취리히공과대 교수) 박사 등 세계적 석학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신 총장은 “시니어 교원은 축적된 학문적 유산을 후세대에 기부하고, 주니어 교원은 학문적 연속성을 바탕으로 세계적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 총장은 “‘순혈주의’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지만, 도제식 연구실 운영을 통해 학문 유산을 쌓은 일본이 20개가 넘는 노벨 과학상을 수상한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