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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LEADERSHIP

인터뷰 및 칼럼

[한국대학신문] [파워인터뷰] 이광형 KAIST 총장 “나는 ‘대체불가능한 일’만 한다… 학생들 ‘꿈’ 키우고 나라 바꿀 ‘실험’들 해낼 것”

작성자 전체관리자 작성일 2022.01.24 조회수672

입력 : 2022-01-24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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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개교 50주년 맞은 KAIST, 세계 10위권 일류 대학으로 도약 목표
‘잘 된 소통’은 ‘변화 없음’이 될 수 있어 경계해야
“총장은 대외 업무에 집중하고 대학 구성원들이 각자 맡은 역할 잘해주면 돼”
의사과학자 양성하는 의학전문대학원 추진 중
뉴욕에 글로벌 캠퍼스 설립해 세계를 무대삼아 공부하고 연구하게 할 것

KAIST 서울 도곡 캠퍼스 총장실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는 이광형 KAIST 총장 (사진 = 한명섭 기자)
KAIST 서울 도곡 캠퍼스 총장실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는 이광형 KAIST 총장 (사진 = 한명섭 기자)

[한국대학신문 허정윤 기자] “KAIST 학생들을 키워주고 싶었죠. 그러다 보니 제 개인 연구성과의 집대성이라 할 만한 게 없네요. ‘퍼지엘리베이터’ 개발자로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긴 하지만... 그 외엔 뭐.”(웃음)

이광형 KAIST 총장 앞에는 ‘괴짜 교수’, ‘드라마 카이스트 실존인물’, ‘벤처 창업 대부’, ‘거위 아빠’, ‘정문술 회장의 기부금을 쓸 수 있는 유일한 교수’ 등 온갖 수식어들이 붙어있다. 그를 설명할 수 있는 다양한 서사가 있지만 정작 이광형 총장 본인은 내세울 게 없는 ‘선생님’이라며 미소 띨 뿐이었다.

이 총장은 “저마다 KAIST에 바라는 기대가 있겠지만 그 무엇보다 교육이 기본이고 첫째다”며 “교육은 학생들의 젊은 영혼에 불을 붙여주는 것”이라고 명징하게 정의했다. KAIST의 교육 방향과 발전 전략에 대해서는 일말의 주저함이 없었고, KAIST를 통해 만들어질 미래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는 갓 입학한 신입생처럼 설레는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1000억 원대 기부 유치, 의학전문대학원 추진, 글로벌 캠퍼스 설립 추진, 거꾸로 행정문화 형성 등이 오는 3월에야 취임 1주년을 맞이하는 이 총장이 이끌어가고 있는 일들이다. 본지가 만난 이광형 총장은 ‘불쏘시개를 든 선생’ 그 자체였다. 인터뷰 시간 내내 이 총장의 이야기는 ‘교육’에서 시작했고 ‘꿈’으로 끝났다.

■‘꿈’은 KAIST의 원동력, ‘총장 이광형’은 세 가지에 집중해야
- KAIST는 연구중심대학으로 유명하다. 근래에는 대학들의 산학협력 활동이 왕성한데 이러한 시대 속 KAIST의 철학은 무엇인가.

대학의 모든 것은 ‘교육’을 잘하기 위함이고 교육은 꿈을 찾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교수들은 선생으로서 학생들의 꿈이 잘 클 수 있도록 그 심지에 불을 붙여주는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다. 지식 전수보다 중요한 일이다. 책을 보고, 여행하며, 실험실에서 과학을 탐구하는 이 모든 일이 ‘꿈을 찾는 과정’이다. 연구 역시 세상을 들여다보는 방법 중 하나다. 학생은 자기 꿈만 찾으면 스스로 나아가는 존재다. 대학과 선생님들은 믿고 기다려줄 필요도 있다.

물론 수치적으로 평가할 때는 고민이 되지만 그 부분은 행정적 편의에 가깝다고 본다. 객관적인 성적 평가와 본질적인 평가가 늘 일치하지는 않지만 그 사이를 적절히 맞춰가면서 학생들이 꿈을 찾을 수 있다고 본다. 교육의 본질을 잊지 않는 게 중요하다.

- 교수로서 연구분야 성과를 내려면 교육만 강조할 수도 없지 않을까.

제 연구 분야는 인공지능(AI)이고 바이오 및 뇌공학 교수를 지냈다. 교수 시절에도 연구를 위한 연구를 한 적은 없다. 아이들에게 재미를 주기 위해 프로젝트를 따러 다녔고 그렇게 자란 학생들이 졸업 후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회사를 세웠다. 교수가 연구에만 집중하면 학생은 ‘연구를 위한 연구원’으로 전락하고 만다. 이른바 주객전도다. 학생들이 교수의 마음속에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모를까? 다 안다. 그때부터 교육은 힘들어진다.

그렇다고 교수들이 고민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본디 연구는 10년 이상은 파고들어야 하는데 학생들은 4년 안에 학위를 마치고 나가는 경우가 많다. 교수가 이 연구를 지속하려면 다른 학생들을 연구에 투입해야 한다. 그때부터는 선택의 문제다. 학생들이 그 랩에 들어가서 연구를 집대성하기 위해 투입되도록 둘 것인지, 아니면 학생이 원하는 걸 하도록 놔둘지. 좋은 연구 성과를 목적으로 한다면 전자, 학생 교육에 방점을 찍는다면 후자를 택하면 된다. 나는 후자였다.

돌이켜보면 결과적으로는 제자들이 산업사회를 이끌고 있어 기쁘고 교수로서는 엄청난 연구 성과를 거뒀다는 생각은 들지 않아 아쉽기도 하다. 하지만 지금도 대학이 학생이 꿈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곳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이광형 KAIST 총장 (사진 = 한명섭 기자)
이광형 KAIST 총장 (사진 = 한명섭 기자)

- 총장으로서 KAIST를 위해 어떤 전략을 가지고 움직이고 있나.

총장도 임기 중에 이룰 꿈을 가져야 한다. 내 꿈은 KAIST를 세계 10위권 안의 대학으로 만드는 것이다. 이 꿈을 위해 ‘총장 이광형을 대체할 수 없는 일’에 초점을 맞추고 그 일만 할 생각이고 세 가지로 요약 가능하다. △대외업무 집중 △대학 내 변화 추진 △총장으로서 격려 등이다.

대외업무에는 기부금 모금 활동도 들어간다. KAIST가 기부금을 잘 모은다고 소문나 있지만 정작 총장 명함을 가지고 찾아가서는 기부금 달라는 말은 꺼내지 않는다. 기부자들은 KAIST가 만들어낸 성과와 공동체의 저력을 믿고 과학기술 발전에 써달라며 내신다. 큰 돈은 사사로운 정에 의해서 움직이지 않는다. 모교니까, 고향이니까 하는 이유 보다 자기 인생 전부를 걸 때는 더 큰 이유가 있다. ‘내 뜻을 제대로 쓸 곳’, ‘국가를 위한 일을 할 수 있는 곳’에 한다.

대학 내 결정을 내려야 하는 사안들은 대부분 위임전결 구조를 따른다. 일상적인 결정은 총장까지 올라오지도 않게 해달라고 한다. 총장 의견을 들으려고 오는 경우도 있지만 총장보다 그 일을 더 잘 아는 부총장들이 있기 때문에 그분들께 맡긴다. 오히려 격려하는 일은 총장 이름으로 상도 주고 만나기도 하며 표현에 신경을 쓴다.

- KAIST 구성원들과 접촉점이 너무 적은 것은 아닌가.

선택의 문제다. 물론 자주 만나면 우선은 소통이 원활한 것처럼 보일 수는 있다. 극단적인 이야기로 들릴 수 있지만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지 않으면 소통은 자동으로 잘 된다. 소통이 잘됐다는 것은 ‘내가 모르는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는 의미이자 변화가 없다는 말과 같다. 성과 없는 소통을 택할지 성과 있는 변화를 택할지는 선택의 문제다.

그렇다고 KAIST가 소통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 KAIST는 ‘첫·화·사(매달 첫번째주 화요일 4시)’라는 이름의 총장 미팅 시간이 있다. 학생, 직원, 교수, 외국인 유학생 할 것 없이 원한다면 온·오프라인으로 참석해서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다. 다만 이 외에는 대체불가능한 일을 하기 위해 에너지를 집중시키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판을 바꾸는 일’, 의학전문대학원 설립
- 최근에는 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해 의학전문대학원 설립을 추진하는데 가능할까.

의사과학자 양성은 국가적으로 필요한 부분이다. 코로나19 같은 전염병이 도는 데도 국내 백신이나 치료제를 못 만들어서 해외 수입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연구’를 안 해서 일어난 일이다. 의료 연구는 생화학·생물학·물리학·화학을 전공한 학자들도 할 수 있지만 여기에 ‘의사’도 필요하다. 매년 국내 의대에서 약 3300명 정도의 의사를 배출하는데 의사연구자는 거의 없다. 백신이나 의료기기는 인체반응을 알기 위해 의사가 필요한데 국내엔 이런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 노벨상을 받는 생화학자 셋 중 한 명이 의사고 외국 유명 제약회사 연구직의 셋 중 한 명도 의사다. 정부에서도 10여 년 전부터 MD-PhD(의사과학자) 과정을 만들어 연구직으로 가면 장학금을 준다고 했지만 지원자가 없었다. 바이러스는 계속해서 변종이 나타나는데 그때는 어떻게 하나. 그렇기 때문에 과학기술원이나 포항공대 같은 연구대학에서 판을 바꿔야 한다.

- 의무복무기간이 지나면 의사과학자로 살다가도 임상의로 진출하지 않겠냐는 우려가 있다. 소득의 문제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당연한 반응이다. 먼저 미국 사례를 보면 기우라는 것도 알 수 있다. 미국은 의대를 졸업해서 10~20%가 산업계 연구직으로 진출한다. 거기에 더 좋은 급여와 기회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사회는 의료 관련 산업이 미국만큼 발전하지 않아 환자 보는 데 의사의 역할이 국한된 것처럼 보이는 거다. 하루에 100명 이상씩 환자를 보는 것만이 그들의 세상인 상황이다. 하지만 돈도 벌고 재미있게 사는 길이 많다. 누가 그 길을 먼저 걷는지가 관건이고 그 길을 KAIST가 열겠다는 말이다.

KAIST에는 이미 의과학대학원이 있어 전문의를 취득한 의사들이 와서 연구 중이다. 다시 임상의로 돌아가도 병원에서 연구를 이어나가기 때문에 성공한 측면은 있지만 이미 나이가 들었기 때문에 가능성도 그만큼 줄어들었다고 본다. 젊은 학생들이 좀 더 일찍 연구에 뛰어들어 연구에 재미를 붙이고 회사도 창업하고 다양한 미래를 열어갈 수 있도록 해보고 싶다.

■기술융합 선도 대학, 앞으로의 전략은?
- 기술융합시대에 대학 중에는 갈피를 못 잡고 있는 곳들이 많다. 앞으로의 시대를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

‘새로운 길’을 걸어야 할 때다. 기존에 하던 걸 버리고 간다는 말이지만 ‘현명하게 벗어나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고 본다.

첫째는 10년 후에 사람들이 원하게 될 것을 당장 붙잡아야 하고 지금부터 시작해야 한다. 궤도를 벗어나야 한다고 해서 무작정 이탈할 게 아니라 10년, 20년 뒤 인간이 원할 것을 예측해서 지금 제대로 시작해야 한다는 의미다. 미래 예측을 위해 미래 인간을 연구하는 일이 필요한데 이게 바로 ‘인문학’이다. 기술 변화에 따라서 세상이 변해도 인간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고민하는 인문학이 필수다.

둘째는 외부 자극을 받아야 한다. ‘궤도를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만 하면 될까? 관념만으로는 안 된다. 궤도를 이탈할 힘이 필요하고 그 자극을 주는 게 문화·예술이다. 이류 대학을 지향한다면 고민할 필요 없는 문제다. 선진국이나 앞선 대학들을 잘 따라가기만 하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계 10위권 대학이 되려면 새로운 힘이 필요한 시점이다. 가끔 ‘세계 일류 대학들은 500년 전에 생긴 곳들이 많다’고 말하는 패배주의자들이 있는데 화가 난다. 세계를 정복한 한국인들이 있는데도 말이다. 이미 삼성, 조수미, BTS, 봉준호 등이 세계 최정상에 올랐다. 삼성도 조수미도 했는데 우리도 할 수 있다. 아직 우리가 일류가 되지 못했던 이유는 우리 마음속에 1등에 대한 결의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제는 선례들을 잘 보고 배워 문화예술과 인문학의 힘으로 궤도를 벗어나 새로운 일을 벌여야 할 때다. 우리는 반드시 해낼 수 있다고 믿는다.

- 특이점(Singularity)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인간을 능가하는 기계가 나왔을 때 어떤 고민이 필요한지 궁금하다.

인간과 지능이 비슷한 물체와 함께 일을 하는 시대가 온다면 그 물체를 무시하기는 힘들어질 거다. 2017년 열린 ‘페어 바둑’ 대국을 실례로 들 수 있다. A팀은 구리 9단과 알파고, B팀은 렌샤오 8단과 알파고가 팀을 이뤘다. 기사들의 역량만 비교하자면 9단이 이길 가능성이 높다고 봤지만 결과는 B팀의 승리였다. 의외라는 생각이 들 수 있겠지만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복식의 승패는 ‘호흡’에 달려있다. 앞으로의 세상 역시 협동을 잘해야만 하고 그 협동의 대상이 AI이다. AI를 이해하고 AI가 못하는 것을 보완해주며 호흡을 잘 맞춰 가는 사람이 성과를 내고 사회의 리더가 될 것이다.

바야흐로 새로운 공존사회가 도래하는 셈이다. 존재를 인정하고 공존하는 것이 이상적 발전임에도 간혹 일부 인본주의자들은 ‘인공지능 존중은 말이 안 된다’고 여긴다. 이는 50년 전에 팽배했던 ‘남존여비’와 다를 바가 없다. 지금도 이런 사고를 하고 있으면 가정불화가 일어나게 된다. 불화가 심해지면 계급갈등과 전쟁이 일어난다. 역사적으로 일어났던 전쟁과 혁명들은 계급 때문에 사회가 뒤집어진 선례들이다. 지금부터 사상의 변화를 일으켜야 한다.

이광형 KAIST 총장 (사진 = 한명섭 기자)
이광형 KAIST 총장 (사진 = 한명섭 기자)

■세계 대상으로 성장하는 카이스티안(KAISTian), 지속가능한 ‘꿈’
- 세계 일류 대학으로 가는 길에 ‘국제화’가 관건인 것 같다. 뉴욕에 글로벌 캠퍼스를 짓는다고 발표했는데 어느 정도 진행됐는지.

앞서 말했지만 대학이 할 일은 학생들로 하여금 꿈을 가질 수 있도록 불을 붙여주는 일이다. 안타깝게도 우리 학생들은 ‘꿈’이 작다. 학문적 능력으로만 따지면 MIT에 뒤지지 않음에도 차이는 꿈의 크기에서 나타난다. MIT를 졸업하면 세계를 호령하는 기업을 만들겠다고 하는데 KAIST 졸업생들은 네이버나 카카오 만들겠다는 정도다. 결국 꿈을 키워야 한다는 말인데 이를 위해서는 세계로 나가서 더 많은 것을 보고 누려야 한다. 먼저 세계의 중심지이자 심장을 ‘뉴욕’으로 봤다. 학생들이 뉴욕에서 놀 수 있도록 해주고 싶은데 그러려면 대학이 놀이터를 만들어줘야 한다.

특히 세계 대학평가를 보면 다른 항목보다 현저히 낮은 국제화 점수를 볼 수 있다. 이것만 높여도 20위 안으로 금방 진입할 수 있다. 우수한 교원을 뽑을 때 한국에 와서 재직하라고 할 때와 뉴욕에서 일하라고 할 때가 같을까? 학생도 마찬가지다. 연구든 창업이든 한국에서 하는 것과 시작부터 다를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가 있다고 해서 글로벌 캠퍼스를 정부가 만들어줄까?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부금을 받으러 다녔고 그러던 중에 한인 교포인 배희남 GLF 회장을 만났다. 배 회장께 “꿈을 키우기에는 한국 너무 좁다. 겨우 국내 포털 사이트 정도 만들어보겠다고 한다. 왜 우리는 구글 같은 회사를 못 만들까”라고 했더니 그 말에 공감했다. 아시다시피 외국에 대학을 만드는 게 그리 간단한 일은 아니다. 인천 송도에 있는 외국 대학들 역시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았다. 캠퍼스 지을 외국의 법도 잘 알아야 하고 분명 시행착오도 겪게 될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품은 비전이 변하지 않는다면 결국 이뤄질 것이다.

- 주어진 총장 임기 안에 실현하기 힘들어 보이는 계획들이다.

대학이 한 방향으로만 나아가면 된다. 저 역시 전임 총장의 비전을 뒤집은 게 없다. 기존의 비전과 목표를 계승했다. KAIST는 여전히 ‘가치 창출대학’이고 ‘창의·도전·배려’를 캐치프레이즈로 삼고 있다. 생물학적으로 총장이 바뀌더라도 비전과 사상을 공유하고 방향성을 유지한다면 그 유지는 이어진다.

KAIST에는 ‘서연’이라는 공부 모임이 매월 세 번째 주 월요일에 열린다. ‘경연’이 임금과 대신들의 토론 공부 모임이었다면 ‘서연’은 왕세자 교육 모임이다. 처음에는 경연이라는 이름으로 진행하려다가 ‘그럼 총장이 왕이냐’고 할까봐 수정했다.(웃음) 서연은 뜻 그대로 후임자를 위한 자리다. 모임에는 학과장, 학장, 처장, 부총장 등의 보직을 맡고 있는 교수들이 참석한다. 그 분들과 긴밀히 생각을 공유하고 서로 배우며 대학을 끌어가고 있다. 이렇게 한 몸이 돼 그분들하고 내 생각을 공유하고 그분들의 생각을 배워서 적용하고 하다 보면 어느새 한 몸이 돼서 대학을 이끌어가게 된다. 결국 그다음 세대가 추구하는 대학의 방향도 유지되는 셈이다.

이광형 KAIST 총장(왼)과 최용섭 본지 편집인 겸 주필(오) (사진 = 한명섭 기자)
이광형 KAIST 총장(왼)과 최용섭 본지 편집인 겸 주필(오) (사진 = 한명섭 기자)

■이광형 KAIST 총장은…
1978년 서울대 산업공학 학사, 1980년 KAIST 대학원 산업공학 석사, 1982년 프랑스국립응용과학원(INSA Lyon)에서 전산학 석사, 1985년 INSA Lyon에서 전산학 박사 과정을 마치고 KAIST 공과대학 전산학과 교수로 부임했다. 교수 시절 김정주(넥슨), 신승우(네오위즈), 김준환(올라웍스), 김영달(아이디스) 등 국내 1세대 벤처 창업가들을 배출한 ‘벤처 창업 대부’로 불린다. KAIST에서 교학부총장, 교무처장, 국제협력처장, 과학영재교육연구원장, KAIST 비전 2031위원회 공동위원장 등 다양한 보직을 거쳤고 2021년 2월 제17대 KAIST 총장으로 선임됐다. 프랑스정부 Chevalier 훈장(2003년),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위원장상(2012), 대한민국 국민훈장 동백장(2016년), 대한민국 녹조근정훈장(2020년) 등을 수상한 바 있다. 

<대담= 최용섭 편집인 / 정리= 허정윤 기자 / 사진= 한명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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