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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LEADERSHIP

연설문

2019년 학위수여식 식사

작성자 PR Office 작성일 2019.02.15 조회수1071

사랑하는 졸업생 여러분,

동문 총장이자 선배 과학자로서 여러분의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오늘 이 축복받은 자리에 함께 해주신 강창희 前 국회의장님,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의원님, 조승래 의원님, 민주평화당 김경진 의원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님을 대신해 참석해주신 임대식 과학기술혁신본부장님, 이장무 이사장님, 강석중 이사님, 이수영 발전재단 이사장님, 차기철 총동문회장님, 우송대 존 엔디컷 총장님,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 임종태 센터장님, 금성백조주택 김호 사장님, 코아텍 문영환 대표이사님을 비롯한 내외 귀빈 여러분께 충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리고 자녀들을 지금까지 온 정성을 다해 키워주신 학부모님 여러분, 귀한 자녀들을 KAIST에 맡겨 주시고 기다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학생들의 실력과 인격을 기르는 데 심혈을 기울이신 교수님, 직원 여러분, 그동안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무엇보다 KAIST에 들어와서 불철주야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이면서 달려 온 졸업생 여러분에게 가장 큰 축하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여러분이 있어서 KAIST는 더욱 발전했습니다. 동문 총장으로서 여러분이 자랑스럽습니다.

KAIST는 1971년 설립된 이후 오늘 학위수여식까지 13,029명의 박사를 포함해서 63,830명의 선배들이 자랑스러운 졸업장을 안고 나갔습니다.

이 많은 동문들이 과학기술 발전과 산업 발전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했는지는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많은 나라에서 경이적인 눈으로 보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과학기술계 리더급 인력의 23%가 여러분의 선배들입니다.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보이는 반도체 산업의 경우 최고 CTO가 모두 KAIST 출신이고, 석박사급 고급 인력의 25%가 우리 동문입니다. 우리나라 이공계 교수 중 20%, 대덕연구단지 박사급 인력 4명 중 1명이 또한 KAIST 출신입니다.

창업이 국가적으로 중요한 시기인 지금, 여러분 선배들은 창업 분야에서 눈부신 경쟁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동문창업기업이 1,500여 개에 이르며 이들 기업의 고용창출이 4만 2천여 명, 연매출은 15조 원에 이릅니다.

지난 48년간 정부출연금 지원이 총 3조 1천여 억 원임을 감안했을 때, 정부의 투자대비수익은 매우 높습니다. 창업 한 분야만 고려해도 KAIST는 정부의 가장 성공한 프로젝트 중 하나입니다.

KAIST는 국내외 과학기술계 뿐 아니라 정치, 경제, 언론 등 각계의 주요 인사들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외국 주요인사 및 주한 외국 대사들께서 하루가 멀다 하고 우리 대학을 방문합니다. 그 이유는 대한민국이 반세기 만에 이룬 기적에 KAIST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는 사실을 높이 평가하기 때문입니다.

학교를 방문한 외국 주요 인사들께서 하는 공통적 질문이 있습니다.

“KAIST가 설립 반세기 만에 ‘World-Class University’로 성장하고, 대한민국이 이룬 기적의 동인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입니다. 저는 다음의 세 가지로 답을 합니다. 첫째는 비전(Vision)입니다.

KAIST 설립 근간 보고서인 일명 터만 보고서의 마지막 장 ‘미래에 대한 꿈(The Dream of the Future)’에는 시대를 앞선 원대한 비전이 담겨있습니다.

“2000년경이 되면 KAIST는 국제적 명성의 훌륭한 기술대학이 될 것이고, 대한민국 교육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선봉에 설 것이다. 더 중요하게는, 국민들의 자신감을 고양할 뿐 아니라 안정되고 자유로운 한국 사회를 만드는 초석이 되어 있을 것이다.”

1970년 당시 사실 많은 분들이 KAIST 설립을 반대했습니다. “기존 대학을 지원하지 않고 새로운 대학을 설립하는 것은 잘못된 정책”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일부 교수들은 미국 대통령 과학자문관에게 “600만 달러 차관을 지원하지 말라”는 탄원서를 보냈을 정도로 심하게 반대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 및 과학계 리더들이 역사의 지평선 너머를 보는 비전을 가지고 KAIST를 출범시켰습니다. 둘째는 혁신(Innovation)입니다.

국내 최초의 대학원중심대학이자 연구중심대학으로서 KAIST는 혁신적인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해 과학기술 고급 인력양성을 선도해왔고, 혁신적인 연구 결과를 창출해 국가발전에 기여해왔습니다. 여러분의 선배들은 혁신의 DNA를 가지고 전인미답(前人未踏)의 길을 걸어왔습니다. 마지막으로 열정(Passion)입니다.

교수님들의 교육과 연구에 대한 열정은 학생들에게 그대로 이어졌습니다. 새벽까지 연구하고 공부하다 세면대에서 코피를 흘리는 학생들이 자주 목격될 정도로 열정적이었습니다.

졸업생 여러분들도 그런 열정을 가졌기에 오늘의 자리에 올 수 있었을 것입니다. Vision(비전)과 Innovation(혁신)과 Passion(열정)의 VIP 정신이 KAIST를 대한민국 과학기술계 VIP(Very Important Player)로 만들었고, 여러분을 VIP(Very Important Person)로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렇듯 VIP 정신을 가졌기에 반세기 만에 우리는 설립 초기에 꾸었던 꿈을 대부분 이룰 수 있었습니다.

이제 어느 나라를 가도 KAIST를 모르는 과학자는 없을 정도로 KAIST는 세계적인 대학으로 우뚝 섰습니다. 어느 나라의 과학기술 역사를 봐도 국제원조로 태어난 대학이 KAIST만큼 세계적인 대학으로 우뚝 선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대학 역사 50년’이란 짧은 기간에 이뤄진 이러한 발전을 생각하면 정말 기적이 아닐 수 없습니다.

반세기 전 KAIST에 6백만 불의 차관을 주었던 미국 국제개발처(USAID)는 “KAIST는 원조를 받던 대한민국을 과학기술혁신 리더 국가로 바꾸었다”며 미국 국제개발처의 대표적 성공 사례로 발표한 바 있습니다.

KAIST가 없었으면 대한민국에 오늘날과 같은 글로벌 기업들도, 과학기술의 발전도 없었다고 감히 말씀드립니다.

이제 여러 개도국에서 KAIST를 벤치마킹하여 자국에 KAIST 같은 대학을 만들고 싶어 합니다. 3일 전 아프리카 케냐에 Kenya Advanced Institute of Science and Technology, 즉 KAIST를 설립하는 착공식이 있어 다녀왔습니다. 반세기 전 미국 차관을 받아 설립된 KAIST가 이제 우리나라에서 케냐에 차관을 제공하며 KAIST를 설립해 주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성공한 대학 모델을 외국에 수출하는 첫 케이스입니다. 매우 자랑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여러분은 이런 자랑스럽고 독특한 대학의 졸업생으로서 이제 KAIST 동문이 되는 것입니다.

친애하는 졸업생 여러분!

오늘 학위수여식은 여러분이 인생을 중간결산하고 다시 한 번 시작하는 엄숙한 순간입니다. 졸업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입니다. 그래서 졸업식을 영어로 Commencement Ceremony라고 합니다. 여러분들은 지금 새 출발선에 서 있습니다.

이제 새로운 시작을 앞둔 여러분들에게 동문 총장으로서 3가지를 특별히 당부하고자 합니다.

첫째, 4차 산업혁명의 선봉장이 되어 주길 바랍니다.

KAIST와 그 졸업생들은 태생적으로 우리나라 교육과 연구의 선도적 사명을 감당할 때 존재가치가 있습니다. KAIST와 여러분 선배들은 지난 반세기 우리나라 산업화 과정에서 이 역할을 훌륭히 해냈습니다.

이제, 세계경제포럼 클라우스 슈밥 회장의 예견처럼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이 인류사회에 쓰나미처럼 다가오고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은 지구상 어떤 국가도 아직 이루지 못한 인류문명사회 태동기입니다. 추격 전략에 익숙한 우리나라에는 위협일 수도 있지만 모든 국가가 비슷한 출발선상에 있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기회의 요소입니다.

반세기 전 산업화 태동기에 국가 과학기술 발전에 선봉장 역할을 했던 KAIST와 졸업생들이 이제 4차 산업혁명 태동기에 선봉장 역할을 하여 존재가치를 드러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KAIST는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한 교육 혁신, 연구 혁신, 기술사업화 혁신, 국제화 혁신을 통해 우리나라 대학의 선봉장이 되고 나아가 세계적 선도대학으로 도약하려고 합니다.

아무쪼록 졸업생 여러분들도 각자의 새로운 위치에서 대한민국 4차 산업혁명 실현을 위한 선봉장이 되어 국가의 미래를 밝히는 희망의 등불이 되어 주길 바랍니다.

둘째, 도전과 창의와 배려의 ‘C3’ 정신을 발휘해 주기 바랍니다.

인류는 지금 과학기술 발전과 그로 인한 문명이 기하급수적으로 변화하는 ‘가속도 시대’ 에 살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입학하던 때와 지금 졸업하는 시기만 비교해도 얼마나 많은 변화가 일어났는지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인공지능의 거센 물결은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바둑을 굴복시켰습니다. 그 어떤 세계 최고의 프로바둑 기사라도 인공지능 알파고를 상대로 감히 이길 생각을 못 하는 세상이 됐습니다.

또한, 사람이 운전하지 않는 자율자동차가 전 세계 모든 도로를 달릴 것 같은 기세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자동차의 내연기관은 전기 차나 수소 차에 자리를 내어줘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시대가 왔습니다.

일부 초강대국이나 가능했던 우주탐사의 모험을 이제는 개인도 할 수 있을 만큼 로켓 발사는 더욱 쉬워지고 경제적으로 바뀌었습니다.

화석연료를 대신해서 태양열을 이용한 청정에너지가 세계 에너지 지도를 급격히 바꿔가는 중입니다.

인간의 유전자를 손쉽게 편집해서 불치병을 치료하는 맞춤 정밀의료시대가 훨씬 가까워졌습니다. 한 사람의 유전자를 판독하는데 처음에는 3조 원이 들어갔지만, 지금은 100만 원 미만으로 가능한 시대가 됐습니다.

창조적인 탐구심과 열정적인 도전의 결과로 우주의 탄생 비밀이 한 꺼풀씩 드러나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졸업생 여러분,

이 급변하는 ‘과학기술 가속시대’에 여러분들이 KAIST 교육과 연구를 통해 몸에 밴 도전과 창의의 정신을 마음껏 발휘하시기 바랍니다. 남들이 해결하지 못했던 인류의 난제들에 도전하여 창발적 아이디어의 창의정신을 발휘하여 세계적 수준의 과학기술 업적을 창출해 우리나라와 인류사회 발전에 공헌해 주길 바랍니다.

도전과 창의 정신에 더하여 배려의 정신을 또한 발휘해 주기 바랍니다. 배려정신은 우리 사회에 부족한 정신으로 우리나라가 명실공히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갖추어야 할 사회적 자본이라고 생각합니다. 더욱이 사회 각계의 리더가 될 여러분들에게 매우 필요한 정신입니다.

조직과 자신의 이해관계가 충돌할 때 양보하고 희생하는 배려의 정신을 보여주길 바랍니다. 여러분의 배려 정신은 조직과 사회 발전의 토대가 될 것이고, 궁극적으로는 여러분을 더 큰 리더로 성장시키는 자산이 될 것입니다. 여러분들의 도전과 창의의 DNA가 배려라는 바구니에 담겨 있으면 더욱 가치 있고 빛을 발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대한민국의 국격을 세계에 제고하길 바랍니다.

KAIST는 더 이상 국내 일개 대학이 아닙니다. ‘국민의 대학’입니다. 우리는 세계적 수준의 과학기술 인력양성과 신지식을 창출해 대한민국의 지적 브랜드를 세계에 널리 알리고 대한민국의 국격(國格)을 제고할 책무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인식하에 여러분도 주지하다시피 작년 3월 ‘비전2031 선포식’을 통해 ‘글로벌 가치창출 선도대학(Global Value-Creative Leading University)’의 새로운 비전을 선포했습니다.

세계적 수준의 학문 가치 창출!
세계적인 수준의 기술 가치 창출!
세계적 수준의 경제적 부가 가치 창출!
KAIST와 여러분들이 담당해야 할 새로운 시대적 사명입니다.

사랑하는 졸업생 여러분!

여러분의 무대는 전 세계입니다. 글로벌 수준의 실력을 연마했습니다. 이제는 한국을 뛰어넘어 전 세계를 향해 꿈을 펼치기 바랍니다. 패기 있게 미래를 향해 도전하기 바랍니다. ‘Global Shaper’로서 세상을 새롭게 만들고, ‘Global Innovator’로서 세상을 혁신하고, ‘Global Mover’로서 세상을 발전시켜 주길 바랍니다.

스승으로서 총장으로서 가장 기쁘고 흐뭇한 일은 우리 졸업생들이 탁월한 성과를 통해 국가의 발전과 나아가 인류사회 발전에 기여한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입니다.

인류사회에 여러분 한 명 한 명의 이름을 남기고 눈부신 업적과 교훈을 남기길 바랍니다. 이것은 KAIST 졸업생으로서 국가가 여러분에게 부여한 시대적 책무입니다.

사랑하는 졸업생 여러분,

국적은 바꿀 수 있어도 학적은 바꿀 수 없이 영원한 것입니다. 졸업 후에라도 혹 학교에 도움이 필요할 땐 주저 하지 말고 찾아오길 바랍니다.

여러분이 졸업하기까지 학교와 교수님들이 엄한 아버지의 모습이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졸업생 여러분에게 KAIST는 어머니의 품과 같이 언제나 따뜻하게 맞이해줄 어머니 학교, 모교(母校)로서 한결 같이 활짝 열려 있을 것입니다.다시 한번 여러분의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하고 새로운 인생의 여정에 풍성한 열매가 맺히기를 기원합니다. 이 자리에 참석하신 모든 분들께 축복과 은총이 함께하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19. 2. 15.

KAIST 총장 신 성 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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