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반갑습니다.
KAIST 행정선진화 발표 및 출판기념회를 개최하게 되어 매우 의미 있고 뜻깊게 생각합니다.
오늘 행사를 준비하기 위해 많은 분들이 수고해 주셨습니다. 특히, 김기한 행정처장님께서 리더십을 발휘해 주셨고, 방진섭 행정부장님께서 센터를 맡아 행정선진화 방안 마련 등 많은 일을 해주셨습니다. 여러분의 수고에 감사드립니다.
오늘 행사에 참석 하면서 ‘우리 대학의 미래가 매우 밝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구성원 규모를 보면, 학생 다음으로 행정직원이 많습니다. 교수가 640여 명이고 정규직 행정직원이 약 700명인 것을 감안하더라도, 행정직원은 규모면에서나 역할 측면에서 우리 대학의 중요한 한 축입니다. 이런 면에서, 여러분들이 주체의식을 갖고 대학 행정에 새로운 혁신과 변화를 도모하려는 모습은 우리 대학 발전의 중요한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우리 대학이 쌓아 온 연구와 교육의 세계적 명성에 걸맞은 대학행정 역량을 갖추도록 여러분이 자발적으로 고민하고 열정을 다해 주신다면 그 성과는 KAIST의 변화와 혁신으로 이어질 뿐만 아니라 ‘글로벌 가치창출 선도대학’의 비전 달성을 앞당길 수 있을 것입니다.
2주 전에 이곳에서 세계적인 대학평가기관인 THE와 공동으로 ‘Innovation&Impact Summit’을 개최함으로써 우리 대학의 글로벌 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었습니다. 당시 35개국 115개 기관에서 참석한 세계 대학 총장들과 기관장 등 300여 명의 참가자들은 행사를 위해 수고하던 우리 직원들과 학생 자원봉사단의 열정과 헌신에 대해 큰 감명을 받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KAIST는 1971년 설립 후 반세기 만에 세계적인 대학(World Class University)으로 도약했습니다. 반세기 전 대한민국 보다 부유했던 국가의 대학들과 비교해도 이렇게 단기간에 세계적인 대학으로 성장한 사례는 KAIST가 유일합니다. KAIST는 이제 세계 대학들, 특히 개도국에서 벤치마킹하고 싶어 하는 대학이 되었습니다.
최근 보도된 바와 같이 케냐에 과학기술원이 설립될 예정입니다. 케냐 정부는 새로 설립할 케냐 과학기술원의 이름을 ‘KAIST’로 명명하고 싶어 했지만, 저는‘KENYAIST(KENYA+AIST)’를 제안했습니다.
KAIST를 벤치마킹 하려는 사례는 케냐 과학기술원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주한 터키 대사가 우리 대학을 방문하여 TAIST(Turkey Advanced Institute of Science and Technology)를, 도미니카공화국 고등교육과학기술부(Ministry of Higher Education Science and Technology) 장관이 방문하여 DAIST 설립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런 추세가 지속된다면 향후 20년 후에는 KAIST를 벤치마킹한 AIST 패밀리 대학이 여러 개 설립될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오늘 참석한 젊은 행정직원들이 은퇴할 시기가 되면 많은 곳에서 여러분들을 초빙하고 싶어 할 것입니다. KAIST에서 선진화된 대학행정의 전문성을 쌓아가고 건강을 유지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예측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제 바로 옆 공간인 스카이라운지에서 ‘비전2031 선포식 1주년 기념식’을 진행했습니다. 비전2031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서는 교육, 연구, 기술사업화 및 국제화 혁신 뿐 만 아니라 행정선진화가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저는 행정선진화를 위한 4단계 해법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첫 단계는, 행정직원들이 주인의식을 갖는 행정선진화 1.0을 달성하는 것입니다.
교수님들과 학생들은 KAIST에 소속되어 있다는 점에 대해 큰 자부심을 갖고 있으며, 이러한 정서적 유대감은 KAIST에 필요한 존재가 되려는 주인의식의 발현을 가능하게 합니다. 행정직원들 역시 강한 주인의식을 가져야 합니다. KAIST의 핵심주체는 교수와 학생, 그리고 행정직원이기 때문입니다.
행정업무가 정기적으로 보수를 받고 주어진 업무만을 수행하는 소극적 의미의 직업(Job)이 아닌 평생을 바쳐 이뤄야 할 사명을 뜻하는 적극적 의미의 직업(Vocation)이 될 때 자연스럽게 주인의식이 발현될 것입니다.
KAIST가 여러분들 인생의 사명을 이루어 가고 비전을 제시하는 곳이 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한다면 행정직원 모두가 주인의식을 갖게 되는 행정선진화 1.0이 완성될 것입니다.
두 번째 단계는, 장인정신을 갖는 행정선진화 2.0을 추구하는 것입니다.
대학행정 선진화를 위해서는 장인정신을 발휘해 본인에게 주어진 일을 대하는 태도의 변화를 추구해야 합니다.
특히, 맡겨진 업무 수행에 있어 책임감을 갖고 정성을 다 하며, 좀 더 완벽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하는 장인과 같은 태도는 대학행정의 선진화를 앞당기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입니다.
세 번째 단계는, 프로정신을 발휘하는 행정선진화 3.0을 구현하는 것입니다.
본인에게 주어진 일을 잘 수행할 뿐만 아니라, 더 나은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 창의적인 방법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고민하는 것이 프로정신입니다.
주어진 일만 수행하다 보면 매너리즘에 빠지기 쉽습니다. 신입직원으로 입사하면 처음 몇 년간은 열심히 업무를 수행하지만 비슷한 업무를 틀에 박힌 일정한 방식으로만 반복하다 보면 타성에 젖어들게 됩니다.
이를 극복하고 한 단계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프로정신이 필요합니다. 프로정신은 여러분이 매너리즘을 극복할 수 있게 할 뿐만 아니라, 호기심과 긍정적인 사고를 갖고 변화와 새로움을 지속적으로 추구할 수 있게 만들 것입니다.
네 번째 단계는, 글로벌 마인드를 통해 행정선진화 4.0을 완성하는 것입니다.
국제적 인식과 포용성을 갖고 세계인과 언어적‧문화적으로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어야 합니다. 특히, ‘글로벌 가치창출 선도대학’을 지향하는 KAIST 행정직원이라면 누구나 다음과 같은 글로벌 마인드와 역량을 가져야 합니다.
첫째, 캠퍼스에서 외국인 구성원들과 소통에 전혀 어려움을 겪지 않아야 합니다.
둘째, 비전2031의 방향성과 그 실행이 국제사회에 가져올 영향을 이해하고 적극 지원할 수 있어야 합니다.
KAIST 설립 50주년이 되는 2021년은 우리 대학 역사의 새로운 페이지를 쓰는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입니다. ‘50주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가 발족되면 KAIST가 우리 사회에 가져온 영향을 기록으로 남길 것입니다. 이는 우리나라를 위해서 만이 아니라 우리 대학을 벤치마킹하려는 전 세계 국가들을 위해서도 의미 있는 작업이 될 것입니다. 여러분의 많은 참여와 지원을 당부 드립니다.
주인의식, 장인정신, 프로정신, 그리고 글로벌 마인드를 갖춘 행정조직으로 거듭나게 된다면 KAIST 대학행정의 선진화는 반드시 이루어 질 것입니다.
KAIST는 국민의 자긍심을 높이고 희망을 전달해야 하는 기관으로 변함없이 혁신해 나가야 합니다. 이를 위해, 개교 50주년을 기념하며 향후 50년간 KAIST가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해 국민들에게 메시지를 던지려고 합니다.
대한민국은 많은 부분에서 희망을 잃어가고 있으며, 미래에 대한 불안은 한층 더 깊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희망의 메시지를 과감하게 전할 수 있는 기관이 어디라고 생각하십니까? 바로 KAIST입니다. 그 사명을 이루어갈 수 있는 사람은 누구라고 생각하십니까? 바로 여러분 입니다.
행정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소속기관의 행정 선진화를 위한 모임을 조직하고 운영하는 사례를 처음 봅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 대학의 행정선진화 추진 사례는 다른 기관들의 행정혁신을 선도할 훌륭한 롤 모델이 될 것입니다.
오늘 행사를 준비해 주신 여러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참석하신 모든 분들에게 축복과 건강이 함께 하시길 기원하며 축사를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9. 4. 16.
KAIST 총장 신 성 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