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대단히 반갑습니다.
우리 대학의 대표적인 최고위과정인 ‘최고경영자과정 (AIM: Advanced Innovative Management Program)’ 50기 수료를 충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수료식을 축하해 주시기 위해 참석하신 최윤길 동문회장님을 비롯한 내외 귀빈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본 과정을 위해 그동안 애써주신 경영대학 김영배 학장님, 이희석 부학장님, 안재현 책임교수님과 최고경영자과정 관계자 여러분의 노고에 감사드리며, 공로패를 받으신 분들께도 함께 축하드립니다.
우리 대학의 AIM 과정과 유사한 프로그램들은 국내의 다른 대학들에서도 많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혁신을 강조하는 우리 대학의 문화를 고스란히 담아 운영되고 있다는 점에서 본 과정은 친목 위주의 여타 최고경영자 과정과는 다른 차별성을 갖고 있습니다.
특히, AIM 과정은 최신 과학기술과 경영의 융합을 기반으로 한 커리큘럼 제공, 엄격한 학사관리, 그리고 수강생들의 적극적 참여와 노력을 강조하는 학습 분위기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이처럼 강도 높은 교육과정을 성공적으로 이수한 여러분들이 느끼고 있을 보람의 크기 역시 본 과정을 타 대학의 프로그램들과 차별화시키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이러한 차별성과 우수성은 국제적으로도 인정받고 있습니다. AIM 과정은 국내 경영자 교육과정으로는 유일하게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의 ‘2019 Executive Education Ranking’에서 세계 29위로 선정되었습니다. 또한, 아시아 지역에서는 4년 연속 1위를 차치하는 등 AIM 과정은 세계적 명성을 가진 프로그램입니다.
AIM 과정은 교육의 질적인 우수성을 기반으로 한 실력 위주의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1994년 9월에 시작된 이래 만 25년간 지속될 수 있었습니다. 이번 50기를 포함해 그동안 1,800여 명의 동문이 배출되었으며, 국내 대기업의 주요 임원들, 금융기관과 공공기관 등의 주요 수장, 중소기업 임원 등 국가와 사회발전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리더들이 AIM 과정을 졸업했습니다.
성공적으로 AIM 과정을 수료한 여러분들도 이제 자랑스러운 우리 대학의 동문입니다. 각계각층에서 활동하실 여러분들이 이공계 중심대학인 KAIST의 지경을 넓히는 첨병의 역할을 수행하고, 학교의 여러 행사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길 바랍니다.
동문이 되신 여러분께 우리 대학의 역사와 세계적인 명성, 그리고 혁신성에 대해 잠시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1971년 산업화 태동기 홍릉 캠퍼스에서 설립된 우리 대학은 1989년 대전으로 본원을 이전했습니다. 설립 이래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대학이자 세계적인 대학으로 성장한 KAIST는 13,100여 명의 박사를 포함해 64,000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했으며, 이들은 국가 과학기술과 산업 발전에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과학기술계 리더급 인력의 23%, 국내 글로벌 반도체기업의 CTO 대부분과 석·박사급 고급 인력의 25%, 우리나라 이공계 대학교수 중 20%, 그리고 정부출연연구소의 박사급 인력 중 25%가 우리 동문입니다.
반도체 산업발전에 대한 기여도만 고려해도, KAIST가 없었다면 대한민국이 지금과 같은 발전적인 모습을 갖추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또한, 우리 대학은 대한민국 스타트업의 요람입니다. 일자리 창출이 국가적 과제로 자리 잡은 현재, 동문 창업기업들은 1,500여 개에 이르며, 이들 기업의 고용 창출은 4만 5천여 명, 연 매출은 약 15조 원에 달합니다.
설립 이래 정부 출연금을 통한 공공자금 지원 규모가 총 3조 3천여억 원임을 고려했을 경우, 투자 대비 효과 (RoI: Return of Investment) 측면에서 대한민국 정부가 추진해 온 가장 성공한 프로젝트 중 하나가 바로 KAIST라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우리 대학은 국내뿐 만 아니라 국제 대학사회에서도 탁월한 기관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이를 통해 대한민국의 브랜드 가치와 국격을 제고하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저는 오늘 오전 러시아 출장을 마치고 귀국했습니다. MIT의 러시아 분교 격인 스콜텍(Skoltech)에서 개최된 「러시아 대학혁신 컨퍼런스(Остров 10-22)」에 초청을 받아 참석했으며, 러시아 대학 총장 100여 명과 산·학·연·관 주요 관계자 등 1,500여 명의 참가자들에게 ‘빠른 국가 성장을 위한 대학의 책임과 역할 (Role & Responsibility of University for Rapid National Development)’을 주제로 기조 강연을 했습니다.
컨퍼런스 참석자들은 대한민국이 일군 빠른 국가 성장과 우리 대학의 혁신에 대해 큰 관심을 보였고, KAIST의 혁신모델을 벤치마킹하고 싶어 했습니다.
러시아 대학 관계자들이 보여 준 이러한 관심은 25년 전 대표단을 이끌고 러시아 대학들을 방문했던 저에게는 격세지감(隔世之感)으로 다가왔습니다.
당시 방문목적은 러시아 대학으로부터 새로운 선진기술의 습득이었지만, 세월이 흘러 이제는 러시아의 변화를 꿈꾸고 4차산업혁명 시대 혁신을 추구하려는 러시아 대학들에게 우리 대학이 벤치마킹 대상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러시아뿐 만 아니라, 많은 국가로부터 반세기 만에 빠르게 발전한 우리 대학의 성공비결을 알려달라는 요청이 쇄도하고 있으며, 세계의 많은 대학이 우리 대학과 협력 확대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우리 대학의 혁신모델을 통째로 수입하려는 국가들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지난 2월 아프리카 케냐에서는 우리 대학을 벤치마킹한 ‘케냐 과학기술원 (Kenya Advanced Institute of Science and Technology)’ 설립 착수선포식 (Kick-off ceremony)이 개최되었습니다.
반세기 전 미국으로부터 6백만 불의 차관을 지원받아 설립되었던 우리 대학이 이제는 대한민국 정부의 차관 제공으로 설립될 ‘케냐 과학기술원’의 설립 컨설팅 주관사업자로 주도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케냐 정부 관계자들은 ‘케냐 과학기술원’이 설립되면 케냐의 국가발전에 핵심적인 기여를 할 것이라며 큰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우리 대학을 벤치마킹하려는 사례는 케냐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터키 대사는 ‘터키과학기술원(TAIST)’ 설립을, 그리고 도미니카공화국 고등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도미니카공화국 과학기술원(DAIST)’ 설립 의사를 피력했습니다.
이런 추세가 지속된다면 향후 20~30년 후에는 우리 대학을 벤치마킹한 ‘AIST 패밀리 대학’이 세계 곳곳에 설립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그때가 되면 여러분들이 어느 나라를 방문해도 우리 대학의 패밀리 대학들을 방문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이처럼 세계 각국이 우리 대학을 벤치마킹하고 싶어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대한민국이 반세기 만에 이룬 기적에 대한 우리 대학의 기여를 인정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대학을 방문하는 해외 주요 기관의 대표들과 주한 대사들이 제게 묻는 공통 질문이 한 가지 있습니다. “KAIST가 설립 반세기 만에 ‘World Class University’로 성장하고, 대한민국이 반세기 만에 이룬 기적과도 같은 발전의 동인으로서 역할을 수행 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인가?”
그리고, 이러한 질문에 대해 저는 다음의 세 가지 동인이 주요했다고 답을 해 주고 있습니다.
첫 번째 동인은 비전(Vision) 입니다.
KAIST 설립의 근거를 마련한 터만 보고서의 마지막 장 제목은 ‘미래에 대한 꿈 (The Dream of the Future)’ 입니다.
여기에는 “2000년경이 되면 KAIST는 국제적 명성의 훌륭한 기술대학이 될 것이고, 교육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선봉에 설 것이다. 더 중요하게는 국민들의 자신감을 고양할 뿐 아니라 안정되고 자유로운 한국 사회를 만드는 초석이 되어 있을 것이다”라는 시대를 앞선 원대한 비전이 담겨 있습니다.
이러한 미래에 대한 확고한 비전과 꿈이 있었기 때문에 우리 대학이 세계적인 대학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 동인은 혁신(Innovation) 입니다.
지난 반세기 동안 우리 대학은 혁신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 과학기술 고급 인력양성과 혁신적인 연구성과 창출을 선도해 왔습니다.
대한민국 최초로 대학원 중심대학체제의 도입, 모든 학생에게 국비 장학금 지급, 전문연구요원제도를 통한 병역문제 해결과 교육·연구 지속성 확보, 그리고 교수들에게는 파격적인 대우 제공 등이 이러한 혁신의 사례들입니다.
그리고 우리 대학의 이러한 혁신이 곧 대한민국 학계와 산업계의 혁신으로 이어져 궁극적으로 국가발전을 가능하게 했던 것입니다.
세 번째 동인은 열정(Passion) 입니다.
교수들과 학생, 그리고 직원들은 우리 대학의 설립 비전과 꿈을 반드시 이룰 것이며, 이를 통해 최빈국이었던 대한민국의 산업화와 경제발전을 견인하겠다는 남다른 열정과 사명감을 갖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세 가지 동인인 Vision, Innovation, Passion의 V.I.P. 정신을 가졌기 때문에 우리 대학의 설립 초기에 품었던 비전과 꿈을 반세기 만에 대부분 이룰 수 있었으며, 이를 통해 우리 대학은 오늘날 대한민국의 VIP(Very Important Player)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를 VIP(Very Important Person)로 만들었다고 확신합니다. AIM 과정을 수료한 여러분들도 우리 대학의 V.I.P. 정신을 바탕으로 각 분야에서 VIP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50이라는 숫자는 AIM 과정 50기인 여러분뿐 만 아니라 우리 대학의 역사에 있어서도 의미가 큽니다. 특히, 2021년은 우리 대학 설립 5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저는 50주년을 바라보면서 우리 대학에 새로운 비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최초의 동문 총장으로 취임하며 우리 대학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대학(World Class University) 넘어서 세계를 선도하는 대학(World Leading University)으로 발전해야 한다는 생각을 담아 ‘비전2031’을 선포했습니다.
‘KAIST 비전2031’의 핵심은 세계적 수준의 학문적 가치, 기술적 가치, 경제적 가치를 선도적으로 창출하고, 국가발전에 기여하며, 이웃을 배려하는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글로벌 가치창출 선도대학(Global Value-Creative Leading University)’이 되고자 하는 것입니다.
특히, 반세기 전 KAIST가 우리나라 산업화 태동기에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등불이었다면, 4차산업혁명 태동기에 선진국으로 도약하려는 대한민국에 희망의 메시지를 제시해야 할 때입니다. 저를 포함하여 학교 구성원들은 도전(Challenge), 창의(Creativity), 배려(Caring)의 ‘C3’ 정신을 바탕으로 교육, 연구, 기술사업화, 국제화, 미래전략의 혁신을 통해 ‘비전2031’을 달성하고, 국가발전을 선도할 것입니다.
이러한 비전은 교수와 학생, 직원뿐만 아니라 동문의 열정을 하나로 모을 경우 실현이 가능할 것입니다. 특히 AIM 과정을 졸업하는 여러분들의 혁신과 열정이 우리 대학의 새로운 비전과 꿈을 이루는 데 있어 큰 보탬이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당부하고 싶은 내용은 졸업 후 여러분들이 각자의 소속기관에서 VIP 정신을 실현하며 직장의 VIP가 되고, 이를 통해 국가발전 공헌에 공헌하며 자랑스러운 KAIST 동문으로서 우리 대학 발전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는 것입니다.
다시 한 번 여러분들의 AIM 과정 50기 수료를 축하드리며, 참석하신 모든 분의 행복과 건강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19. 7. 18.
KAIST 총장 신 성 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