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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LEADERSHIP

연설문

제2019-1회 전체교수회의 인사말

작성자 PR Office 작성일 2019.07.01 조회수1393


여러분 대단히 반갑습니다.

지난 한 학기동안 강의와 연구로 수고 많으셨습니다. 우리 대학은 타 대학에 비해 강의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지만, 그만큼 열과 성을 다해 강의를 준비하고 연구에도 집중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셨을 것입니다. 가을학기 시작 전 까지 남은 기간 동안 재충전의 시간을 보내시기 바랍니다.

오늘 정년보장과 승진 임명장을 각각 수여받으실 40명의 교수님들께 축하드립니다. KAIST에서 정년보장을 받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남다른 노력과 열정으로 정년보장의 성과를 일구신 분들께 진심어린 축하를 다시 한 번 전합니다.

지난 6개월간 신임교원으로 부임한 23명의 교수님들도 오늘 전체교수회의에 참석하셨습니다. 여러분들의 임용을 충심으로 축하드리고 환영합니다.

최근 임용되신 교수님들의 학문적 업적은 제가 30년 전 부임했을 당시와 비교해 보면 월등히 우수하다고 생각합니다. 신임교원들은 앞으로 우리 대학과 대한민국, 더 나아가 인류의 발전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저와 보직자들은 여러분들이 비상의 날개를 펼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먼저, 교수님들께 세 가지 축하의 소식을 전해드리고 기쁨을 나누고자 합니다.

첫 번째는 수상과 관련된 소식입니다.

우리 대학 교수님들은 매년 많은 수상실적을 올리고 계십니다. 특히 올해는 국내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대한민국최고과학기술인상’을 화학과 장석복 교수님이 수상하시게 되었습니다. 큰 박수로 축하해 주십시오.

2017년 이상엽 교수님과 황규영 교수님 수상에 이어 올해도 우리 대학에서 수상자를 배출하게 되어 매우 자랑스럽고 기쁘게 생각합니다. 함께 수상할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님은 우리 동문입니다. 우리 대학 교수와 동문이 올해 2명에게만 수여되는 ‘대한민국최고과학기술인상’ 수상의 영예를 모두 안게 되었습니다.

두 번째는 기부와 관련된 소식입니다.

한 독지가께서 성남시 분당의 토지 10만평을 우리 대학에 기부하기로 했으며, 이번 주 수요일 ‘기부 약정식’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우리 대학이 4차산업혁명의 첨병 역할을 하며 국민에게 희망을 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부를 실천한 사례입니다. 총장으로서 학교발전을 위한 기부를 확보할 때 마다 큰 보람을 느끼며 기쁨을 감출 수 없습니다.

세 번째는 2020년도 예산확보 관련 소식입니다.

공공기관들에 대한 정부의 재정지원 규모는 점차 줄어드는 추세며, 올해 예산조정은 전년 대비 13% 감액된 수준에서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우리 대학의 2020년 정부예산은 네 번에 걸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심의를 마친 현재 약 2.8% 상향되었으며, 메타융합관 건립과 글로벌 특이점 연구사업 등 중점사업 추진을 위한 예산을 모두 확보했습니다. 예산증액을 위해 수고해 준 기획처장과 예산팀 직원들에게 큰 박수를 부탁드립니다.

지금 대한민국 과학기술계는 도전을 받고 있습니다. 정부의 과학기술계 지원예산은 지난 20년간 연평균 10% 증가해 왔으며,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구개발 투자 비중에 있어 대한민국은 2017년 통계기준 4.55%로 이스라엘을 다시 제치고 세계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과학기술계의 성과는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감동을 주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많습니다.

국내 학술지 논문발표가 대부분이던 90년대에는 SCI급 해외학술지에 논문을 발표하는 것만으로도 국민들에게 호응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기준은 연구개발 활성화와 함께 더욱 높아졌으며, 2000년대에는 Nature, Science, Cell 등 세계적인 학술지에 논문을 발표함으로써 국민들로부터 인정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성과만으로는 더 이상 큰 호응을 기대할 수 없을 만큼 국민들의 눈높이는 높아졌습니다. 글로벌 임팩트 없는 성과는 국민들에게 큰 감동과 자부심을 줄 수 없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의 국위를 선양하고 있는 국내 초일류기업들, 그리고 예술·체육 분야에서 국민들에게 감동을 주고 자긍심을 높여주는 사례들과 같이, 과학기술계도 글로벌 임팩트 있는 성과창출을 통해 국민들에게 자부심과 감동을 줄 수 있어야 하는 시점이 도래한 것입니다.

과학기술계가 국민에게 감동을 주고 신뢰와 성원을 회복하기 위해 우리 대학이 주도할 수 있는 해법은 세 가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우리 대학이 새로운 학문분야의 진원지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이러한 노력이 결실을 맺는다면 노벨상급의 우수한 연구성과 창출도 가능해질 것입니다.

둘째, 기술기반 스타트업 육성을 통해 10억달러의 기업가치를 지닌 유니콘(Unicorn) 기업 뿐 만 아니라 100억달러의 가치를 갖는 데카콘(Decacorn) 기업까지 배출할 수 있어야 합니다.

셋째, 미세먼지나 감염성 질병 등 국민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사회문제 해결형 연구개발 활성화가 필요합니다.

이와 같이 우리 대학이 국민들에게 감동을 선사할 수 있는 연구개발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교원평가 시스템 혁신이 우선적으로 필요합니다. 특히 양적성과 위주의 단기평가를 과감히 탈피한 새로운 평가시스템 도입을 통해 창의적이고 도전적 연구를 활성화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다음 두 가지 혁신제도의 도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첫째, 교원 승진이나 정년보장 평가 시 대표논문 및 피인용지수를 주요한 평가지표로 활용하려 합니다.

각 학과 및 전공별 대표논문으로 인정될 수 있는 권위 있는 학술지들을 설정하고 그에 맞춘 피인용 목표치를 제시할 경우 자연스럽게 질적으로 우수한 연구가 활성화 될 것입니다. 또한, 이러한 평가시스템 혁신을 통해 예측 가능한 교원인사시스템 구축이라는 효과까지 달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둘째, KAIST를 새로운 학문의 진원지로 만들기 위해 ‘특이점 교수 (Singularity Professor) 제도’를 도입하려 합니다.

대한민국 과학기술계는 그 동안 빠른 추격자(Fast Follower) 역할을 통해 국가발전에 기여해 왔지만, 새로운 학문의 진원지를 만들어 가는 선도자(First Mover) 역할을 수행한 사례는 우리 대학에서 조차 찾아보기 힘듭니다.

따라서 대한민국이 새로운 학문분야를 개척하는 학문적 선진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이를 구체화할 수 있도록 장기간 한우물만 팔 수 있는 연구 환경을 조성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새롭게 도입하려는 ‘특이점 교수 제도’를 통해 선발된 교원에게는 연구의 단절이 없도록 10년간 평가를 유예하고, 이후 학문의 새로운 싹을 틔울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경우 10년간 추가로 평가 없이 연구를 수행하도록 지원할 것입니다. 결국 최대 20년까지 지속적 연구수행이 보장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제도의 구체적 시행방법에 관해서는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하며, 저도 많은 의견을 청취하고 있습니다. 오늘 진행될 전체교수 토론시간에도 ‘특이점 교수 제도’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과 건의사항을 기탄없이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 대학의 설립 50주년이 되는 2021년을 계기로 KAIST의 지난 반세기를 돌아보고 새로운 반세기를 준비하는 기회를 갖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원내 교수와 동문 등 62명이 참여하는 ‘개교 50주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를 발족했으며 5월 23일 킥오프 회의를 진행했습니다.

우리 대학은 그 동안 국내 교육과 연구혁신을 선도하는 대학이었다면 향후 반세기에는 ‘글로벌 가치창출 선도대학 (Global Value-Creative Leading University)’으로 도약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러한 비전과 전략을 구체화하는 50주년 기념사업위원회 활동계획에 대해서는 올 9월 공식적으로 발표하고, 내년 초부터 본격적인 여러 기념행사를 할 예정입니다.

2021년 2월16일 50주년 기념식은 국내외 주요 인사들을 모시고 대대적으로 진행할 것입니다. 최근 회동했던 외국 주요 귀빈들에게 기념식 참석을 요청하였습니다. 여러분들도 개교 50주년 행사에 큰 관심을 갖고 국제적인 행사가 될 수 있도록 많은 아이디어를 제안해 주십시오.

아프리카의 격언 중 “빨리 가려면 혼자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이 있습니다. 제 마음에 큰 공감을 일으킬 뿐만 아니라 우리 대학의 발전을 위해서도 도움이 되는 지혜의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학은 교수 개개인의 의견을 경청하고 창의적 학문업적이 창출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그러나 기관차원의 발전을 위해서는 미래비전을 공유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노력의 과정에 구성원 모두의 적극적인 동참이 필요합니다.

특별히 이 자리를 빌려 한 가지 당부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기관 내에서 어려움이나 불만이 있으면 내부적인 해결 과정이 충분히 진행되기를 바랍니다. 문제를 내부적으로 덮자는 것이 아니라, 내부 구성원이 서로의 어려움과 문제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기에 상호존중과 배려의 마음으로 귀 기울이고 노력한다면 해결하지 못할 어려움은 없을 것입니다.

저를 포함한 모든 보직자는 우리 대학 구성원들이 겪는 문제들이 잘 해결되도록 누구보다 더 관심을 기울이고 노력할 의지가 충분하며 준비가 되어 있음을 기억해주시기 바랍니다. 교수님들 역시 이러한 마음가짐으로 학생지도에 임해주시고, 이를 통해 학생들이 그들의 고민과 문제들을 교수님들께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고 먼저 도움을 청할 수 있도록 노력해 주십시오.

오늘 전체교수회의는 모두가 함께 소통하는 소중한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19. 7. 1.

KAIST 총장 신 성 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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