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 사 말 >
여러분 대단히 반갑습니다.
오늘 회의에 참석하신 여러분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는 인재들의 보고(寶庫)인 KAIST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계신 분들입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 중 하나인 AI 분야 연구를 개척하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우리 대학에서 AI를 전공한 교원은 여러분을 포함해 약 30여 명이며 AI와 관계된 연구를 수행하는 교원은 650여 명의 전임직 교원 중 약 20%에 해당하는 120여 명에 이를 만큼 AI는 우리 대학 대다수의 교수님들이 큰 관심을 두고 연구하는 분야가 되었습니다.
이처럼 AI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현상은 지난 1월 초 미국에서 개최된 ‘2020 국제전자제품박람회(International Consumer Electronics Show, CES)’에서도 직접 목격하고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올해 CES 행사를 참관하면서 참가 기업 대다수가 소프트웨어나 하드웨어적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AI 기술을 구현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이는 데 여념이 없었음을 확인하며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AI 플랫폼을 지배하는 자가 궁극적인 승자가 될 것이다”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향후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은 AI 소프트웨어 및 AI 하드웨어 플랫폼 선점을 위한 경쟁이라고 규정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며, 우리나라도 4차 산업혁명 선도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AI 기술력을 확보해야 합니다. 작년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우리나라가 집중해야 할 것을 “첫째도 AI, 둘째도 AI, 셋째도 AI”라고 강조한 이유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저는 『AI 연구원』 설립을 통해 우리 대학에 내재되어 있는 AI 분야의 잠재력을 극대화하고 이를 임팩트 있는 성과 창출로 연결 지을 방안을 고민해 왔으며, 올해 CES 참관을 계기로 『AI 연구원』의 혁신적 운영과 발전을 위한 방안을 큰 틀에서 구체화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구상한 『AI 연구원』의 핵심은 AI 융합연구의 허브 역할을 수행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AI 소프트웨어와 AI 하드웨어의 융합을 기반으로 한 연구를 향후『AI 연구원』이 수행해야 할 융합연구 분야 중 하나로 추진할 수 있습니다.
올해 CES에서 목격한 글로벌 AI 기업들의 경쟁 구도는 AI 소프트웨어 플랫폼과 AI 하드웨어 플랫폼으로 양분되어 있었으며 각각의 분야에서 글로벌 시장과 기술 선점을 위해 다투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Google, Amazon 등이 AI 소프트웨어 플랫폼 분야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는 반면 Intel과 AMD 및 Qualcomm 등은 AI 하드웨어 플랫폼 분야에서 선두다툼을 벌이는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하지만, AI 소프트웨어와 AI 하드웨어 분야를 병합(Merge)하려는 기업은 찾아볼 수 없었다는 점에 주목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를 새로운 도전을 위한 기회로 받아들이고 두 분야를 융합(Convergence)한 연구가 『AI 연구원』에서 추진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구상하게 되었습니다.
AI 소프트웨어와 AI 하드웨어의 융합연구뿐만 아니라 『AI 연구원』은 Health, Mobility 등 주제별로 특화된 AI 융합연구 그룹과 센터를 산하 조직으로 운영함으로써 AI 융합연구를 확대·강화해야 합니다.
『AI 연구원』을 통해 우리 대학의 AI 융합연구를 강화하려는 전략은 우리가 해외 AI 선진기관들과 대비해 양적 측면에서 가질 수 있는 상대적인 열세를 극복하게 하고 질적으로 우수한 성과 창출을 촉진할 것입니다.
서로 다른 전공 분야의 연구자들이 AI 융합연구를 진행함으로써 개별 분야의 단독 연구를 통해 기대할 수 있는 결과보다 더 큰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뿐만 아니라 캠퍼스에 협업의 연구문화를 확산하는 등 연구 결과와 수행과정의 측면 모두에서 질적으로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올해 상반기 『AI 연구원』 설립이 순조롭게 추진되고 이후 「메타융합관」이 건립되어 AI 융합연구를 위한 공간이 추가로 확보된다면 『AI 연구원』 산하 융합연구 그룹과 센터들은 「메타융합관」이라는 명칭에 걸맞게 전공 분야의 경계를 초월한 집단적이며 복합적인 연구를 수행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 회의는 이러한 구상을 구체화하기 위해 마련되었으며 다음과 같은 내용을 중심으로 진행하고자 합니다.
첫째, 저를 포함해 주요 보직자들은 우리 대학에서 수행되고 있는 AI 연구의 현황과 강점을 기관 차원의 큰 틀에서 파악하고 이를 융합해 임팩트 있는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방안을 마련하고자 여러분께 발표 준비를 부탁드렸습니다.
여러분이 발표하실 내용은 향후 『AI 연구원』 산하 융합연구 그룹의 구성과 센터 설치 및 재정적·공간적 지원을 위한 기본 자료로 활용하겠습니다.
둘째, AI 연구원 설립 시 고려사항을 여러모로 논의하고자 합니다. 우리 대학에 설치된 20여 개의 AI 연구센터를 책임지고 계신 여러분과 함께 토론할 내용은 AI 융합연구 그룹의 지정, 책임자 임명 등 『AI 연구원』의 설립과 발전을 위한 청사진에 적극적으로 반영할 것입니다.
셋째, 협력적인 AI 연구 분위기 조성의 계기로 오늘 회의를 활용해 주십시오. 오늘 회의 개최의 주된 목적 중 하나도 발표와 토론을 통해 동료 교수님들이 연구하시는 내용을 파악하고 새로운 연구협력 파트너를 물색하실 기회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바쁘신 중에도 오늘 회의에 참석하신 여러분께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우리 대학의 AI 연구혁신을 위한 중지(衆智)를 모으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전략을 발굴하는 소중한 시간이 되길 바라며 저도 논의에 동참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맺 음 말 >
오늘 AI 연구원 설립회의에서 발표와 토론을 해 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논의된 주요 내용을 다음과 같이 정리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우선, 『AI 연구원』이 수행해야 할 융합연구의 핵심 주제(Theme)를 크게 세 개의 그룹으로 분류할 수 있을 것이며, 연구자들은 각각 참여하게 될 연구그룹의 특색을 반영한 ‘목표 지향적인 연구(Mission-oriented Research)’를 수행하게 될 것입니다.
첫 번째 그룹은 ‘AI for Basic’ 연구를 지향하며 AI 핵심 알고리즘의 개발 및 기초과학(Basic Science) 혁신을 위한 AI 기술의 개발과 활용을 연구하게 될 것입니다.
두 번째 그룹은 ‘AI for Digital Society’를 핵심 주제로 삼고 사회적 지향점을 고려한 AI 융합연구를 수행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Smart Factory, Smart Mobility, Smart Energy 등을 기반으로 하는 ‘지능화 사회(Smart Society)’의 구현, 구성원의 행복 증진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건강한 사회(Healthy Society)’의 실현, 배려의 가치를 실천하고 안전을 보장하는 ‘신뢰 사회(Trust Society)’의 구축을 위한 연구를 각각 추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세 번째 그룹은 ‘AI for K-Culture’를 연구 주제로 정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영화와 대중음악 등 우리의 다양한 문화 콘텐츠와 AI 기술을 접목하기 위한 연구를 장기 프로젝트 등의 형식으로 수행한다면 『AI 연구원』은 전 세계에서 열풍을 일으키며 우리나라의 위상을 높이고 있는 한류의 확산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이러한 세 개의 AI 융합연구 그룹이 다루게 될 연구 주제와 분야는 여러분을 비롯해 우리 대학에서 AI 연구를 수행하시는 교수님들의 관심 분야 대부분을 포괄할 수 있도록 설정했습니다.
올해 상반기 『AI 연구원』이 설립될 시점에 따라 「메타융합관」의 완공까지는 약 2년에서 2년 6개월가량 시간이 존재합니다. 이 기간에 여러분께서는 관심을 갖고 계신 AI 융합연구 그룹을 선택하신 후 그곳에 합류하실 분들과 함께 구체적으로 어떤 프로젝트를 수행하실지 제안해 주십시오.
현재 운영 책임을 맡고 계신 AI 연구센터의 활동을 지속하실 경우에도 같은 방식으로 세 개의 연구그룹 중 한 곳에 참여하셔서 다른 분들과 융합연구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제안서를 작성해 주십시오.
이를 취합한 후 저와 보직자들은 정부 부처와 국회 등을 설득해 여러분이 제안하실 AI 융합연구의 추진에 필요한 지원금의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입니다.
연구 주제, 운영방식 및 연구지원 확보방안 등과 더불어 『AI 연구원』설립과 운영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사람에 대한 관심이 매우 중요합니다.
여러 분야를 아우를 수 있는 마인드와 역량을 갖춘 분들이 『AI 연구원』에 많이 참여하실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한다면 AI 소프트웨어와 AI 하드웨어의 융합을 비롯해 세 개의 그룹으로 분류한 AI 융합연구 핵심 주제(Theme)에 관한 연구 활동이 성공적으로 추진될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람에 대한 각별한 관심은 비단 연구책임자 뿐만 아니라 연구실 현장에서 함께 연구를 수행할 전임연구원과 학생 및 행정지원인력에도 동일하게 적용돼야 합니다. 탁월한 연구역량을 갖춘 전임연구원을 선발하고, 학생들을 AI 융합인재로 양성하기 위한 교육의 장으로 『AI 연구원』을 활용하며, 사명감을 갖고 연구자들을 지원할 우수한 행정인력을 발굴해 배치할 수 있도록 우리가 모두 함께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향후 『AI 연구원』의 설립과 운영을 위한 협의가 지속되기를 바라며 오늘 회의에 참석하신 여러분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2020. 2. 18.
KAIST 총장 신 성 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