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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LEADERSHIP

연설문

2019년 승진·정년보장 임용·포상 교원 축하 만찬 축사

작성자 PR Office 작성일 2019.12.05 조회수1398

< 인 사 말 >

여러분 대단히 반갑습니다.

올해 승진, 정년보장 교수 임용, 수상하신 교수님들께 충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축하 행사에 참석하며 저는 세월의 흐름이 유수(流水)와 같음을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정년보장 임용 교원에게 수여된 축하 패에 새겨진 ‘석림(碩林)의 종(까리용, Cariollon)’은 끊임없이 발전하는 과학기술의 미래를 표상하는 KAIST의 상징물이며, 1991년 우리 대학 설립 2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동문들이 정성을 모아 마련한 성금으로 건립되었습니다.

당시 저는 KAIST 총동문회 부회장으로서 강석중 회장님과 20주년 기념사업을 준비하면서 양동렬 교수님의 제안으로 ‘석림의 종’ 건립을 추진하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총장으로서 2021년 설립 50주년 기념사업을 준비하고 있어 설립 20주년을 기념했던 ‘석림의 종’ 건립 당시를 회상하며 세월여류(歲月如流)를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흘러가는 세월의 빠름을 느끼면서도, 한편으로는 제 강의를 수강하셨던 몇 분이 정년보장 교원으로 임용되셔서 남다른 감회를 함께 갖습니다.

대학의 교원이 넘어야 할 능선(稜線) 세 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 능선은 조교수에서 부교수로 승진하는 것이며, 두 번째 능선은 부교수에서 정교수로 승진하는 것이고, 세 번째 능선은 정교수로서 테뉴어(정년보장 영년직)를 부여받는 것입니다.

매번의 능선을 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며, 교수의 업적평가 기준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상향되었습니다. 어려운 과정과 까다롭고 엄격해진 평가 기준에도 불구하고 승진과 정년보장 임용과 수상을 하신 여러분의 열정과 노력에 큰 박수를 보냅니다.

삼부 능선으로 표현될 수 있는 단계별 목표에 더해 여러분이 우리 대학의 교원으로서 넘어야 할 또 하나의 능선이 있습니다. 세계선도대학이라는 KAIST의 위상에 걸맞은 ‘세계적인 선도 교수(World-Leading Professor)’가 되는 것입니다.

타 대학의 교수라면 앞서 말씀드린 삼부 능선을 모두 넘어 정년보장을 받았을 때 최종 목표를 달성했다고 안주할 수 있지만, 여러분은 세계적인 선도 교수가 되겠다는 사부 능선을 최종 목표로 삼아야 합니다.

우리 대학은 설립 당시부터 타 대학과 차별화된 분명한 미션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임무중심 대학(Mission-oriented University)’이라고 불립니다. 교육과 연구의 차별화된 프로그램으로 수월성을 추구하며 대학사회를 선도하는 것은 우리 대학에 주어진 사명이자 타 대학과의 차별성 입니다.

여러분 각자가 ‘세계적인 선도 교수’가 되겠다는 꿈을 추구하고 그러한 노력들이 모인다면 우리 대학은 주어진 사명을 성공적으로 완수하고 존재가치를 증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저는 총장으로 취임 후 ‘비전2031’ 선포식을 통해 우리 대학이 추구해야 할 새로운 비전으로 ‘글로벌 가치창출 선도대학(Global Value-Creative Leading University)’을 제시했습니다. 비전의 실현을 위해 교육과 연구, 기술사업화, 국제화 및 미래전략의 다섯 개 분야별 혁신전략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학문적·기술적·경제적·사회적인 가치창출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KAIST 전체 교원중 약 20%의 교수님들이 세계 선도연구자로 평가받게 된다면 우리 대학은 명실공히 세계를 선도하는 대학으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다질 수 있을 것입니다.

학문 분야별 세계적인 대표 학회의 기조강연자(Plenary Speaker)로 초청 받거나 펠로우(Fellow)로 선임되고 필즈상(Fields medal) 등 세계적인 명성을 가진 학술상의 수상자가 된다면 여러분은 세계를 선도하는 교수임을 입증하게 될 것입니다.

해외 선도대학들은 이러한 부분에서 창출한 탁월한 성과를 대학의 경쟁력 강화에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젊은 교수님들을 중심으로 여러분도 이러한 기준과 목표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며 ‘세계적 선도 교수’라는 사부 능선을 향해 도전해 주시기 바랍니다. 대학 차원에서도 세계를 선도하는 교수 육성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여러분이 활용을 고려할 수 있는 우리 대학의 혁신적 연구지원제도 네 가지를 소개드리고 싶습니다.

첫째, ‘초세대 협업 연구실’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세대를 초월한 협업 연구 수행을 통해 시니어 교수의 학문적 유산이 주니어 교수를 통해 계승·발전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고자 국내 최초로 시행 중인 제도이며, 현재까지 여섯 개의 연구실이 ‘초세대 협업 연구실’로 지정되었습니다.

둘째, ‘글로벌 특이점 연구사업(Global Singularity Project)’을 작년에 출범했습니다.

인류의 삶을 바꾸고 세상을 변화시킬 연구를 수행할 과제를 선정해 3년간 매년 10억 원, 최장 10년까지 연구비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올해 처음 선정된 과제는 홍승범 교수의 ‘카이스트 신소재 혁명: M3I3 이니셔티브’와 박형순 교수의 ‘신경학적 장애 극복을 위한 혁신적인 재활 공학 기술(RENEW)’ 입니다.

‘글로벌 특이점 연구사업’이 여타 연구사업과 다른 점은 정부가 ‘블록펀딩(Block Funding)’으로 사업추진을 지원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사업의 큰 틀과 방향성에 관해 정부와 공감대를 형성한 후 사업의 고유 목적 달성을 위해 일반적인 연구지원 방식과는 다른 블록펀딩 형태의 예산지원을 요청했었습니다. 정부가 사업예산을 블록펀딩으로 제공함으로써 과제공모·선정·평가 및 예산집행 등 사업의 운영 전반에 걸쳐 우리 대학이 높은 자율성을 갖게 됐으며 연구팀에게 파격적 예산지원도 가능해졌습니다.

셋째, ‘특이점 교수(Singularity Professor)’ 제도를 내년에 시행할 예정입니다.

다른 연구자들이 해결하지 못한 난제에 도전하거나 새로운 학문 분야를 개척하려는 교수님들을 장기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제도이며, 특이점 교수로 선정된 교원에게는 최소 10년, 길게는 20년간 매년 업적 평가를 하지 않고 기본연구비를 제공할 것입니다. 현재 세부 계획을 가다듬고 있으며 이른 기간 안에 시행안을 확정해 발표할 예정입니다.

넷째, 정년퇴임 후에도 명예교수로서 연구를 지속할 수 있는 ‘초빙교수’ 제도를 신설했습니다.

명예교수님이 연구에 대한 의욕과 열정을 가지고 연구 과제를 수주하는 경우, 정년 후 5년간 연구를 지속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했습니다. 정년퇴임과 함께 그간의 연구가 중단되는 안타까운 현실을 어느 정도 타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활용 여하에 따라 이들 제도들은 연구의 수월성 제고 및 세계를 선도하는 교수로 발돋움할 수 있는 좋은 계기를 제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세계 최고의 대학으로 도약하는 것은 기존의 틀을 깨고 비약적인 성장을 해야하는 ‘퀀텀점프(Quantum Jump)’ 입니다. 이렇듯 큰 변화와 혁신을 실현하려면 구성원 모두가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존경하는 선배님 중 한 분이며 우리 대학의 제8대 원장을 역임하셨던 故 심상철 교수님은 제게 “세계적인 학자가 되려면 입에서 단내가 날 정도로 연구에 몰두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한 분야에서 탁월한 업적을 창출하며 세계적인 선도 교수가 되려면 혼을 바친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미입니다.

美 전기자동차 회사인 테슬라(Tesla)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는 “세상을 바꾸려면 일주일에 80시간씩 일해야 한다”는 의견을 트위터를 통해 밝혔습니다. 100시간을 초과할 경우 건강에 무리가 올 수 있다는 취지의 염려를 덧붙이기는 했지만, 세계적으로 임팩트 있는 성과창출을 위해서는 열심히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KAIST 재직기간 동안 강의와 연구와 학생지도 및 각종 봉사활동 등으로 바쁘고 때로는 피곤에 지친 일상을 보내고 계실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많은 임무와 책임을 감당하면서 역동적으로 일하기 위해서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주어진 일에 대해 사명감을 갖는다면 그 일의 수행을 즐기게 될 것이며 피곤함을 느낄 수 없을 것입니다.

교수로서의 직책을 단순히 호구지책(糊口之策)의 수단으로만 여긴다면 피곤함에서 벗어날 수 없겠지만, 소명의식을 바탕으로 헌신과 사명감을 갖고 수행해야 하는 천직(Vocation)으로 여긴다면 피곤을 모른 체 일을 즐기며 몰두하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것입니다.

저도 총장의 직책을 수행하는 것이 제게 부여된 사명(Mission)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별 피곤함을 느끼지 않고 열정을 다해 일하고 있습니다.

오늘 승진과 정년보장 임용과 수상을 하신 여러분도 KAIST 교수로서의 사명감을 갖고 세상을 변화시킬 탁월한 업적을 창출해 세계를 선도하는 교수로 성장하기 바랍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우리 대학이 ‘글로벌 가치창출 선도대학’으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기여하기 바라며, 여러분의 노력을 대학차원에서도 적극 지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맺 음 말 >

다시 한 번 여러분의 승진과 정년보장 임용과 포상을 축하드립니다.

오늘 축하 행사의 전반부에서는 학문적인 측면에서 여러분이 고려하고 추구해야 할 내용을 중심으로 당부의 말씀을 전했습니다. 이 자리를 마무리하면서는 여러분이 견지해야 할 삶의 태도와 처세(處世)에 관한 당부의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일희일비(一批一喜) 하지 않는 태도를 가져 주십시오.

여러분이 정년을 맞이할 65세가 되었을 때 무엇을 성취했는지 여부가 그간의 과정에서 맞닥뜨릴 희비가 엇갈리던 결과들 보다 더 중요합니다. 따라서 짧게는 20년 길게는 30년가량 캠퍼스에서 생활하는 동안 매사에 일희일비 하지 않고 묵묵히 본인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승진이 빠르다고 지나치게 의기양양할 필요도 없고 기대와 달리 승진이 몇 년 늦춰졌다고 크게 낙담하며 다른 이들을 탓할 필요도 없습니다.

일희일비 하지 않으며 좋은 결과에도 겸손해하고, 실망스러운 결과를 마주할 때도 이를 허심탄회하게 수용하는 마음가짐을 갖는다면 여러분의 삶도 성숙해질 뿐만 아니라 여러분에 대한 동료와 선후배의 평가도 더욱 좋아질 것입니다.

둘째, 주위에 관심을 갖고 배려(Caring)를 실천해 주십시오.

제가 총장으로 취임 후 추진하고 있는 경영방침 중 하나는 우리 대학 구성원 모두가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Happy Campus’를 구축하는 것입니다.

따뜻한 캠퍼스를 만들고 싶다는 소망을 실현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여러분이 은퇴 후 “KAIST에서 교원으로 보낸 인생의 시기가 무척 행복했다”라고 회상할 수 있다면 그 보다 더 멋진 말은 없을 것입니다.

행복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는 다른 사람에 대한 따뜻한 관심과 배려의 마음이라고 생각합니다.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경제적으로 윤택해진 삶 속에서 조금의 여유를 찾고 남을 배려하며 선의를 베푼 다면 여러분의 행복은 배가 될 뿐만 아니라 ‘Happy Campus’ 구축에도 큰 기여가 될 것입니다.

배려의 마음은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것을 함께 권하고 싶습니다. 기쁜 일을 맞이한 분들에게 축하의 마음을 담은 이메일을 보내고 어렵고 슬픈 일을 당한 분들께는 위로의 말을 직접 건네는 것으로도 상대방은 큰 기쁨과 위안을 얻을 것입니다.

배려의 정신은 리더가 갖추어야 할 중요한 자질이며, 이를 실천에 옮겨 신뢰와 행복의 따뜻한 캠퍼스를 만드는 일에 힘을 보태주시기 바랍니다.

셋째, 건강을 유지하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의 능력과 열정으로 미뤄 짐작한다면 정년퇴임 후 80세가 되어도 왕성하게 무언가는 수행하고 계실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뛰어난 지식과 지혜 못지않게 중요하며, 연구와 교육으로 여유를 찾기 어려우시겠지만 적은 시간이라도 매일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생활을 당부 드립니다.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하신 모든 분의 행복과 건승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19. 12. 5.
2019년 승진·정년보장 임용·포상 교원 축하 만찬 축사 이미지1

KAIST 총장 신 성 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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