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대단히 반갑습니다. KAIST 총장 신성철입니다.
국내 굴지의 하나금융그룹과 KAIST가 ‘테크핀 산학협력센터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 체결식’을 갖게 되어 매우 뜻깊게 생각합니다. 협약체결을 전폭적으로 지원해 주시고, 오늘 바쁘신 중에도 참석해주신 김정태 회장님과 지성규 은행장님을 위시한 여러 관계자분께 충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코로나19의 위기 속에서 대부분의 금융사가 유례없는 실적 악화를 겪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나금융그룹은 올해에 2012년 이후 역대 최대의 상반기 실적을 창출했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김정태 회장님을 중심으로 한 경영진의 리더십으로 일군 괄목할 성과라고 생각하며 축하드립니다.
저명한 언론인이자 국제문제 전문가인 토마스 프리드만은 “세계 역사는 코로나 이전(Before Corona, B.C.)과 이후로(After Corona, A.C.) 나뉠 것”이라고 규정했으며, 오늘 아침 CNN 뉴스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의 영향이 향후 수십 년간 지속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코로나19는 21세기 인류 문명의 판도를 바꾸는 거대한 게임 체인저(Big Game Changer)가 될 것입니다. 우리 사회는 이미 대면 사회(Contact Society)에서 비대면 사회(Untact Society)로 급변하고 있으며, 경제 패러다임도 오프라인 경제(Offline Economy)에서 온라인 경제(Online economy)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의 핵심은 가속화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의 디지털화입니다. 코로나19로 촉발된 대전환기에 금융 산업의 변화를 위해서도 디지털 금융 혁신은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디지털 금융 혁신을 위해 하나금융그룹이 어느 금융사보다 선제적으로 전략을 마련하고, 이를 구현하기 위한 ‘테크핀 산학협력센터’ 설립을 추진한 것은 매우 시의적절했다고 생각합니다. 더욱이, ‘테크핀 산학협력센터’의 파트너 대학으로 KAIST를 선정한 결정은 ‘탁월한 선택’이라고 확신합니다.
KAIST는 이공계 중심 대학이지만 금융공학의 중요성을 일찍부터 인식하고 관련 분야의 인재 양성에 힘써오고 있습니다.
1996년 국내 최초로 ‘금융공학 MBA’ 과정을 개설해 3,200여 명의 금융 인력을 양성했습니다. 하나금융그룹에도 많은 KAIST 졸업생이 활약하고 있을 것입니다.
또한, 서울시와 금융위원회가 4년간 190억 원의 재정을 지원할 ‘디지털금융 MBA’ 과정을 올해 가을부터 출범합니다. 40명의 신입생을 선발하기 위한 모집전형의 경쟁률은 14.4대 1을 기록했을 만큼 디지털금융에 대한 우리 사회의 관심은 매우 높습니다. KAIST는 ‘디지털금융 MBA’ 과정을 중심으로 서울 여의도에 금융과 AI 및 빅데이터를 융합한 디지털 금융 교육·연구 허브를 구축하고, 관련 분야의 인재양성을 선도할 것입니다.
디지털 금융 혁신을 위해서는 금융뿐만 아니라 디지털 분야의 혁신역량을 함께 갖춰야 하며, KAIST는 디지털 전 분야에서도 탁월한 경쟁력 보유하고 있습니다. 작년 국내 최초로 ‘AI대학원’을 설립했으며, AI를 전공한 교수는 약 30명입니다. 또한, 전임직 교원의 약 20%인 120여 명의 교수가 AI 분야의 연구를 직·간접적으로 수행하고 있습니다. KAIST의 AI 분야 연구역량은 아시아에서는 Top이고 세계적으로는 10위권의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향후 5년 이내에 세계 5위권으로 발돋움하려는 야심에 찬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하나금융그룹이 디지털 금융 혁신을 위해 설립한 ‘하나금융융합기술원’의 박사급 인력 중 30%가 KAIST 출신입니다. 이들은 하나금융그룹의 디지털 혁신을 위한 첨병의 역할을 수행할 것입니다.
KAIST와 하나금융그룹이 함께 설립할 센터는 ‘핀테크 산학협력센터’가 아닌 ‘테크핀 산학협력센터’입니다. 온라인 금융서비스의 활성화에 초점을 맞춘 ‘핀테크(Fintech)’를 넘어, AI와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기반으로 새롭고 차별화된 금융서비스를 개발해 제공하는 ‘테크핀(Techfin)’ 분야를 선도하겠다는 두 기관의 의지가 담겨 있습니다. 센터의 명칭만으로도 이번 산학협력이 갖는 각별한 의미와 미래사회의 변화에 대한 통찰을 함께 읽을 수 있는 것입니다.
‘테크핀 산학협력센터’가 두 기관의 테크핀 금융혁신을 위한 긴밀한 협력의 플랫폼(Platform)이 되고, 나아가 우리나라를 디지털 금융 강국으로 도약시키는 도약의 플랫폼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미래학자 토마스 프레이(Thomas Frey)는 ‘현재가 미래를 만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미래에 대한 비전이 현재를 만든다’고 말했습니다. 그가 전하려는 메시지는 지금과 같은 초불확실성의 시대에 더욱 진가를 발휘한다고 생각합니다. ‘테크핀 산학협력센터’도 디지털 금융의 미래 비전을 바탕으로 현재의 전략을 수립하고 추진하며 새로운 시대의 변화를 선도해나가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20. 8. 4.
KAIST 총장 신 성 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