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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LEADERSHIP

연설문

2017 비전위원회 인사말씀 및 연설문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7.04.04 조회수7557

반갑습니다. 제16대 총장 신성철 입니다. 바쁘신 중에도 비전2031 위원회 kick-off meeting에 참석해주신 여러 교수님들께 충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교수님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독려하는 안내메일을 드린 후 비전위원회에 얼마나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고 참여해주실지 무척 궁금했습니다.

통상적으로 조직 구성원의 10%만 미래를 생각해도 조직이 경쟁력을 갖고 발전할 수 있다고 하는데, 사전에 참석의사를 밝혀주신 60여분의 교수님들과 바쁜 일정으로 미처 사전등록을 못하셨지만 관심을 가지고 오늘 참석해주신 4분의 교수님들, 그리고 비전위원회의 공동위원장이신 이광형 미래전략대학원장님과 박오옥 교학부총장님, 4개 분과의 공동 분과위원장을 맡고 계신 8분의 교수님들을 합하면 굉장히 많은 분들이 본 위원회에 참석해주셨습니다. 특히, 비전위원회가 다양한 연령대의 교수님들과 외국인 교수님들까지 아우르고 있어 KAIST의 미래는 매우 희망적이고 그 어느때보다 밝다고 생각합니다.

총장으로 취임한지 40여일 밖에 되지 않았음에도 서둘러 비전위원회를 구성하고 제가 직접 안내메일을 보내 교수님들의 위원회 참여를 독려했던 이유는 KAIST를 둘러싼 국내외 환경이 급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도 잘 알고 계시는 것처럼, 4차 산업혁명의 파고가 인류사회에 다가오고 있습니다. 과학기술의 급속한 발전이 우리사회에 미칠 변혁의 속도와 폭이 상상을 초월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지금이야말로 KAIST가 미래를 어떻게 준비할 것인지 선도적으로 생각해보아야 할 매우 중요한 시점을 맞이했습니다.

1971년 설립 이후 지난 반세기 동안 KAIST는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국민의 사랑과 성원에 힘입어 크게 발전해왔고 우리의 독특한 가치를 인정받으며 독보적인 위치를 누려왔습니다. 하지만, 국내외적으로 급변하는 환경속에서 그 가치와 독특성은 크게 도전받고 있습니다. 지금이 바로, KAIST의 역할에 대해 심도있게 생각해보고, 우리의 소명을 다하기 위해 새로운 비전 아래 미래전략을 수립하고 KAIST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여 KAIST 존재가치를 다시 한번 드러낼 때입니다.

제16대 총장으로서 제 임기만료가 도래하는 2021년, KAIST는 설립 50주년을 맞습니다. 저는 사명감을 가지고 혼신을 다해 제 임기동안 새롭게 다가올 KAIST의 반세기를 준비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제 혼자의 힘만으로는 KAIST의 새로운 비상을 이끌 수 없습니다. 기관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경영진의 리더십(Leadership) 만큼 구성원의 참여가 중요합니다. 비전위원회를 공동위원장 체제(Dual Head System)로 구성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위원분들께서 상향(buttom up)식으로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아이디어를 제안해주시고, 위원회에 참석하신 보직 교수님들께서 학교의 전반적인 상황을 고려하여 전략적으로 그 아이디어를 집행하는 구조로 위원회를 운영하려고 합니다. 세부적인 운영계획에 대해서는 별도로 준비한 발표자료를 통해 자세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KAIST의 밝은 미래를 위해 자발적으로 비전위원회에 참여해 주신 교수님들께 다시 한번 충심으로 감사를 드리며, 본 위원회를 통해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샘솟고, KAIST의 앞날을 밝힐 미래전략들이 수립되어 우리의 역량을 대외적으로 널리 알리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17. 4. 4.
KAIST 총장 신성철



신성철 총장님 연설문입니다.
연설문
VISION2031_PPT_페이지입니다.

  오늘 말씀드릴 순서는 전반부에는 학교 설립 당시의 히스토리를, 후반부에는 제가 제16대 총장으로 취임하며 제시한 KAIST의 새로운 비전과 5대 혁신방안에 대해서 말씀드리고, 제 임기 동안 달성하고자 하는 정책들에 대해 약 20여 분간 설명드리고자 합니다.

참고로, 2031년은 KAIST가 환갑을 맞는 해입니다. 동양 문화에서는 천간(天干)과 지지(地支)를 합쳐서 60갑자(甲子)가 되어 태어난 간지(干支)의 해가 다시 돌아왔다고 하여 61세가 되는 생일에 큰 의미를 부여합니다. 우리 비전위원회도 KAIST의 환갑이 되는 해에 더욱 큰 비상을 꿈꾼다는 의미를 담아 비전2031 위원회라 명하였습니다.

우선, 말씀드린 것처럼 학교의 미래에 대해 논의하기 앞서 KAIST의 설립 당시 우리나라의 환경과 KAIST 설립에 관한 주요 역사들을 함께 공유해 보겠습니다.
VISION2031_PPT_페이지입니다.

  반세기 전 우리나라는 정말 가난했습니다. 1960년 1인당 국내 총생산(per capita GDP)은 미화 79달러, 70년에 254달러, 80년이 되어서야 소폭 올라 1,654달러가 되었습니다. KAIST가 설립된 1971년, 남한과 북한의 1인당 국내 총생산(per Capita GDP)은 서로 엇비슷할 정도로 남‧북한 모두 굉장히 어려운 시기를 보냈습니다. 1960년대 우리나라는 농업국가에서 산업국가로 전환을 꾀하면서 1962년부터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실행하고 동시에 기술개발계획을 수립했습니다. 당시는 국가 발전을 뒷받침할 수 있는 이공계 인력이 절실히 필요하던 시기였습니다. 비록 먹고사는 것 자체가 어려웠던 시기였지만 선진문물을 배우기 위해 뛰어난 인재들이 선진국으로 유학을 떠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학위를 마치고 귀국하지 않아 국내 학계와 산업계는 심각한 두뇌유출(Brain-drain problem) 현상을 겪어야 했습니다.
VISION2031_PPT_페이지입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우리나라는 역사적으로 큰 행운을 맞이하게 됩니다. 그 역사적인 사건의 주인공은 여러분도 잘 알고 계시는 정근모 박사님입니다. 정 박사님은 과기처 장관을 두 번 역임하신 바 있고, KAIST 설립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신 분으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1960년, 정 박사님은 미국 Michigan State University, John A. Hannah 교수의 지도하에 박사학위를 취득했습니다. 그리고 9년 후인 1969년에 Hannah 교수가 美국제개발처(United States Agency for International Development,USAID)의 처장(Director)으로 임명됩니다. USAID는 1961년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주도로 설립된 미국의 정부기관으로 후진국에 대한 대외원조를 담당하며 美국제개발협력처(United States International Development Cooperation Agency, USIDCA)에 소속돼 있습니다. Hannah 교수가 USAID의 처장으로 임명되면서 “Teach how to catch a fish, rather than provide a fish.(물고기를 주지 말고 그것을 잡는 법을 가르쳐 주어라)”라는 슬로건 아래 USAID의 후진국에 대한 대외원조 정책이 단순한 원조에서 후진국이 자생‧독립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주는 방향으로 새롭게 바뀌게 됩니다.

당시 Hannah 처장의 언론 인터뷰를 접하게 된 정 박사님은 그 길로 그를 찾아가 “제가 한국에서 은사님의 아이디어를 구현할 수 있는 대학을 만들어 보겠습니다.”라고 말씀드렸다고 합니다. 정 박사님께 직접 들은 이야기에 따르면, 제안을 들은 Hannah 처장은 “Why don’t you write a proposal?(제안서를 제출해보라)”라고 하셨고, 얼마 후 제안서를 보고받은 그는 “This is it for Korea!(이것이 바로 한국을 위한 것이네!)”라고 말씀하시며 당시 미화 600만 달러 프로젝트를 승인했다고 합니다.

정 박사님의 노력으로 USAID로부터 큰 프로젝트를 받았으나 당시 한국 내에서는 기존 대학들의 반발로 정 박사님의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합니다. 당시 문교부 장관은 “우리는 대학 설립에 관한 이 제안을 받아들일 수가 없다.”라고까지 말씀하셨다고 하니 반발이 얼마나 컸는지 예상해 볼 수 있습니다. 오랜 논쟁과 토론 끝에 박정희 대통령께서 결단을 내리셨고, 국내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한국과학원(KAIS, 현재 KAIST)는 문교부 산하가 아닌 과기처 산하로 설립되었습니다.

여담입니다만, KAIST가 많은 대학들과 경쟁해야 하는 문교부 산하로 들어가지 않고, 교육과 연구, 학교 운영에 있어 더 많은 자율성 가질 수 있는 과기처 산하로 들어가게 된 것도 큰 행운인 것 같습니다. 당시 국무회의에서 문교부 산하 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대학(University)이라는 명칭을 사용할 수 없다고 논의되어, 결국 Institute로 개원하게 되어 학교 명칭이 ‘Korea Advanced University of Science(KAUS)’가 아닌 ‘Korea Advanced Institute of Science(KAIS)’로 출발하게 된 것입니다.

’70년에는 한국과학기술원 특별법이 제정되었고,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터만리포트(Terman Report)의 타당성 검토 조사도 이 시기에 이루어졌습니다.터만보고서(Terman Report) 프로젝트 리더는 Frederic E. Terman 교수였습니다. Terman 교수는 산학협동 모델을 통해 실리콘밸리를키우는데 크게 기여한 미국 Stanford대 공대 학장이자, 실리콘밸리의 아버지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한국과학원(KAIS, 現 KAIST) 설립에 관한 프로젝트에 한국인으로는 유일하게 정근모 박사님께서 참여하셨습니다. 1970년 한국과학원 설립의 바탕이 된 터만보고서(Terman Report)가 제출되고, 이듬해 이 보고서는 한국과학원 설립의 근거가 되었습니다.

PPT 화면의 왼쪽 아래를 보시면 정근모 박사님을 보실 수 있습니다. 사진의 오른쪽에 중절모를 쓰신 분이 Terman입니다. 다른 사진 속에는 박정희 대통령이 계십니다. 박 대통령께서 KAIST 설립 과정에 큰 관심과 성원을 보내주셨습니다.

저는 다른 분들께 KAIST의 설립에 관한 역사를 말씀드릴 때마다 가슴 한편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낍니다. 정근모 박사님께서 은사인 USAID의 Hannah 처장을 찾아가 KAIST에 대한 비전을 제시했을 당시 그의 나이는 30세, 이립(而立)에 불과했습니다.

지금 우리가 이곳에 모여 KAIST의 미래를 치열하게 고민할 수 있는 행운을 가질 수 있는 것은 시대를 앞선 혜안을 가진 정근모 박사님의 비전, 그의 지도교수이자 USAID 처장이 되었던 Hannah 교수와의 역사적인 만남, 그리고 당시 국가 통치자 박정희 대통령의 결단이 만들어낸 역사의 결과물이 있기 때문입니다.
VISION2031_PPT_페이지입니다.    Terman Report의 마지막 chapter인 “The Dream of the Future 중 일부를 발췌했습니다. 저는 본 발췌문을 통해 두 가지를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첫째는, 미래완료 시제로 쓰인 문장들입니다. 사실 터만보고서를 읽으면서 ‘will have spearheaded’나 ‘will have enhanced the self-confidence’ 등의 문장을 보았을 때 다소 생소했습니다. 그런데 이 chapter를 계속 읽다보니 KAIST의 미래를 예측한 문장들이 모두 미래완료 시제(future perfect tense)로 쓰였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2000년에 한국과학원(KAIST의 전신)은 한국의 산업 및 공업기술 발전과 직결돼 있을 것이다. 과학원 졸업생은 한국의 전 산업계, 또 한국의 정부기관에서도 지도적 위치에 있을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터만보고서를 작성했던 팀이 얼마나 확신을 가지고 이 보고서를 작성했는지 추측할 수 있습니다.

둘째는, KAIST의 사명은 교육과 연구의 선봉에 서서 새로운 시대를 여는 선도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더 나아가 국민에게 자긍심(self-confidence)과 자신감을 주는 것입니다. 저는 이것이 KAIST의 존재가치이자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KAIST는 교육과 연구에 있어서 선도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수월성을 추구하며 우리나라 국민에게 자긍심을 심어 줄 때 할 때 비로소 그 존재가치가 빛이 납니다.

보고서 작성 당시 존재하지도 않았던 KAIST의 미래를 확신했던 터만보고서 작성팀은 터만보고서에 다음과 같이 내용을 남깁니다. “2000년이 되면 KAIST는 그 꿈을 이루었을 것(The dream by year 2000 has been accomplished.)”이다. 그 목표는 대부분 이루어졌습니다!

우리는 분명 설립 당시 수립했던 비전을 이루었고, 지난 반세기 동안 그 역할을 충실히 해왔습니다. 이제는 지난 반세기를 발판 삼아 새로운 반세기를 준비하고 크게 웅비하여 전 세계를 선도(spearhead)해 나갈 때입니다.
VISION2031_PPT_페이지입니다.   그렇다면 KAIST의 앞날에는 어떤 길이 놓여있을까요?

그간의 성취에 만족하고 편안히 쉬시겠습니까? (Sit Back & Relax)

아닙니다. 국가와 국민의 사랑과 성원에 보답할 수 있는 길은 다음의 꿈을 향해서 전진해 나가는 것입니다.(Marching toward Next Dream.)

제가 KAIST의 제16대 총장에 취임한 근본적인 이유도 KAIST의 발전을 통해 국가의 발전에 공헌하고 국민들께 봉사하기 위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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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AIST는 지금 Stall Point에 있습니다. 지난 반세기 동안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며 발전했지만,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지 못한다면 엔진이 꺼져 추락할지 모르는 시점에 놓여있습니다. 안타까운 이야기지만 지난 6년간 KAIST 밖에서 들었던 이야기를 나름대로 정리하고 다소 과장해서 표현하면, “KAIST는 지금까지 이룬 성과에 만족하여 자만하고, 오만한(Arrogant) 집단이다. 그래서 고립(Isolated) 되어 있다. 그리고 다른 기관과 동떨어진(Separated) 섬과 같은 그런 영역(Territory)이다.”

이런 모습으로 우리가 계속 있다면 KAIST는 전진할 수 없습니다. 이러한 가슴 아픈 이야기를 듣기 위해 우리가 그동안 불철주야 과학기술의 발전에 헌신한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결국 우리가 새로운 마음으로, Second Dream을 향해 한번 더 나아가야 합니다. 그렇다면 동력(Driving Forces)은 무엇일까요? 여러 가지 자원(resources)이 많아야 할 것입니다. 공간도 있어야 하고 사람도 있어야 하고, 저는 그전에 우리가 가져야 활동력은 바로 비전(Vision), 혁신(Innovation), 열정(Passion)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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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차 산업혁명 시대, 우리는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과학기술 인재 양성과 연구개발을 선도적으로 감당해야 할 책무 앞에 놓여 있습니다. 이 시기는 우리에게 새로운 도전이자, 존재가치를 또 한번 드러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KAIST는 구성원이 함께 공유할 수 있는 비전을 세우고, 혁신적인 전략을 마련하여 이를 구성원들이 열정적으로 추진해야 합니다. 비전(Vision)과 혁신(Innovation)과 열정(Passion), 즉 ‘VIP’정신을 갖춘다면 우리는 새롭게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VISION2031_PPT_페이지입니다.    제가 총장으로 취임하며 제시한 비전은 ‘글로벌 가치창출의 세계 선도대학(Global Value-Creative World-Leading University)입니다.

KAIST는 이미 세계적인 수준의 대학(World-Class University)입니다. 이제 세계적 기준에 부합하는 가치창출을 함으로써 세계를 선도하는 대학(World-Leading University)로 도약할 시점입니다. KAIST는 세계적 수준의 학문적 가치, 기술적 가치, 경제적 가치 창출을 통해 과학기술 발전을 견인하며 인류 문명사회 구현에 기여하는 대학이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교육 측면에서는 세계와 역사에 기여하는 지식창조형 글로벌융합인재 양성의 허브로서, 한편, 연구 측면에서는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 시대 국가 신산업 창출을 위한 세계적 수준의 신지식‧신기술진원지로서 발전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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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비전 실현을 위해, 다음과 같이 교육, 연구, 기술사업화, 국제화, 미래전략 등 5가지 혁신(Five Innovations)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자 합니다.

그럼, 중점적으로 추진할 5대 혁신에 대해 하나하나 말씀드리겠습니다.
VISION2031_PPT_페이지입니다.   첫째는 교육혁신입니다.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 시대 어떤 과학기술 인재를 양성해야 하는가는 국가의 운명을 좌우하는 매우 중차대한 이슈입니다. 이 이슈는 우리나라, 그리고 KAIST에서만 고민하고 있는 이슈가 아닙니다. 전 세계 대학의 미래를 고민하는 총장들의 동일한 고민입니다. 이는 대부분의 대학들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미리 예측하고 준비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며칠 전에 독일의 인더스트리(Industry) 4.0을 처음 제시한 헤닝 카거만(Henning Kagermann) 독일한림원(Acatech) 회장을 만나 “독일의 대학들은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서 인력양성에 대한 준비가 되었느냐?”고 질문했을 때 그는 “독일의 어떤 대학도 준비를 하지 못했다.”고 답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도대체 어떤 인력을 양성해야 할까요?

4차 산업혁명시대의 트렌드를 전반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3가지의 키워드를 제시할 수 있습니다. 첫째는 ‘융합능력’입니다. 그 이유는 앞으로 새로운 발명과 발견은 전통적인 학문보다는 학문의 접경에서 나오기 때문입니다. 둘째는 ‘협업능력’입니다. 우리 사회는 지금 초연결 사회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이 사회는 타인과 협업하는 능력이 매우 중요한 사회가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윤리의식’입니다. 과학기술의 발전은 결국 유토피아를 지향하지만 윤리의식이 없는 과학기술은 결국 디스토피아의 불행한 사회를 초래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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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서 말씀드린 3가지 요소 ‘융합능력’, ‘협업능력’, ‘윤리의식’을 갖춘인재를 키워내기 위해 우리는 교육 커리큘럼을 어떻게 보완‧발전시켜야할까요?

첫째는 기초교육을 강화하는 동시에, 통섭적 인문사회과목을 공통 필수로 가르치는 전뇌(全腦) 교육이 필요합니다. 전뇌(全腦) 교육을 받은 학생들은 어떤 전공분야도 두려움 없이 도전하고, 또한, 급변하는 과학기술의 트렌드를 쉽게 이해하며 창의력을 발휘하게 되리라 생각합니다.

둘째는 학생들의 협업능력 제고를 위해서 팀기반학습(Team-Based Learning)이 중요합니다. 여러 학생들이 함께 참여하여 학습하고 연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할 것입니다.

리더십 교육도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학생들이 글로벌 리더로서의 자질과 노블리스 오블리제 정신, 그리고 윤리의식을 체계적으로 함양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교육들을 제공하기 위해 저는 학부과정에서 융합인재 양성을 위한 무학과 교육 트랙 도입을 제시하였고, 내년도 실행하여 기존 학과 중심 교육트랙과 더불어 투 트랙(two-track) 교육 시스템으로 운영하기위해 준비 중에 있습니다.

더욱 세부적인 내용은 본 위원회에서 심도 있는 토의를 거쳐 보완‧발전시켜 주실 거라 믿습니다.
VISION2031_PPT_페이지입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연구개발은 대부분 추격형, Fast-Follower R&D였습니다. 이제 선도형, Fast-Mover R&D로 탈바꿈해야 합니다. 선도형연구개발이란, 세계적으로 최고(Best one)이거나, 최초(First one)이거나, 유일한(Only one) 연구를 목표로 하여 신지식 창출이나 경제적 부가가치창출의 임팩트가 있는 소위 ‘U자형’ 연구결과를 산출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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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를 위해 저는 2가지 혁신 방안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첫째, 융복합 연구 수행입니다. 융복합 연구와 관련하여 간략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요즘 AI 분야가 굉장히 각광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AI가 컴퓨터 사이언스 전공자들만이 하는 연구는 아닙니다. 수학, 물리, 전자, 기계 등 굉장히 많은 전문가들이 모여 Interdisciplinary, cross-disciplinary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전공을 초월한 초학제 간의 융복합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시스템이 구축되어야 KAIST가 세계적인 대학들과 경쟁하고 차별화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 임기 중에 세계적인 명성의 플래그십(Flagship) 연구그룹 10개 정도를 만들려고 합니다.

둘째는, 기존 연구실의 학문적 업적과 명성을 계승할 수 있는 ‘협업연구실제도’ 도입입니다. 이 제도는 정년이 없는 외국의 경우 이해하기 어려운 제도가 될 수 있습니다. 65세 정년제도가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 대부분의 연구실은 교수님의 은퇴와 함께 문을 닫게 됩니다. 30여 년간 어렵게 쌓아 올린 학문적 업적과 명성이 은퇴와 함께 하루아침에 사장(死藏)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해서는 세대를 넘어 학문의 깊이와 노하우가 축적될 수 없습니다. 이웃 일본 같은 경우는 소위 ‘강좌제’라는 것이 있어서 학문이 대를 이어가며 깊어지고 성숙하게 됩니다. 오랜 학문의 역사를 필요로 하는 기초학문 분야는 더욱 그렇습니다. 일본이 지금까지 22개의 노벨과학상을 배출한 근간에는 학문의 업적을 축적할 수 있는 연구실 제도가 있기 때문입니다.

KAIST가 발견과 발명의 진원지가 되기 위해서는 학문의 대를 이어가는 제도를 마련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3~5명의 상호보완적 세부 전공의 교수를 연령대별로 구성한 소위 ‘협업 연구실 제도’를 도입하여 연구실의 대를 이어가도록 만들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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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은 기술사업화 혁신입니다. 19세기 중반까지 대학은 교육 기능만을 수행하였습니다. 그러다가 20세기 초 대학원 과정이 도입되면서 연구 기능이 추가된 1차 대학 개혁이 일어났습니다. 이제 21세기 선진대학들은 새로운 지식 창출의 진원지일 뿐 아니라 지식의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R&DB(Research, Development, Business) 허브 역할을 하는 2차 대학개혁을 이루고 있습니다. 현재 많은 선진대학들이 R&D에 B, 즉, Business까지 하는 R&DB의 허브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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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면을 고려해 보았을 때, KAIST에서도 앞으로 기업가 정신교육을 강화하면 좋겠습니다. 특히 기업 이윤을 사회에 환원하는 사회적 기업가정신교육을 강화하고자 합니다. 물론 기업가는 매출을 일으키고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돈을 버는 것이 중요합니다만 기업을 창업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결국 사회발전에 공헌하기 위함입니다. 우리 학생들이 성공한 기업가가 되었을 때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인격과 포부를 가질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주변을 살펴보면 많은 교수님들이 창업을 하고 계시지만 성공률이 그렇게 높지는 못합니다. 우리나라 2,500 여개 정도의 기업이 교수 혹은 연구원에 의한 창업이지만 대부분 성공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는 제도가 바로 기술출자기업(Technology in-Kind Investment Company)입니다.

기술출자기업은 기관이 보유한 지식재산을 가치 평가하여 현물로 20% 이상 출자하고, 기업인이 현금을 출자하고 경영을 맡는 산학 협업의 이상적 창업 모델입니다. 연구자의 연구능력과 경영자의 경영능력이 win-win할 수 있는 굉장히 좋은 시스템으로서 특구 내 기술출자기업이 설립되면 관련법에 의거 법인세 혜택 등 여러 가지 지원을 받게 되어 창업 성공 확률이 교수 직접 창업에 비해 훨씬 높습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기술을 가지고 대덕연구개발특구 연구소 1호 기업으로 창업한 한국콜마가 기술출자기업의 좋은 사례입니다. 한국콜마는 지난해 매출 1조 원을 달성할 정도로 크게 성장했는데, KAIST가 개발한 무궁무진한 각종 기술을 사업화하면 콜마와 같은 막대한 경제적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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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은 국제화 혁신입니다. KAIST가 세계선도대학(World-Leading University)이 되기 위해서는 국제화가 필수(Must)입니다.

세계대학평가에서 우리나라 대학들이 홍콩이나 싱가폴 대학들에 비해 저평가되고 있는데, 그 이유를 분석해 보면 국제화 지표에 있습니다. 홍콩과기대의 경우 KAIST를 벤치마킹해서 우리보다 20년 늦게 출발했지만 랭킹에선 항상 KAIST보다 10위 정도 높이 랭크되는데 이 배경엔 시작부터 공식 언어를 영어로 둔 점이 주된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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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 면에서 한·영 이중언어 소통 캠퍼스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KAIST가 세계적인 대학으로 나아가려면 영어구사력은 필수적입니다. 하지만 영어를 일방적으로 강조하면 무리가 생길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언어소통 측면에서 ‘한국형 국제화’로써 KAIST 학생들과 구성원들이 영어구사력을 좀 더 키워가고, 외국인들에겐 한국어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좀 더 제공하며, 캠퍼스 어느 곳을 가도 한‧영 이중언어로 소통할 수 있는 캠퍼스를 구축해나가고자 합니다. 캠퍼스에 English-Only Zone을 설치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또한, 국제화된 캠퍼스 구축을 위해 제 임기 중에 외국인 교수를 현재 9%에서 15% 정도로, 외국인 학생을 현재 5%에서 10% 정도로 제고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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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 혁신은 미래전략 혁신입니다. 미래가 불확실할수록 미래에 대한 비전이 확실한 집단과 국가가 앞으로 다가올 미래의 주인이 됩니다. 미래학자 ‘토마스 프레이’의 말처럼 “현재가 미래를 만들어 가는 것이 아니라, 미래에 대한 비전이 현재를 만들어 갑니다.” 미래의 비전을 세우고 발 빠르게 혁신하지 않는 조직과 국가는 변화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역사 속으로 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면에서 KAIST는 위기감을 직시하고 미래 비전과 혁신적인 전략을 마련하여 선도적이고 능동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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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전략 혁신을 위해 취임 40여 일 만에 발 빠르게 「비전2031 위원회」를출범하여 구성원들과 비전을 공유하고 소통하며 미래전략 혁신을 고민하고있습니다.

KAIST 설립 60주년을 바라보며 KAIST 비전과 혁신적인 전략을 담은 ‘비전 2031 장기플랜’을 수립하게 될 것입니다. 「비전2031위원회」에참여해주신 여러분들께 감사드리고, 많은 도움을 주실 거라 믿습니다.

나아가 KAIST가 주도적으로 싱크탱크 그룹을 가동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선진국의 사례를 살펴보면, 미국은 전 세계 싱크탱크 그룹 약 2,600여 개 중 절반을 가지고 있고, 이 싱크탱크 그룹에서 수립한 미래전략들은 정권과 관계없이 지속성을 가지고 이행됩니다. 이처럼 선진국들은 정권을 초월해서 지속성 있게 전략이 수행되고 예산이 집행되며 국가 발전을 이끌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사정은 그렇지 못합니다. 그래서 KAIST가 정권을 초월해서 싱크탱크 그룹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정책 마인드가 있는 다양한 전공 분야의 교수진으로 구성된 싱크탱크 그룹을 가동하여 KAIST의 발전 전략을 구체적으로 마련할 뿐 아니라, 국가 차원의 과학기술 장기발전계획을 마련, 이를 시의적절하게 제시하며 국가 과학기술정책의 싱크탱크 역할을 해 나가길 바랍니다.
VISION2031_PPT_페이지입니다.    반세기 전, KAIST는 산업화 태동기에 희망의 등불이었습니다. 물론 KAIST가 설립될 때만 해도 KAIST의 존재가치에 의구심을 가지고, 우리의 역할에 그리 큰 기대를 걸지 않은 분들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KAIST는 대한민국이 이룩한 산업화‧정보화에 큰 공헌을 하였습니다.
VISION2031_PPT_페이지입니다.    지금 KAIST는 그 어느 때보다 국가와 국민들로부터 사랑과 관심을 받으며 주목받고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되며 많은 국민들이 희망을 잃어가고 있는 현시점이야 말로,KAIST가 또 다른 꿈을 이룰 수 있는 기회이자, 대한민국의 미래를 밝히는 새로운 희망의 등불이 될 수 있습니다.

저는 터만 보고서처럼 확신에 찬 어조인 미래완료형으로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Looking ahead to the year 2031, KAIST 60th anniversary, KAIST will have been a beacon of hope lightening up the future of Korea in the 4th Industrial Revolution.”
VISION2031_PPT_페이지입니다.

  마지막으로, 비전 2031 위원회 운영에 대해 이광형 공동위원장님께서 자세하게 말씀드릴 예정인 관계로 저는 간략하게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비전 2031 위원회에서는 전체적인 로드맵으로 2031 장기 플랜을 수립하고, 특별히 2021년까지의 세부 실행계획을 수립할 예정입니다. KAIST가 ‘글로벌 가치창출 세계선도대학’으로 발돋움 할 수 있도록 4개의 혁신분과에서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해주시길 바랍니다.

본 위원회는 총장 직속으로서 위원장과 분과위원장 모두 두 분이 책임을 맡는 공동위원장(Dual Head System) 체제로 운영이 됩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위원장을 맡은 한분의 비보직 교수님이 진행을 맡아주시고, 함께 위원장을 맡은 보직 교수님께서 전반적인 학교의 상황을 고려하여 아이디어의 집행과 구현 가능성 등에 대해 의견을 주시면 좋겠습니다.

위원회의 활동기간은 앞으로 1년 정도를 예상하고 있으며, 위원회의 활동이 종료될 시점에 2031 장기발전 보고서를 발간하려고 합니다. 이 보고서는 제2 터만보고서가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한편, 이 보고서는 일반 국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책인 ‘(가칭)KAIST와 함께 하는 대한민국’으로도 출판될 것입니다.

또한, 대국민, 대정부, 대국회를 상대로 KAIST 비전2031 선포식을 개최하여 KAIST가 다시 한번 우리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고, 존재가치를 드러내는 기회로 삼고자 합니다.
VISION2031_PPT_페이지입니다.

  KAIST의 미래를 위해 비전2031 위원회에서 해주실 일이 많습니다. 그리고 책임도 무겁습니다. 하지만, 뛰어난 분들이 모두 모였기 때문에 분명히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KAIST의 희망찬 미래를 열 수 있도록 최대한 역량을 발휘하셔서 좋은 아이디어와 혁신적인 전략들을 제시해 주시기 바랍니다. 바쁘신 중에도 위원회에 참여하여 주신 교수님들께 다시 한번 충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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