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내외 귀빈 여러분,
그리고 DGIST 교직원과 학생 여러분 안녕하신지요?
지난 2월 15일 이임식을 한 후, 한달여만에 다시 만나 뵙게 되어 무척 반갑고 감회가 새롭습니다.
오늘 DGIST 제3대 총장인 손상혁 교수님의 취임을 충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손 총장님은 제가 2011년 DGIST 초대 총장으로 부임하면서 근 1년간 정성을 들여 미국 버지니아 대학에서 fellow로 모셔 온 분입니다.
사실 당시에는 연구동 건물만 있었고, 대구테크노폴리스는 허허벌판이었습니다. 그래서 DGIST에 실력있는 중견 교수님을 모셔 오는 것이 용이치 않았습니다.
그러나 각 분야를 대표하는 교수님들을 모시고 오는 것이 신생 대학을 빠르게 발전시키는데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했기에 학자로서의 실력과 교수로서의 인품을 두루 겸비한 국내외 여러분들을 접촉하며 유치하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그 분들 중 한 분이 바로 손 총장님 입니다. 4차 산업혁명 구현의 핵심 분야인 사이버 물리 시스템, 즉 CPS 분야에서 세계적인 학자이자 훌륭한 인품을 겸비하셨기에 당시 손 교수님을 DGIST로 모셔오려고 많은 공을 들였습니다. 최종적으로 손 교수님 보스인 사모님의 결재를 받는데 성공했고, 마침내 2012년 손 교수님을 DGIST에 모실 수 있었습니다.
손 총장님은 DGIST에 오셔서 정보통신융합전공 책임교수를 맡아 DGIST의 대표적인 전공으로 육성시켰고, 한편, CPS 연구센터 유치를 통해 국내외적으로 이 분야를 주도해 오고 계십니다. 또한 교무처장, 대학원장, 학술정보관장 등의 보직을 통해 기관 발전에 크게 공헌해 오셨습니다.
친애하는 교직원 여러분
제가 총장을 맡았던 지난 6년간은 DGIST가 공고히 뿌리를 내린 기간이었다면, 앞으로는 신임 손상혁 총장님의 리더십하에서 나무를 자라게 할 시기입니다. 그래서 가까운 장래에 DGIST 슬로건처럼 ‘작지만 강한 대학’을 만들어가야 합니다. DGIST가 명실공히 작지만 강한 대학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삼박자가 갖추어져야 합니다.
첫째는 독특성 (Uniqueness)입니다.
DGIST는 이미 교육, 연구, 기술사업화에서 독특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교육분야는 우리나라 최초의 무학과 단일학부를 실시하였고, 연구분야는 융복합 연구와 학연 상생의 틀을 마련하였으며, 기술사업화는 기술출자기업들을 선도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DGIST만의 독특성을 계승․발전시켜 완성도를 높혀가는 것이 관건입니다.
두번째는 협업입니다.
한 지붕 세 가족인 대학원 교수, 학부 교수, 연구원이 각자의 고유 기능을 존중하며, 필요에 따라 경계를 넘어 협업을 이루어가야 합니다. 서로 포용하고 양보를 하며 상생적 협력을 해야 합니다. 저는 이 세 구성원간의 협업 여부가 DGIST의 미래 운명을 좌우한다고 생각합니다. 규모가 크지도 않은 기관이 각자도생(各自圖生) 한다면 DGIST가 꿈꾸는 강한 대학으로 결코 성장할 수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스피드입니다.
아무리 좋은 혁신적 아이디어와 시스템도 속도를 잃어버리면 그 특유의 독특성을 상실하게 됩니다. 규모가 큰 대학은 관성으로 인해 빠르게 나아갈 수가 없습니다. 역사가 오래된 대학은 오랜 관습이 장벽이 되어 빠른 혁신을 이룰 수 없습니다. 그러나 DGIST는 규모가 작고 역사도 짧기 때문에 관성과 관습의 장벽이 없어 빠르게 전진할 수 있습니다. 빠른 전진을 위해서는 교수, 연구원들의 열정과 더불어 행정원들의 일사불란한 행정 지원이 매우 중요합니다. 아무쪼록 제가 자주 언급했던 3배속의 스피드를 지속적으로 유지해 가기 바랍니다.
친애하는 내외 귀빈 여러분!
대학은 지역 산업혁신의 중심 역할을 해야 합니다. 글로벌 혁신 도시에는 항상 세계적인 대학이 있습니다. 미국 보스톤에는 MIT가 있으며, 샌프란시스코에는 스탠포드대학이, 스위스 취리히에는 취리히 공과대학이 있습니다. 대구가 글로벌 혁신도시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DGIST를 위시한 지역 대학의 경쟁력을 제고해야 합니다.
이 자리에 대구시와 지역 기업인들이 많이 참석하셨는데 지난 6년간 저와 DGIST에 보내주셨던 성원과 관심을 신임 손상혁 총장님께 지속적으로 보내 주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저도 과기원의 맏형 격인 KAIST 총장으로서 손 총장님과 긴밀하게 협력하여 DGIST 발전을 위해 힘을 보태겠습니다. 비록 저의 몸은 DGIST를 떠나 있지만 지난 6년간 제 인생의 하이라이트 시기에 혼과 열정을 바쳤던 DGIST는 늘상 제 뇌리에 남아있을 것입니다.
다시 한번 손상혁 총장님의 취임을 충심으로 축하드리고, 손 총장님의 리더십 하에 DGIST가 발전의 속도를 가속화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끝으로 이 자리에 참석한 모든 분들께 축복이 함께 하기를 기원합니다.
여러분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