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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LEADERSHIP

연설문

2017 을지연습 인사말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7.08.22 조회수3028

(2017. 8. 21(월), 창의학습관 터만홀)


여러분, 무더운 여름 잘 지내셨습니까? 오늘부터 시작하는 을지연습훈련에 참가하시느라 이른 아침부터 이 자리에 나오신 교직원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또한 훈련을 잘 주관하고 계신 우리 대대장님 이하 여러 관계 직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을지연습은 홍보영상에서 잘 보여주듯이 다양한 안보위협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안보를 보호하기 위해서 매년 범정부적으로 실시하는 훈련으로 올해로 벌써 50회째가 됩니다. 그동안 을지연습은 우리 국민들의 국가안보태세를 확립하는데 크게 기여하였습니다. 또한, 우리 학교도 을지연습을 통해서 비상시 행동절차를 숙달하고 전시 대비 계획을 보완해왔습니다. 올해도 을지훈련을 잘 준비해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올해는 광복 72주년을 맞이하는 해입니다. 일제 식민 지배기간의 2배가 되는 시간이 흘렀음에도 해방을 기념하는 환희보다는 불안과 우려의 그림자가 한반도를 뒤덮고 있습니다. 작금의 한반도 국제 정세는 전쟁 일촉즉발의 풍전등화 위협 속에 놓여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반도 전쟁 위기는 북한 김정은 세습정권의 핵 및 미사일 도발에서 시작되었지만, 북한과 미국 간의 충돌 국면을 거쳐서 바야흐로 지금은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간의 동아시아 패권 투쟁의 복잡한 국제정치 양상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최근 북한이 ICBM을 사용한 ‘괌 표적 사격’을 언급하자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대북선제타격’으로 응수하는 등 말 폭탄이 북·미 간에 직접 오고 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소위 ‘Korea Passing’의 상황이 전개되는 듯해서 ‘대한민국이 과연 주권국가인가?’라는 의구심과 자괴감이 때때로 듭니다.

미국의 선제공격이든 북한의 괌 사격이든 그 최종 피해는 대한민국과 우리 국민에게 있다는 엄중한 현실을 우리가 직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외국 언론들이 놀라워하는 사실은 이런 일촉즉발의 위기가 있음에도 대다수 국민들이 전혀 위기의식이 없다는 사실입니다. 우리가 그동안 내공이 쌓인 면도 있겠지만 ‘설마 전쟁이 일어날까?’라는 안이한 안보의식이 우리에게 있다는 것도 부정하지 못할 것입니다.

미국이 우리의 우방인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그러나 미국인을 보호할 것인가, 아니면 한국인을 보호할 것인가 하는 양자택일의 막다른 상황이 되면 미국이 자국민을 택할 것은 자명한 사실입니다.

그러므로 우리 스스로 운명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는 의식을 가지고 힘을 키워야 합니다. 나라는 말이 아니라 힘으로 지키는 것입니다. 힘이 없으면 우리가 운전석에 앉아 있어도 독립적으로 마음대로 운전을 하지 못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어떤 힘을 키워야 할까요? 저는 2가지 힘을 키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첫 번째는 정신력이고, 두 번째는 국방력입니다. 을지연습은 안보의식 제고를 통해서 우리의 정신력을 강화하는데 의미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번 훈련기간을 통해 우리의 정신력을 한번 점검해 보고, 동시에 정신력을 제고하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오늘날의 국방력은 첨단무기 보유에 비례하고, 이는 과학기술이 근간임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이런 면에서 작지만 자타가 공인하는 국방강국 이스라엘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습니다. 700만 인구의 작은 나라 이스라엘이 중동의 이슬람 거대 국가들 사이에서 독립국가로 버틸 수 있는 이유는 3차 중동전쟁을 겪으면서 자주국방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70년대부터 그들만의 첨단과학기술 무기를 개발하여 보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세계 최고의 레이더 기술을 활용한 미사일 방어시스템 ‘Iron Dome’이나 세계 최고의 공간분해능력을 가진 GPS 등이 이스라엘 국방력의 근간이 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나라도 자주 국방을 위해서 국방 과학기술 연구에 박차를 가할 때입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국방의 중요성을 느껴서 내년도 예산의 7%를 증액한다고 합니다. 저는 우리 KAIST도 국방연구를 통해서 국가에 기여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MIT가 국가적으로 존재감을 가지게 된 첫 번째 케이스가 2차 세계대전 때 미사일 탄도 계산이나 미적분 계산을 하는 컴퓨터 시스템을 개발하면서 입니다. 앞으로 우리 KAIST에서도 국방연구에 관심 있는 교수님들과의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서 국방기초융합연구의 체제를 갖추어 나가려고 합니다. 이런 국방연구를 통해서 카이스트의 국가적인 필요성, 또 국가적인 자존감을 다시 드러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부터 1박 2일간 진행되는 을지연습이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조로 잘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평화를 원하면 전쟁을 준비하라”는 로마 전술가 베제티우스의 말을 여러분들에게 상기시키면서 저의 간단한 인사말을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7. 8. 21.
KAIST 총장 신 성 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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