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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LEADERSHIP

연설문

노동조합 제30주년 창립기념식 축사

작성자 PR Office 작성일 2017.12.07 조회수3283

여러분 반갑습니다. 총장 신성철 입니다.

친애하는 김세동 지부장님을 비롯한 우리 대학 노동조합 조합원 여러분, 노조 창립 30주년을 충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바쁘신 중에도 이 자리를 함께 해 주신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 김준규 위원장님과 민주노총 대전본부 이대식 본부장님께 감사드립니다.

김세동 지부장님께서 기념사를 통해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습니다. 잘 기억해서 학교 경영에 참고하겠습니다.

여러 번 말씀드린 것처럼 공공기관에는 노사가 따로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리 모두 ‘노노’의 입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오늘 노조의 30번째 생일은 KAIST 전 가족의 30번째 생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KAIST에 교수로 재직하며 여러 보직을 맡은 바 있고 지금은 총장으로 있습니다만, ‘KAIST를 통해 우리나라가 발전하고, 더 나아가서는 인류에 공헌한다’는 공통의 목표를 가지고 우리 모두는 동고동락해 왔습니다.

단상에서 보니 저와 같이 세월을 이기지 못해 늙어가는 분들이 많이 계신 것 같습니다. 그래서 더욱 동지라는 생각이 듭니다. 지난 세월 동안 우리 KAIST는 많이 발전했습니다. 노동조합이 1987년에 출범할 때는 학생 수가 3,200여 명이었고 1년 예산이 830여억 원이었습니다. 30년이 지난 지금은 학생 수가 12,000여 명으로 4배가 증가했고 예산은 8,000여억 원으로 약 19배가 늘었습니다.

인지도 면에서 보면 더욱 큰 변화가 있습니다. 여러분도 저와 같은 생각을 하실 것입니다. 1987년만 해도 KAIST는 이공계에 있는 소수의 사람만 알았습니다. 당시 ‘과기원’하면 먹여 주고 재워 주고 공부시켜 주는 ‘한국고아원’이라는 농담마저 있을 정도로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국내에서 KAIST를 모르는 사람이 없습니다. 해외를 나가봐도 마찬가지 입니다.

KAIST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민의 대학이고, 또 한편으로는 세계가 인정해 주는 세계적인 대학(World-Class University)이 되었습니다. 학교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학생들이 유학을 가는 경우 해외 유수대학들로부터 어렵지 않게 입학허가를 받고 있습니다.

또한, 최근에는 주한 외국대사들이 많이 찾아옵니다. 찾아오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자국(自國)의 학생들을 더 많이 받아주면 좋겠다는 간곡한 부탁입니다. 다른 하나는 KAIST와 같은 대학을 설립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것입니다. 일례로 케냐에서 KAIST 프로젝트를 추진하려고 합니다. 최종적으로 제안서가 채택되어야겠지만, 케냐 대사께서 우리 대학을 방문해 ‘KAIST(Kenya Advanced Institute of Science and Technology)’ 설립에 관한 도움을 요청한바 있습니다.

대학랭킹을 보면, 우리 대학은 아시아에서 4위, 개교 50년 미만 세계대학평가에서 전체 3위, 혁신대학에서는 세계 6위이자 아시아 1위에 올라있습니다. 저는 톰슨 로이터 선정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대학평가’에서 2년 연속 세계 6위에 오른 것을 매우 의미 있게 생각합니다. ‘혁신대학평가’에서는 특허의 가치와 경쟁력과 대학이 보유한 기술의 경쟁력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기 때문에 그 만큼 우리 대학의 연구 성과가 높은 임팩트를 가지고 있다는 특별한 의미를 갖습니다.

반세기 만에 KAIST가 이렇듯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여러분의 혼을 다한 노력과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학교의 교육과 연구가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해주신 여러분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1971년 산업화 태동기에 설립된 우리 대학은 대한민국의 산업화와 정보화를 선도하며 설립 당시 주어진 소명을 성공적으로 완수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4차 산업혁명의 새로운 태동기에 KAIST가 ‘어떤 일을 해야 할 것인가?’는 우리에게 주어진 고민이고, 총장으로서 헤쳐 나가야 할 중차대한 임무입니다.

미래를 보았을 때, 지금 한국을 둘러싼 불안요소가 많습니다. 국가의 성장을 이끌던 주축 산업들이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우리 주변국들의 경쟁력, 특히 중국의 경쟁력은 놀랍도록 빠르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그 사이에서 우리의 생존전략을 무엇일까요?

우리 사회의 대표적인 리더들께서 “우리나라의 희망은 KAIST에 있다.”는 말씀을 많이 하십니다. 제가 KAIST 총장이기에 하시는 감언(甘言)이 아닙니다. KAIST가 산업화 태동기에 국가발전에 중요한 공헌을 했듯이 4차 산업혁명 태동기에 다시 한 번 국가와 국민에게 희망의 등불이 되어 달라는 말씀으로 이해합니다.

제가 취임사에서 제시한 ‘글로벌 가치창출 세계선도대학’이라는 비전은 우리나라의 각계 분들의 목소리를 담아 만들어진 것이라고 생각하시면 좋겠습니다. 앞서 김세동 지부장께서도 “노동조합도 새롭게 변신하자”는 말씀을 하셨는데 KAIST의 도전과 혁신은 기관차원을 넘어 국가적으로도 매우 중요합니다.

2031년은 KAIST 설립 60주년이 되는 해 입니다. 더 밝은 미래를 준비하며 ‘비전 2031’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10개월 동안 140여명의 내부 구성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구체적인 혁신전략들을 수립했습니다. 교수 워크샵 토의, 직원 및 학생 공청회, 외부전문가 공청회 등 소통의 장을 마련해 숙의(熟議)의 과정을 거쳤습니다. 최종적으로 세계적인 인사들로 구성된 총장자문위원회(PAC)의 검토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비전2031을 통해 대한민국이 4차 산업혁명의 높고 거센 파고를 뛰어 넘어서 국민들에게 또 한 번의 희망과 꿈을 주는 등불 역할을 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교육과 연구 못지않게 행정 분야에서 여러분들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비전에 대한 가슴 뛰는 열정이 있어야 합니다. 비전 달성을 위해 ‘어떻게 업무의 전문성을 제고할 것인가?’ 모두가 함께 고민해 주어야 합니다.

또한, 선진 문화를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금까지 물질적인 측면을 주로 강조했다면 이제는 가치의 중요성을 생각해봐야 할 때입니다. 선진국의 사례를 살펴보면 가치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Fortune지에서 선정한 세계 500대 기업의 구성원들에게 “여러분의 직장을 생각할 때 떠오르는 단어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을 던졌을 때 세 가지의 단어가 가장 많이 나왔다고 합니다.

첫째는 신뢰(Trust)입니다. 리더에 대한 신뢰, 노사 간의 신뢰, 구성원 간의 신뢰 등이 있습니다. 신뢰는 우리 사회가 쌓아가야 할 중요한 사회적 자본입니다. KAIST를 책임지고 있는 총장으로서 제 자신부터 학교 구성원들과 신뢰를 쌓아가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둘째는 자긍심(Pride)입니다. KAIST는 세계 어디에서도 인정받는 최고의 기관입니다. KAIST에 대한 자긍심은 물론 우리가 꿈꾸는 밝은 미래에 대한 자긍심을 가져주시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행복(Happiness)입니다. 우리는 인생의 많은 시간을 직장에서 보냅니다. 직장에서의 행복은 매우 중요합니다. 여러분이 행복해야 맡은 바 업무에 집중할 수 있고, 나아가 가정이 행복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KAIST에서 행복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노력하겠습니다.

총장으로서 작은 목소리에도 적극적으로 귀를 기울이겠습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겪을 수 있는 다양한 애로사항들을 선제적으로 파악해 해소해 나가겠습니다.

우리가 세계 10위권의 대학이 된다는 것은 그렇게 쉬운 꿈은 아닙니다. 세계 10대 대학을 살펴보면 7개가 미국의 대표적인 대학으로 MIT, 하버드, 스탠포드 등 입니다. 2개는 영국의 캠브리지와 옥스퍼드이고, 나머지 1개는 스위스취리히연방공과대학(ETH) 입니다. 세계 10대 대학들의 역사나 규모를 보면 어느 하나 만만한 대학이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꿈을 가지고 있고, 열정과 노력이 있다면 언젠가 세계 10대 대학을 향한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2000년 후반부터 대기업의 제품들이 해외에서 경쟁력을 크게 인정받으며 국민들에게 자긍심을 주었습니다. 임팩트 있는 연구 성과를 창출하고 세계적인 리더들을 배출하는 대학이 우리나라에 하나 있다면 국민들에게 큰 자긍심을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KAIST가 그 역할을 담당해야 합니다.

46년 전, KAIST 설립의 근간이 되었던 터먼 리포트가 있었습니다. 터만 보고서의 마지막 챕터는 ‘미래의 꿈(The Dream of the Future)’ 입니다. “2000년이 되면 KAIST는 대한민국 교육의 새로운 장을 여는 선봉장이 되어 있을 것이다. 또한, 국민들에게 높은 자신감을 주고, 안정되고 자유로운 한국사회를 만드는 초석이 되어 있을 것이다.” 영어문장을 살펴보면 미래완료시제로 되어 있습니다. 30년 후의 미래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보고서를 작성한 것입니다. 저는 터만 보고서를 읽을 때마다 가슴이 뜁니다. 비전에 대한 확신이 있었고, 그 꿈은 이루어졌습니다.

저는 제2 터만 보고서라 불릴 비전2031 보고서에 우리의 두 번째 꿈을 담을 것입니다. “2031년, KAIST는 교육, 연구, 기술사업화 혁신을 통해 4차 산업혁명의 선봉장이 될 것이다. 더욱이, 국민들의 자긍심을 고양하고, 대한민국을 선진국으로 발전시키는 초석이 될 것이다.”

여러분 믿겠습니까? 저는 이 비전을 믿고 최선을 다하고자 합니다.

꿈이 이루어질 때까지 우리 모두가 한 마음 한 뜻으로 도전하고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습니다. 더불어 우리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아름다운 캠퍼스를 만들어 가길 바랍니다.

노동조합 3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리고, 여러분 가정과 앞길에 큰 행복과 은총이 함께 하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17. 12. 7.
KAIST 총장 신 성 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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