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KAIST 총장 신성철 입니다.
‘2017 KAIST 4차 산업혁명 핵심 특허기술 설명회’를 통해서 많은 기업인들을 만나게 되어 대단히 반갑게 생각합니다.
설명회를 기획하면서 얼마나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실지 궁금했습니다. 오늘 200여 개의 기업에서 참여해 주셨다고 하니 대단히 고무적입니다. 이번 설명회는 KAIST 46년 역사상 처음 하는 일입니다. 그만큼 KAIST가 담을 낮추고 외연을 넓혀가며 긍정적인 변화를 선도하고 있는데 여러분께서 많은 관심을 가져주셔서 큰 힘이 됩니다.
오늘 행사는 KAIST와 기술보증기금이 공동으로 주최하고 있습니다. 기술이 사업화되려면 재원이 있어야 합니다. KAIST의 우수한 기술에 더해 투자는 기술보증기금에서 해 주실 것이라고 생각하고 김규옥 이사장님과 간부 분들을 특별히 모셨습니다.
또한, 장병화 성남산업진흥재단 대표이사님께서 참석해주셨고, 특별강연을 해주실 고정식 KAIST 총동창회장님이 함께 하셨습니다. 고 회장님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테크노크라트입니다. 이공계 백그라운드를 가지고 특허청장과 한국광물자원공사 사장을 역임하신바 있습니다.
오늘 설명회 준비를 위해서 그동안 애써주신 최경철 산학협력단장님 이하 직원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4차 산업혁명의 파고가 인류사회, 더 나아가서 대한민국에 다가 오고 있습니다. 초연결, 초지능, 융복합화의 메가트렌드 속에서 과학기술의 급진적인 발전은 우리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4차 산업혁명이 선도하는 변화의 폭과 속도는 지난 250년간의 1차, 2차, 3차 산업혁명의 그것에 비해 훨씬 크고 빠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50년 후에 펼쳐질 세상은 아무도 예측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대변혁의 시기에 ‘대한민국이 어떻게 생존할 것이냐?’는 문제는 국가적으로 큰 관심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는 2007년 처음으로 1인당 국민소득 2만 불 시대를 열었지만 11년째 2만 불의 덫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선진국의 사례를 살펴보면 일반적으로 2만 불에서 3만 불로 가기까지 약 5~10년이 걸린다고 합니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보았을 때, 현재 우리나라는 ‘중진국 트랩에 있을 것이냐, 그렇지 않으면 선진국으로 도약할 것이냐’는 고민을 해야 하는 중대한 시점에 놓여 있습니다.
여기에 계신 기업인들은 기업의 환경변화에 특별히 민감할 것입니다. 2000년 이후에 Fortune지 선정 글로벌 500대 기업 중에서 반 이상이 사라졌습니다. 지난 10년 사이에 글로벌 10대 기업의 판도가 완전히 바뀌고 있습니다. 에너지나 제조업 위주의 기업들이 차지하던 자리를 지금은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ICT기업들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런 시점에서 생물학자 찰스 다윈의 이야기를 다시 환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강한 종이 살아남는 것도 아니고, 지능이 높은 종이 살아남는 것도 아니고, 변화에 가장 잘 적응하는 종이 살아남는다’는 ‘적자생존론’의 의미를 깊이 있게 생각해봐야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4차 산업혁명이 우리나라에 큰 기회가 될 수 있다는 희망적인 생각을 합니다. 지난 6월에 중국 대련에서 ‘2017 하계 다보스 포럼’이 개최되었습니다. 포럼에 참석해 4차 산업혁명 개념의 창시자인 클라우스 슈밥(Klaus Schwab) 회장과 개인적으로 좌담회를 가지고 여러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슈밥 회장과의 대화에서 ‘대한민국이야 말로 4차 산업혁명을 현실에서 실증해낼 수 있는 최적의 국가’라고 공통된 인식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 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 번째는 우리나라가 4차 산업혁명의 근간이 되는 ‘ICT 최강국’이라는 사실입니다. 인터넷 속도는 다른 나라의 추종을 불허하며, 국민 대부분이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반도체 메모리나 또는 스마트폰 매출이 수년간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을 만큼 인프라 기술에 강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우리 민족에게는 ‘속도의 DNA’가 있다는 사실입니다. 4차 산업혁명은 속도의 경쟁입니다. 선진국이 산업화‧정보화를 150∼250년 만에 이룬 것에 반해 우리는 반세기만에 엄청난 기적을 일구어낸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세 번째는 ‘국민적 관심’ 입니다. 슈밥 회장은 그의 저서가 장시간 베스트셀러가 될 만큼 4차 산업혁명에 대해 전 국민이 폭넓은 관심을 보이는 유일한 나라가 대한민국이라고 말했습니다. 개인적인 일화를 하나 소개하겠습니다. 비가 많이 왔던 어제 아침에 한 단체에서 주최한 컨퍼런스에서 기조강연을 했습니다. 컨퍼런스 장소로 이동하면서 ‘이렇게 비가 오는 아침에 몇 명이나 참석할까’ 내심 걱정이 되었습니다. 기우였습니다. 300여 명이 모인 것을 보고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크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정치권의 초당적 관심’ 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새 정권이 들어서면 새로운 정치 슬로건을 내겁니다. MB정부의 ‘녹색성장’이나 박근혜정부의 ‘창조경제’를 이제는 더 이상 말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4차 산업혁명은 다릅니다. 여야를 막론하고 ‘4차 산업혁명이야말로 우리가 갈 길’이라고 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최소한 10년은 이 관심이 지속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기회에 불씨를 잘 만들어서 한국형 4차 산업혁명을 성공시키는 것이 오늘 이 자리에 모인 모든 분들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한국형 4차 산업혁명의 성공을 위해 고려해야 할 3가지의 핵심인자로 혁신, 협업, 속도를 꼽습니다. 특히 ‘교육혁신’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어떤 인재를 양성해야 하느냐?’, ‘연구혁신’으로 ‘어떤 선도적인 연구를 해야 하느냐?’, ‘창업‧산업혁신’으로 ‘혁신적인 연구결과를 어떻게 기술사업화 할 것인가?’에 대해 항상 고민하고, KAIST를 ‘글로벌 가치창출 세계 선도대학’으로서 ‘혁신의 진원지’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국가 경쟁력의 근간에는 대학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미국 스탠포드 대학의 경우, 동문들이 4만여 개의 기업을 설립했고 연매출이 2,700여조 원에 달합니다. 우리 GDP의 2배에 해당됩니다. 노스웨스턴 대학의 경우, 연간 2,000여억 원의 기술이전료 수입을 창출하고 있습니다. 총장으로서 부럽지 않을 수 없습니다. KAIST가 교육‧연구‧기술사업화 혁신을 통해 ‘글로벌 가치창출 세계 선도대학’으로 발돋움하고, 4차 산업혁명의 선봉장이 되고자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KAIST는 그동안 혁신적인 연구성과를 끊임없이 창출했습니다. 이것을 경제적인 가치창출로 연결시켜서 기술사업화 성공모델을 만들고, 나아가 국가발전에 공헌하고자 오늘 설명회를 마련했습니다. 변리사, 투자자 등 각계의 전문가들이 모여 10개의 핵심적인 기술을 선정했습니다. 각 연구자들은 KAIST에서도 뛰어난 실력을 널리 인정받고 있는 교수님들 입니다. 특허에 대한 신뢰도 또한 매우 높습니다. 관심을 가지고 들어보시면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대학 총장들은 대개 세계대학 랭킹에 많은 관심을 가집니다. 최근 KAIST는 로이터통신에서 발표한 ‘세계 가장 혁신적인 대학’ 6위에 오르며 크게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 랭킹은 대학이 보유한 특허의 경쟁력, 특허가 창출하는 경제적 가치 등을 평가한 결과를 가지고 산정합니다. 놀라운 것은 10위권 안에 드는 대학들은 KAIST를 제외하고 모두 미국 대학들입니다. MIT, 하버드, 스탠포드 등 세계 최고의 대학들입니다. KAIST는 2016년과 2017년 2년 연속으로 로이터통신 선정 ‘아시아 최고 혁신대학’ 1위에 올랐습니다.
이러한 면을 고려했을 때, 오늘 설명회에서 상당히 신뢰성 있는 특허가 발표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연구대표인 담당 교수님들이 직접 연구결과를 발표하고, 책임감을 가지고 기업설명회를 진행할 것입니다. 많은 관심을 가지고 참석해주신 기업인들께 실질적인 도움을 드리고, 상호 신뢰하며 협업할 수 있는 상생의 동반자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오늘 설명회가 참석 기업인들의 기업에 경쟁력을 불어 넣고 새로운 혁신에 공헌하여 앞으로 우리나라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는 국가로 발돋움 하는데 기여하는 장이 되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17. 9. 12.
KAIST 총장
신 성 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