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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LEADERSHIP

연설문

교수 정년퇴임식 축사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7.08.22 조회수4797

여러분 반갑습니다. 평소 좋아하고 존경하던 교수님 여덟 분의 정년퇴임식을 오늘 거행하게 되어 매우 뜻깊고 기쁘게 생각합니다.

오늘 명예롭게 정년퇴임을 맞이하시는 성단근 교수님, 이귀로 교수님, 김진근 교수님, 권혁상 교수님, 김병천 교수님, 이홍규 교수님께 충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김진백 교수님과 권대갑 교수님께서는 개인 사정으로 참석을 못해 아쉬움이 남습니다.

많은 분들의 축복 속에서 건강한 모습으로 정년퇴임을 하시게 된 것은 교수님들의 인생에서 큰 축복이 아닐 수 없습니다. 조금 전 영상을 통해 짧게는 16년 많게는 33년의 인생을 KAIST에서 수고하신 교수님들의 모습들을 볼 수 있어서 아주 반가웠고 기뻤습니다. 특별히 오늘 정년을 맞이하기까지 항상 믿어주시고 내조해주신 사모님들과 가족 분들께 특별한 감사를 드립니다.

오늘 행사 전에 오찬을 같이 했는데 사모님들께서 이구동성으로 “그동안 남편 얼굴 보기가 힘들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인생의 많은 시간들을 주로 실험실과 강의실에서 보내셨기 때문에 아마 보기가 힘드셨을 것입니다. 그런 시간들을 묵묵히 참아 오셨기에 오늘 이와 같은 영광스러운 정년퇴임을 맞이하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정년퇴임을 맞이하시는 교수님들은 저와 같이 52년생으로 동시대에 인생의 많은 공통 궤적을 그리면서 동고동락해 왔기에 개인적으로 특별한 감회와 큰 의미를 갖게 합니다.

대부분 71학번으로 우리나라 국민소득이 300불이던 어렵고 힘들었던 후진국 상황에서 대학을 다니셨고, 미래를 치열하게 준비하셔서 대개 80년대 박사학위를 받으시고, 80년도 후반에 KAIST에 부임하셔서 지난 30여 년간, 또 짧게는 16년간 근무하시면서 학문의 높은 뜻과 교육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학교와 국가 발전을 위해 헌신적으로 노력을 해 오신 모습들을 영상을 통해서 볼 수 있었습니다.

이런 교수님들이 KAIST에 계셨다는 것은 우리학교에 큰 축복이었고, 또한 동료로서 제게도 큰 축복이었습니다. 아직도 제 눈에는 이팔청춘 같은데 제도에 의해서 이제 정년퇴임을 하셔야 한다는 사실이 안타깝고 가슴 한편이 허전합니다.

그래서 제가 작은 선물로 명함을 준비했습니다. 보통 은퇴하게 되면 스스로 명함을 만들기가 쑥스럽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앞으로 KAIST의 명예교수로서 어디서든 자신 있게 명함을 사용해주시길 바랍니다.

저는 신실함을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신실함은 신뢰할 수 있고, 변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삶의 자세를 의미합니다. 우리가 조금 전에 회고영상에서 본 것처럼 오늘 퇴임하시는 교수님들은 하나 같이 모두 신실하게 일생을 살아오셨습니다.

김병천 교수님께서 “일생을 뒤도 안 돌아보고 앞도 안 보고 땅만 보고 달렸다. 일 중독자였다”고 말씀하셨는데 오늘 퇴임하시는 교수님들 모두 일 중독자라는 얘기를 들으셨을 것입니다. 바로 이런 분들이 계셨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과학기술이 발전할 수 있었고, 또 우리나라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또한, 소명이 있었기 때문에 후학양성, 혁신적・선도적인 연구를 통해 우리나라가 과학기술 강국이자 경제 강국으로 발돋움하는데 공헌하실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이귀로 교수님께서는 “전자공학으로 세계를 정복하겠다”는 꿈을 꾸셨고, 결국 그 꿈이 지금 대한민국에서 이루어졌습니다. 우리나라 반도체 분야의 빛나는 발전을 이끄셨고, 후학들이 지금 산・학・연에 진출해서 관련분야를 선도하고 있습니다. 특히, 삼성이 인텔과 같은 거대 글로벌 기업을 제치고 세계 반도체 시장을 선점하고 있고, 우리나라가 관련분야 세계 1위가 됐다는 것은 국가의 큰 자부심입니다. 더욱이, 이러한 발전 뒤에 KAIST 출신이 있었고, 이귀로 교수님과 같은 KAIST 교수님들이 계셨다는 사실이 자랑스럽습니다.

권혁상 교수님이 근무하신 신소재공학과는 2017 QS 세계대학랭킹에서 13위에 올랐습니다. 우리대학 학과 중 세계대학평가 랭킹이 가장 높습니다. 영상 속에서 “나의 은퇴가 10위 안으로 수직 상승하는데 기여하기를 소망한다”고 농담을 하셨는데 교수님께서는 학과발전에 큰 공헌을 해오셨습니다. 그동안 치열하게 쌓아온 교육과 연구의 노하우를 후학들에게 전해주시고, 신소재공학과가 세계 10위 안에 들어갈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도편달을 부탁드립니다.

김진근 교수님께서는 “혼자 하는 1등이 아니라 함께 하는 1등이다”라는 메시지를 주셨습니다. 이것은 앞으로 KAIST의 교육, 더 나아가서 우리나라 미래 교육에 있어 굉장히 중요한 메시지입니다. 그동안 우리는 과도한 서열 사회, 경쟁 사회에서 살아왔습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는 협업의 시대, 상생의 시대가 될 것입니다. 이런 면에서 학생들이 팀 기반 학습을 하고, 소통과 배려의 지혜를 갖출 수 있도록 교육하고자 합니다.

이홍규 교수님께서 “인생의 황금기는 65세부터 75세”라고 말씀하습니다.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2015년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의 평균 수명이 82.1세라고 합니다. 앞으로 더욱 늘어나 평균 수명이 100세가 되는 시대가 다가올 것입니다. 100세 시대에 접어들면서 인생을 ‘3기’로 나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30세까지를 ‘준비기’, 65세까지를 ‘제1활동기’, 그리고 65세 이후 부터를 ‘제2활동기’로 나눌 수 있습니다. 오늘 은퇴하시는 교수님들은 ‘제2활동기’를 위해서 ‘re-tire’, 즉 ‘타이어를 갈아 끼우시고, 새 신발을 신고’ 인생을 ‘재건축’하시기 바랍니다. ‘재건축’이라는 의미는 재미있고, 건강하고, 축복된 삶을 의미합니다.

성단근 교수님께서는 “평생을 몸담은 학과와 제자를 위해서 작지만 무언가를 남기고 싶다”고 하시며 1억 원을 쾌척해 주셨습니다. 후학과 학교에 대한 깊은 사랑이 학교와 연구현장에 이어지고, 또 이런 깊은 뜻이 만개해서 KAIST가 새롭게 웅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김진근 교수님께서도 학교에 3,000만원을 기부해 주셨습니다. 두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미국 시인 사무엘 울만은 ‘청춘’이라는 유명한 시에서 “청춘은 인생의 한 시기가 아니라 마음가짐이다. 이상과 열정과 희망을 잃지 않는 한 여든 살이라도 청춘이다”라고 했습니다.

비록 오늘 현역에서 은퇴하시지만 이상과 열정과 희망을 잃지 않으시면서 늘 청춘 같은 여생을 지내시기 바랍니다. 혼자만 청춘이 되지 마시고 사모님도 함께 청춘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다시 한번 정년퇴임을 충심으로 축하드리고, 오늘 행사에 참석한 모든 분들의 행복과 축복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17. 8. 22.
KAIST 총장 신 성 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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