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반갑습니다. KAIST 총장 신성철 입니다.
글로벌 혁신기업들이 밀집해 있는 성남시와 ‘4차 산업혁명 선도 도시’ 구현을 위한 상호협력 MOU를 체결하게 되어 매우 기쁩니다.
오늘 귀한 자리를 마련해 주신 이재명 시장님, 성남산업진흥재단 장병화 대표이사님을 비롯해 성남시와 성남산업진흥재단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4차 산업혁명의 파고가 높고, 그 변화의 폭을 예측하기 어려운 시대가 도래 했습니다. 일반적으로 공공기관이나 대학은 변화의 바람이 더디게 오는 편이지만, KAIST는 그 변화와 위기를 크게 느끼고 ‘글로벌 가치창출 세계 선도대학’을 향해 교육과 연구 시스템을 선도적으로 혁신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1953년 1인당 국민소득 67달러, ‘62년 87달러인 세계 최빈국이었습니다. 암담한 현실 속에서 대부분의 국민들은 미래에 대한 희망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경제개발5개년 계획 등 원대한 비전을 수립하고 ‘Fast Follower전략’을 통해 눈부신 발전을 거듭한 결과 대한민국은 현재 세계 10위권의 경제 강국이자 과학기술 강국으로 성장했습니다.
하지만, 주지하시는 바와 같이 중국의 거센 도전 속에 해운, 철강, 조선 분야 등 기존 주력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이 약화되고, 저성장의 우려 속에 11년째 국민소득 2만불 시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이 이끌 대변혁의 시대를 맞이한 지금, 우리는 ‘First Mover전략’을 통해 대약진(Quantum Jump)을 해야 할 시점에 놓여있습니다.
지난 6월, 중국 대련에서 열린 2017년 하계다보스 포럼에 초청되어 참석했습니다. 대학 총장 중 유일하게 4차 산업혁명의 개념을 창시한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y Forum, WEF)의 클라우스 슈밥 회장과 개인적으로 좌담의 기회를 가졌습니다. 슈밥 회장과의 대화에서 ‘대한민국이야 말로 4차 산업혁명을 현실에서 실증해낼 수 있는 최적의 국가’라고 의견을 같이 했습니다.
그 첫 번째 근거는 ‘세계 최고의 ICT 인프라’ 입니다. 우리나라의 평균 인터넷 속도는 28.6Mbps로 다른 나라의 추종을 불허하며, 만 3세 이상의 인구 중 78%, 10~30대는 99.7%가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스마트 폰과 반도체 매출이 수년간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을 만큼 뛰어난 ICT 기술력을 자랑합니다.
두 번째는 ‘속도’입니다. 4차 산업혁명은 변화의 속도가 유례없이 빠른 것이 특징인데 우리나라는 고속 성장과 그에 따라 조속히 변해가는 사회상을 이미 대다수의 국민이 체험했습니다.
세 번째는 ‘국민적 관심’ 입니다. 슈밥 회장은 그의 저서가 장시간 베스트셀러가 될 만큼 4차 산업혁명에 대해 전 국민이 폭넓은 관심을 보이는 유일한 나라가 대한민국이라고 말했습니다. 여담으로, 최근 젊은 사람들은 회식에서 2차는 안가도 4차는 즐겁게 따라간다고 할 정도로 4차 산업혁명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네 번째는 ‘정치권의 초당적 관심’ 입니다. 정부에서는 4차 산업혁명위원회의 출범을 준비하고 있고, 여야를 막론하고 4차 산업혁명을 주요한 정책 과제로 삼고 있습니다. 정권이 바뀌면 사라질 정책이 아니라 국가의 명운을 걸고 지속해서 발전 방향을 논의할 수 있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저는 한국형 4차 산업혁명의 성공을 위해 고려해야 할 3가지의 핵심변수로I(Innovation, 혁신)・C(Collaboration, 협업)・S(Speed, 속도)를 제시했습니다. 이 3가지 변수를 잘 준비한다면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성공적인 실증사례를 선보이며 4차 산업혁명의 롤 모델 국가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첫째 변수인 혁신(Innovation) 입니다. 인재양성을 위한 교육혁신, 융합연구 혁신, 신산업창출을 위한 기술사업화 혁신이 필요합니다. 오늘 MOU를 통해 대학에서 나온 연구결과를 지역에서 사업화를 추진하는 것이 매우 좋은 예라 할 수 있습니다.
둘째는 협업(Collaboration)입니다. 우리나라가 경쟁해야 할 미국, 중국, 일본, EU 등의 국가들은 우리보다 3배에서 10배까지 많은 연구자원을 가졌습니다. 우리는 산-학-연과 민-관-정이 경계를 허물고 지식을 공유하며 새로운 가치를 창출함으로써 글로벌 경쟁력을 가져야 합니다.
셋째는 속도(Speed) 입니다. 4차 산업혁명은 전 세계가 동일한 출발 선상에서 시작하는 속도의 경쟁입니다. 거버넌스 효율을 극대화하고, 창업을 가속화하며, 규제 개혁의 신속화를 통해 빠르게 치고 나간다면 분명히 승산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신실함을 삶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 중 하나로 생각합니다. 신실함은 신뢰할 수 있고, 변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삶의 자세를 의미합니다.
이재명 시장님은 ‘시민과의 약속은 작은 것 하나도 지킨다’는 소신으로 공약 이행률이 96%에 달하고, 전국 기초자치단체장 공약이행 평가에서 3년 연속 최우수 등급을 받고 계신 매우 신실한 지도자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신실함을 강조하는 양 기관이 만나 업무협약을 체결함으로써 실질적이고 긴밀한 협력이 일어날 것으로 기대합니다. 이재명 시장님께서 출연하시는 SBS 프로그램의 제목인 ‘동상이몽’이 아니라 양 기관이 하나의 꿈을 향해 나아가는 ‘동상일몽’의 신실한 파트너가 되기를 바랍니다.
협약식을 위해 수고해주신 양 기관의 관계자 분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모두의 건강과 행복을 충심으로 기원합니다.
2017. 8. 30.
KAIST 총장
신 성 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