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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LEADERSHIP

연설문

Open KAIST 2017 축사

작성자 PR Office 작성일 2017.11.02 조회수2641



‘Open KAIST 2017’ 준비를 위해 오랫동안 수고하신 김종환 학장님, 방효충 부학장님, 하동수 교수님, 김기한 행정처장님 외 관계자 여러분들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행사 경과보고서에서 들으신 것처럼, 이번 Open KAIST는 역대 최대 규모입니다. 오늘 참석자는 약 4,000여 명으로 예상되고, 내일은 전국 각지에서 6,000여 명이 프로그램에 참석할 예정입니다. 한 대학에서 치르는 행사에 1만여 명이 찾는 경우는 매우 드문 일입니다.

이렇듯 KAIST가 주관하는 행사에 많은 시민들께서 참석하시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4차 산업혁명과 과학기술의 중요성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그만큼 커졌습니다. 또한, 불안한 대한민국의 미래 속에서 국민들은 KAIST에 희망을 걸고 있습니다. 이것은 제가 하는 얘기가 아닙니다. 사회 각계에서 ‘대한민국의 희망이 KAIST’라는 말씀을 많이 하십니다. 더불어 ‘KAIST가 대한민국 미래의 경쟁력을 만들어 달라’고 주문하십니다.

오늘 행사에 청소년들이 많이 참석했습니다. 청소년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잠시 우리나라의 발전상을 설명해보겠습니다. 지난 반세기 대한민국은 기적적인 성장을 했습니다. 1962년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지표를 살펴보면 국민소득 300배, 수출은 거의 1만 배가 증가했습니다. SCI 논문의 경우, 1977년까지 단 1편의 SCI 논문을 배출하다가 지금은 세계 12위권의 SCI 논문을 배출하는 나라가 됐습니다. 또한, 특허 면에서는 세계 5대 특허 강국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성장세는 2007년 1인당 국민소득 2만 불 시대를 연 후 점차 둔화되어 11년째 2만 불의 덫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선진국 사례를 보면 2만 불에서 3만 불로 탈출할 때까지 약 5~10년이 걸립니다. 현재 우리는 ‘중진국 trap에 갇혀서 성장이 끝날 것이냐, 그렇지 않으면 이 덫에서 벗어나서 명실공히 선진국으로 갈 것이냐’는 기로에 서 있습니다. 항공분야 전문용어로 Stall Point에 있다고 합니다.

최근 중국의 빠른 발전상을 보면서 우리나라가 큰 위협을 받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5년 전까지만 해도 중국출장을 다녀올 때면 큰 두려움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중국이 양적으로는 훨씬 더 많은 일을 하고 있지만 우리는 질적으로 앞서 있었기 때문에 자신감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중국을 보면 큰 위협을 느낍니다. ‘거대 혁신과 기업가 정신(Mass innovation & Entrepreneurship)’의 국시(國是) 하에 우리나라 인구의 28배에 해당하는 14억 인구의 거대 국가가 놀라운 속도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과학기술만 보더라도 연구인력은 우리나라의 10배입니다. 연구비는 우리나라의 3배입니다. 이것은 점점 더 차이가 날 것입니다. 중국이 과학기술 선도국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을 많은 분들이 체감하고 있습니다.

2주 전에 심천을 다녀왔습니다. 심천의 SUSTECH(남방과학기술대학) 총장 자문위원으로 초청을 받았습니다. 심천은 홍콩 바로 위에 위치한 도시입니다. 30년 전 심천은 인구 5만의 아주 극빈한 어촌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인구 2,000만에 시민소득이 4만 불에 이르는 대도시가 됐습니다.

중국에서 강연할 기회가 있을 때면, 대한민국이 ‘50년 만에 이룬 기적’을 소개했습니다. 이제는 중국에서 ‘한강의 기적’을 소개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30년 만에 우리보다 훨씬 더 빠른 기적을 이룬 현장을 직접 보면서 두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SUSTECH은 광동성 심천시가 지원하는 대학입니다. 2011년 개교한 대학으로 완전한 영어캠퍼스로 출발을 했고, 1인당 학생 교육비로 매년 10만 불씩 투자하고 있습니다. 교수 연봉은 미국대학 이상이고, 연구비는 세계 최고 수준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한국을 한때 ‘넛 크래커(nut-cracker) 속의 호두’라고 이야기 했는데, 중국의 규모나 발전 속도를 보고 있으면 이제는 완전히 압사 당할 것 같은 위기의식을 느끼게 됩니다.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어디에서 찾을 것인지 각계 전문가들은 크게 고민하고 있습니다. 저는 4차 산업혁명이 우리에게 위협도 되지만 또 다른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이 잘할 수 있는 것을 찾아서 ‘한국형 4차 산업혁명 성공방정식’을 만들어야 할 때입니다. 방정식에 필요한 핵심 변수는 I와 C와 S입니다. I는 Innovation 혁신의 변수이고, C는 Collaboration 협업의 변수이고, S는 Speed 속도의 변수입니다. 이 3가지의 변수를 잘 조합해서 한국형 성공방정식을 만들면 우리나라는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갖게 될 것입니다.

21세기 국가 경쟁력은 혁신의 면적에 비례합니다. 한국이 세계지도에서 차지하는 면적은 0.3%에 불과합니다. GDP면에서는 2%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혁신의 면적이 5%가 된다면 대한민국은 4차 산업혁명 시대 세계를 선도하는 선진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각 기관들은 혁신에 집중해야 합니다. 지난 2월 KAIST 총장으로 부임하며 교육・연구・기술사업화 혁신을 강조하고 ‘글로벌 가치창출 세계 선도대학’의 비전 아래 KAIST가 선도적인 역할을 담당하고자 혁신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세계 최고의 혁신국가로 꼽히는 나라가 스위스입니다. 스위스 국민들은 한결같이 국가경제혁신의 원천으로 ETH Zurich(취리히 공과대학)을 꼽습니다. 대학이 그 나라의 경쟁력을 제공하고 있는 것입니다.

인구 700만의 작은 이스라엘이 중동의 이슬람 거대국가들 사이에서 생존하면서 독립국가로서 세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것은 와이즈만과 테크니온과 같은 경쟁력 있는 대학들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입니다.

KAIST도 ‘World-Class University’에 만족하지 않고 ‘World-Leading University’로서 교육・연구・기술사업화의 혁신을 통해 경쟁력을 갖고자 합니다. 오늘 Open KAIST가 과기계의 Open Innovation platform을 제공하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Open Innovation은 연구자원이나 결과활용을 극대화할 수 있는 매우 좋은 과학기술 경영정책입니다. 오늘 20개 학과와 3개 연구센터가 참여하는 70개 프로그램을 통해서 KAIST가 개발한 최첨단 과학기술들을 소개하고, 연구성과를 확산해 나가려고 합니다. 산업체에서 참여하시면 산업체와 산・학 협력을 이루고, 인근에 있는 연구소나 타 대학들 관계자 분들께서 참석하시면 상생적인 연구협력을 이룰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특별히 이 자리에 참석한 청소년들에게 과학기술에 대한 관심을 제고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또한, 우리 학사과정 학생들에게는 학과의 특색과 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이번 Open KAIST의 백미는 ‘AI 월드컵 2017’일 것입니다. 4차 산업혁명의 키워드인 초연결, 초지능, 융복합화가 결집된 것이 ‘AI 월드컵’이라고 생각해서 국내외 언론으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AI 월드컵 2017’을 통해 여러분은 여러 가지 생각을 하시게 될 것입니다. ‘AI가 어디까지 왔는지 AI의 현 주소’를 생각해 보시고, 더 나아가서는 20년 후 ‘AI로봇과 함께 살아가야 할 세상’을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

‘AI 월드컵’에서처럼 로봇이 축구를 비롯해 경기 해설과 언론보도까지 대신하는 세상이 곧 다가옵니다. 그 변화를 가만히 앉아서 지켜만 볼 것인지, 아니면 생존을 위해 그 변화의 파고에 올라탈 것인지 고민해야 합니다. 특히 이 자리에 참석한 학생들이 ‘로보사피엔스 반, 호모사피엔스 반’인 세상에서 호모사피엔스는 어떻게 생존하고 존재할 것인지 생각해보고 준비하는 시간이 되면 좋겠습니다.

Open KAIST 2017을 통해서 KAIST가 국민들에게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또한 행사에 참석한 우리 청소년들이 KAIST가 준비한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통해 미래 과학기술자의 꿈을 갖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행사에 참석하신 모든 분들의 행복과 건강을 기원하면서 축사를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7. 11. 2.
KAIST 총장 신 성 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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