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KAIST 총장 신성철 입니다.
먼저, 조경란 특허법원장님을 비롯한 특허법원 전 가족 분들께 개원 20주년을 충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또한, 오늘 뜻깊은 행사에서 안철상 법원행정처장님, 자유한국당 정갑윤 의원님, 더불어민주당 원혜영 의원님, 성윤모 특허청장님을 비롯한 많은 법조인 분들과 내외 귀빈 여러분을 만나 뵙게 되어 매우 기쁘고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특허법원의 태동기부터 특별한 인연을 맺어왔습니다. 20여 년 전만 해도 과학기술계, 학계, 법조계 등의 관계자 대부분은 특허의 가치와 중요성을 깨닫지 못했습니다. 대학이나 연구소에서는 SCI 논문 게재에 함몰되어 있었고, 산업체에서는 제조업의 경쟁력 제고에 몰두했습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법조계와 과학기술계 몇 인사들이 혜안을 가지고 특허법원의 중요성을 얘기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들은 ‘특허법원 설립에 관한 서명운동’을 주도하며 우리나라를 지식재산 창출의 진원지로 만들고자 노력했습니다. 저는 당시 서명운동에 앞장섰던 사람 중 하나입니다.
KAIST에서는 2010년부터 ‘지식재산대학원’ 석사과정에 전‧현직 특허법원 판사님들이 재학하며 전문성을 키우고, 강의에도 참여했습니다. 2016년부터는 중소벤처기업부, 특허청, KAIST와 함께 ‘지식재산전략 최고위과정’을 성공적으로 운영해 195명의 지식재산 전문가를 배출했고, 현재 47명의 5기 수강생들이 교육을 받고 있습니다. 2017년에는 4개월간 ‘특허법원과 KAIST가 함께 하는 과학콘서트’를 열어 4차 산업혁명의 의미와 활용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한 바 있습니다.
이렇듯 특허법원과 오랜 인연을 가진 KAIST는 지난 20년간 특허법원의 성장과 발전을 진심으로 응원해 왔습니다.
여러분도 잘 아시는 바와 같이 지금 4차 산업혁명의 파고가 인류사회에 쓰나미처럼 다가오고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의 화두를 처음 던진 세계경제포럼의 클라우스 슈밥 회장은 2016년 다보스 포럼에서 4차 산업혁명의 승자가 되는 4가지 조건 중 하나로 ‘강하고 유연한 지식재산 제도’를 꼽았습니다.
선진국들의 통계를 살펴보면 지식재산 집약산업이 GDP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미국, EU, 중국이 그 대표적인 나라로서 21세기 지식기반시대에 발 빠르게 지식재산 제도를 강화하며 부(富)를 축적해가고 있습니다.
주지하시는 바와 같이, 특허법원은 우리나라가 ‘강하고 유연한 지식재단 제도’를 구축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 왔습니다. 신속하고 공정한 판결을 통해 혁신을 일구어낸 기관이 그 혁신의 성과를 얻고, 사회 구성원과 함께 그 성과를 공유할 수 있는 혁신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왔습니다.
이러한 토대가 있었기에 우리나라가 세계 지식재산 5대 강국으로 성장하고, 국내 기업, 대학 등의 기관들이 혁신을 거듭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KAIST도 ‘글로벌 가치창출 선도대학’의 비전 아래 세계 최고(Best)이거나, 최초(First)이거나, 유일(Only)한 연구성과를 창출하고 이를 기술사업화 혁신으로 연결해 새로운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데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특별히, 21세기 국제화 시대에 특허법원의 국제화 노력에 큰 박수를 보냅니다. 글로벌 경쟁시대에는 세계무대에서 경쟁할 수 있는 나라만 생존할 수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 특허법원의 국제화 노력을 매우 높게 평가합니다. 특히, 6월 아시아 최초로 출범하는 국제재판부에 거는 기대가 큽니다.
아무도 가지 못한 전인미답(前人未踏)의 길을 걷고 있는 특허법원의 도전과 혁신은 우리나라가 국제 특허소송의 허브가 되고 이를 통해 막대한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초석이 될 것입니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동일한 내용의 IP 분쟁이 여러 국가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진행되는 새로운 사법 현상이 더욱 뚜렷해 질 것입니다. 복잡한 기술영역을 정확하고 신속하게 해결할 수 있는 우리 특허법원과 신설되는 국제재판부의 판결이 다른 나라의 특허법원 판결에 직접적인 가이드라인이 될 것이라 기대합니다.
세계무대에서 발전하는 기관이나 국가를 살펴보면 세 가지의 공통적인 성장 동인을 가지고 있습니다. 첫째, 미래를 내다보는 비전(Vision), 둘째, 과감하고 용기 있는 혁신(Innovation), 마지막으로, 구성원들의 열정(Passion) 입니다.
20년이라는 길지 않은 기간 내에 특허법원이 국내에서 지금과 같은 위상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구성원들이 비전(Vision), 혁신(Innovation), 열정(Passion)의 V.I.P. 정신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도 구성원 모두가 V.I.P. 정신을 가지고 대한민국 특허법원의 위상을 드높여 국가와 국민에게 큰 자랑이자 자긍심을 주는 VIP 기관으로 발전하길 바랍니다.
다시 한번 개원 2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18. 4. 23.
KAIST 총장
신 성 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