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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LEADERSHIP

연설문

2021년도 학위수여식사

작성자 PR Office 작성일 2021.02.19 조회수591


사랑하는 졸업생 여러분!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동문 총장이자 선배 과학자로서 여러분이 자랑스럽습니다.

졸업생들을 축하하기 위해 함께해주신 김우식 이사장님께 충심으로 감사드립니다.

KAIST를 믿고 귀한 자녀를 보내주시고, 그동안 물심양면으로 성원해주신 학부모님들께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전합니다.

졸업생은 우리 대학의 가장 빛나는 성과입니다. 우리 학생들이 오늘의 영광스러운 순간을 맞이할 수 있도록 헌신하신 교수님들과 직원 여러분 수고 많으셨습니다.

안타깝지만 이번에도 작은 학위수여식을 열었습니다. 맹위를 떨치던 코로나19가 서서히 감소 추이를 보이고 있지만 구성원들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했습니다. 심사숙고 끝에 졸업생 2,712명 중 극소수만 참석하는 소규모의 대면 졸업식을 개최하게 된 점 널리 이해해주시길 바랍니다.

다수의 졸업생들은 실시간 생중계되는 유튜브를 통해 비대면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대면-비대면이 혼합된(Blended) 특별한 졸업식은 팬데믹을 겪고 있는 우리에게 색다른 추억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코로나19 충격은 인류사회에 큰 변화를 불러왔습니다. 대면 사회가 비대면 사회로, 오프라인 경제가 온라인 경제로, 세계화가 자국보호주의로 급격히 전환되었습니다. 위기 극복을 위한 국제적 연대와 협력이 이루어지고는 있지만, 팬데믹이 장기화되면서 계층 간, 국가 간 양극화와 불평등이 더욱 심화되고 불확실성이 커져가고 있는 가운데 세계보건기구는 “코로나19가 앞으로 수십 년간 인류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 진단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대변혁의 시기에는 영원한 승자도, 영원한 패자도 없습니다. 미래가 불확실할수록 미래에 대한 비전이 확실한 집단과 국가가 앞으로 다가올 미래의 주인이 됩니다. 미래학자 토마스 프레이는 “미래에 대한 우리의 비전이 오늘 우리의 행동을 결정한다”고 했습니다. 코로나19의 끝 모를 터널을 지나며 불확실성이 높아진 지금, ‘글로벌 가치창출 선도대학’의 비전 아래 빠르게 혁신을 이루어낸다면 KAIST는 분명 대한민국을 세계 선도국으로 견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특별히,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정신을 연마한다면 졸업생 여러분은 지금의 위기를 큰 기회로 만들어 자신의 인생뿐 아니라 몸담게 될 조직의 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첫째, 도전(Challenge) 정신입니다.

인류는 변화의 속도와 폭을 가늠할 수 없는 기하급수적인 변화에 직면했습니다. 이 대변혁의 시대에 과학자와 공학자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바로 미래에 대한 용기 있는 도전 정신입니다. 남들이 간 길을 뒤쫓아가는 빠른 추격자(Fast-follower)가 아니라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먼저 치고 나가는 선도자(First-mover)가 되어야 합니다.

둘째, 창의(Creativity) 정신입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는 기술패권의 ‘승자독식’ 시대입니다. 세계 최고(Best)이거나, 최초(First)이거나, 유일한(Only), 일명 ‘B‧F‧O’ 연구개발이 아니면 치열한 경쟁 속에 도태되고 말 것입니다. 전인미답의 도전 속에 끊임없이 창발적이고 혁신적 아이디어를 추구하는 ‘창의’ 정신이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배려(Caring) 정신입니다.

‘도전’과 ‘창의’가 혁신을 위한 추진력을 제공한다면, ‘배려’는 동료, 이웃과 동반성장할 수 있는 포용의 기반이 됩니다. 초연결 수평사회에서 전문가로서 존경받으며 리더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상대방을 배려하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우리 대학이 도전(Challenge)과 창의(Creativity)에 더해 배려(Caring) 정신을 갖춘 'C3' 인재상을 강조하는 이유입니다.

여러분은 ‘대한민국의 미래이자 희망’입니다. 제 혼자만의 생각이 아닙니다. 우리나라의 미래를 걱정하는 많은 분들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작년 12월 동원그룹 김재철 명예회장님께서 우리 대학에 AI 발전기금 500억 원을 기부하셨습니다.

기부 약정식에서 김재철 회장님께서는 “21세기는 AI를 지배하는 기업과 조직과 국가가 그 패권을 쥔다”는 소신을 피력하시며, “KAIST가 선두주자로 나서 국내 AI 개발 속도를 촉진하는 기함 역할을 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사실, 김재철 회장님께서는 KAIST와 큰 연고가 없습니다. 놀랍게도, 김재철 회장님을 위시한 많은 분들이 KAIST와 특별한 연고가 없으심에도 불구하고 거액을 기부해주고 계십니다. 그 이유는 KAIST에 대한민국의 미래 희망을 기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과연 이 기대에 답해야 할 주역은 누구입니까?

바로 여러분입니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올해는 KAIST 개교 50주년을 맞는 해입니다. 지난 반세기 과학기술이 국가 경제와 산업을 일으켜 대한민국을 살 만한 나라로 만들었다면 미래 50년 과학기술은 정치‧경제‧사회‧보건‧안보 그 모든 면에서 우리나라를 살고 싶은 나라로 만드는 데 기여해야 합니다.

KAIST라는 대한민국의 역사적 실험은 과학기술 기반 경제근대화로써 수많은 개도국에 희망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그들은 앞다투어 우리 대학을 벤치마킹하고, 하루가 멀다 하고 찾아와 “자국에 KAIST를 설립해달라”고 요청하고 있습니다. 이제 KAIST는 한반도를 넘어 인류 공통의 난제 해결을 위한 포용적 혁신, 모두를 위한 과학기술의 새로운 장정을 시작할 때입니다.

KAIST는 이번 코로나 위기를 학교와 국가 도약의 새로운 기회로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세계 모범이 된 K-방역의 성과를 이루었고, 이를 발판삼아 글로벌 의료‧보건‧바이오산업 선도국가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습니다.

우리 대학에는 의과대학과 종합병원은 없지만, 세계적인 연구역량을 갖춘 과학자와 공학자들이 코로나19 종식과 ‘K-바이오’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대응 과학기술 뉴딜’을 주도하며 과학기술 기반의 코로나 대응 솔루션 개발과 바이오‧의료 및 제조업 혁신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최근, ‘이동형 음압병동’을 개발해 코로나19 대응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소식을 여러분도 언론을 통해 접했을 것입니다.

KAIST는 앞으로 항바이러스 신산업 창출을 선도하고, 글로벌 의료‧보건‧바이오산업 선도국가로 도약하고자 하는 대한민국의 꿈을 실현하는 데 앞장설 것입니다. 나아가 인류의 건강과 번영에 공헌할 것입니다.

여러분의 모교가 역사적‧시대적 소임을 다하기 위해서는 여러분 개개인의 노력과 헌신이 절실합니다. 그동안 국가와 국민들로부터 받은 큰 사랑에 이제 여러분이 보답해야 할 때입니다. 새로운 직장에서, 혹은 진학한 대학원에서 도전(Challenge)과 창의(Creativity)와 배려(Caring)의 'C3' 정신을 실천하고 발현하며 국가와 국민, 그리고 인류의 기대에 부응하는 것이야말로 KAIST 졸업생들에게 부여된 시대적 소명이라는 사실을 반드시 기억해주길 바랍니다.

사랑하는 졸업생 여러분,

선배로서, 스승으로서, 총장으로서 가장 보람된 순간은 바로 우리 졸업생들이 국가와 인류의 번영과 발전에 기여한다는 소식을 접할 때입니다. 세계를 무대로 여러분의 꿈과 이상을 마음껏 펼치며 ‘Global Shaper’로서 세상을 새롭게 만들고, ‘Global Innovator’로서 세상을 혁신하고, ‘Global Mover’로서 세상을 발전 시켜 주길 바랍니다.

국적은 바꿀 수 있어도 학적은 바꿀 수 없는 영원한 것입니다. 세상을 향한 도전에 어려움이 있을 때면 주저하지 말고 모교(母校)를 찾아오길 바랍니다. KAIST는 어머니의 품과 같이 언제나 따뜻하게 여러분을 맞이할 것입니다.

특별히 이번 학위수여식은 제게 남다른 의미를 가집니다. 2017년 2월 23일 KAIST 제16대 총장으로 부임해 2월 28일 입학식에서 이번 학부 졸업생들을 처음 만났습니다. 저는 최초 동문 총장으로 여러분은 학부 신입생으로 입학을 했으니 4년간 열심히 노력해서 한 사람도 빠짐없이 멋진 모습으로 졸업하자고 약속한 바 있습니다.

저는 여러분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고 오는 22일이 되면 임기를 마칩니다. 최초 동문 총장으로서 국가와 국민만을 바라보고 달려온 KAIST의 지난 반세기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국가와 인류의 번영과 발전을 선도할 새로운 50년을 여는 기반을 여러분과 함께 마련할 수 있어 지난 4년은 제 인생의 가장 영광스럽고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여러분도 저와의 약속을 잊지 않은 것 같아 참으로 대견합니다. 멋지게 성장해서 당당히 졸업을 맞이하는 여러분이 진심으로 고맙고, 자랑스럽습니다. 또한, 여러분이 만들어갈 KAIST와 우리 사회의 새로운 미래가 크게 기대됩니다.

다시 한번 여러분의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우리 졸업생들의 장래에 축복과 은총이 늘 함께하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2021. 2. 19.

KAIST 총장 신 성 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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