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대단히 반갑습니다. KAIST 총장 신성철입니다.
KAIST AI대학원의 교육과 연구 인프라를 대전캠퍼스를 거점으로 서울 홍릉 캠퍼스와 이곳 서울 양재 R&D 혁신지구로 확충하기 위한 업무협약식을 갖게 되어 매우 뜻깊게 생각합니다.
이번 협약체결을 전폭적으로 지원해 주신 서정협 서울특별시장 권한 대행님과 김의승 경제정책실장님, 그리고 윤종영 AI 양재허브 센터장님께 충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또한, 서울시와의 협력방안을 도출하기 위해 수고하신 KAIST 김보원 기획처장님, 교육 프로그램을 지원해 주실 조용훈 교무처장님, 그리고 AI 교육과 연구 협력을 주관하실 AI대학원의 정송 원장님께도 감사드립니다.
각 산업혁명의 시기마다 핵심기술이 있었습니다. 1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증기기관, 2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전기, 3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반도체와 인터넷이 핵심기술이었다면,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AI가 변화를 선도하는 기술입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AI 경쟁력은 국가 경쟁력에 직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의 AI 기술력은 미국과 중국 등 AI 선도국에 비해 큰 격차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10년간 우리나라의 AI 특허 보유 건수는 AI 최선도국인 미국의 약 9% 수준에 불과하고, AI 전문가의 수는 미국의 약 1.4%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이에 정부는 2019년 ‘AI 국가전략’을 수립하고 AI 혁신을 위해 국가적인 역량을 결집하고 있습니다. 서울시도 AI를 ‘6대 융합 신산업’ 중 하나로 지정해 지원하고 있으며, AI와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서울 플랫폼’의 구축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AI 인력 부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작년부터 AI대학원 사업을 가동해 지원하고 있으며, KAIST는 사업 첫해에 선정되어 2019년 9월 AI대학원을 설립했습니다.
AI대학원의 승패는 우수한 교수의 유치 여부에 좌우됩니다. 이에 KAIST는 7명의 전임교원으로 AI대학원을 출범해 현재는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14명의 전임교원을 확보했습니다. AI대학원을 포함해 KAIST에는 AI 전공 교수가 약 30명이 있으며, 전임직 교원의 약 20%인 120여 명의 교수가 AI 융합연구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는 등 양적·질적 측면 모두에서 상당한 수준의 인적 자산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KAIST의 AI 경쟁력은 아시아에서 1~2위를 다투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는 10위 권입니다. 대표적인 AI 국제컨퍼런스 중 하나인 ‘머신러닝 국제학회(International Conference on Machine Learning, ICML)’의 2020년 발표 논문 수를 국가별로 살펴보면 우리나라가 총 28편이며, 이 중 13편이 KAIST 교수들의 연구성과입니다. KAIST의 AI 경쟁력을 증명하는 사례입니다.
KAIST와 서울시는 지난 몇 년간 AI 양재 허브의 구축과 운영 지원을 포함해, 최근에는 AI와 빅데이터를 금융에 접목하는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여의도 디지털 금융대학원’을 출범하는 등 건설적인 협력관계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AI 인재양성을 위해서는 어떠한 교육 전략을 추진할 것인가의 여부가 매우 중요합니다. AI 인재의 양적인 규모 측면에서는 AI 선도국과 경쟁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제가 제안하는 AI 교육혁신의 첫 번째 전략은, 교육과 연구와 기술사업화를 융합한 소위 ‘삼중나선(Tripel-Helix) 교육모델’을 적용하는 것입니다.
‘삼중나선 교육모델’의 특징은 기업의 현장 문제를 대학으로 가져와 해결책을 찾기 위한 교육과 연구를 수행하고, 연구개발의 결과를 기업에 기술 사업화로 빠르게 연계하는 것입니다.
AI 교육혁신을 위한 두 번째 전략은, AI 알고리즘을 산업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석사급 전문가와 세계 최고의 새로운 AI 알고리즘을 개발할 수 있는 박사급 전문가 등 두 가지 수준의 인재를 양성하는 ‘투트랙(Two-Track) 전략’입니다.
실제로 KAIST는 이러한 전략을 바탕으로 매년 100여 명의 석·박사급 AI 인재를 양성할 계획입니다.
4차 산업혁명의 도래로 인류사회가 겪고 있는 변화는 코로나19로 인해 더욱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급변의 시기에 “변화에 가장 잘 적응하는 종이 생존한다”는 찰스 다윈(Charles Darwin)의 적자생존론은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연대와 협력의 필요성을 일깨우고 있습니다.
아무쪼록 KAIST와 서울시의 협력이 변화의 파고를 넘어 서울시를 세계적인 AI 허브로 성장시키고, 대한민국을 AI 강국으로 진입시키며, 인류 발전에 기여하는 상생모델이 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습니다.
또한, 10년 후에 오늘을 돌이켜 보며 역사의 현장에 함께했다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여러분 모두의 노력과 지원을 함께 당부드립니다.
모든 분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20. 12. 8.
KAIST 총장 신 성 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