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메타융합관 기공식을 갖게 되어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기공식이 있기까지 기획위원장으로 수고해주신 이상엽 원장님과 기획위원 여러분, 그리고 건설팀과 시공사 관계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메타융합관 건립은 제가 2017년에 총장으로 취임한 직후부터 역점사업으로 추진했습니다.
2019년 정부 예산을 확보하기까지의 과정은 순탄치만은 않았습니다.
메타융합관 건립의 필요성에 관해 진심을 다해 정부와 국회를 설득했고, '민간 재원 100억 원 자체 조달'이라는 조건을 충족하면서 비로소 건립사업을 본 궤도에 올릴 수 있었습니다.
정부의 투자에 매칭한 100억 원의 재원은 제가 1996년 기획처장으로 재직 당시 故 김영한 여사님의 유증으로 기부받은 남촌빌딩을 매각해 마련할 것입니다. 당시 여사님께서는 기부하시면서 제게 “우리나라에서도 노벨상이 나오면 좋겠는데 KAIST에서 세계적 연구업적을 내서 첫 노벨상을 배출해 주기 바란다”고 부탁하셨고, 이러한 유지를 받들어 매각 대금의 일부를 메타융합관 건립 사업에 투입할 것입니다.
어제 개교 50주년 기념식을 가졌습니다. 현장에서 참석하신 분들뿐만 아니라 온라인으로 행사를 시청하신 많은 분이 감동하고 가슴 뭉클함을 느끼셨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어제가 개교 50년의 마지막 날이었다면, 오늘은 KAIST의 새로운 50년을 시작하는 첫날입니다. 역사적인 분기점이 될 오늘 이날 첫 공식행사로 ‘메타융합관’ 기공식을 갖는 것은 매우 의미가 큽니다.
‘메타융합’이라는 용어를 공식적으로 처음 사용한 대학이 KAIST입니다. 저는 2018년 매일경제 주최 세계지식포럼에서 기조 강연을 하면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메가트랜드로 ‘초연결(Hyperconnectivity)’ 및 ‘초지능(Superintellugence)’과 함께 ‘초융합(Meta-Convergence)’을 제시했습니다.
1·2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물리 시스템(Physical System)’에서 융합이, 3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디지털 시스템(Digital System)’에서 융합이 이루어졌다면,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물리’와 ‘디지털’과 ‘바이오’ 시스템의 경계를 초월하는 시스템 간 융합이 본격화될 것이므로, 이를 ‘메타융합’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메타융합관의 설계는 사각형의 딱딱한 이미지가 아닌 ‘뫼비우스의 띠’를 기본 콘셉트로 삼고 융합을 상징하는 라운드형의 디자인을 적용했습니다.
메타융합관을 활용하여 연구하는 교수님과 학생들은 세 가지 정신을 마음에 담아 이 공간을 활용하시면 좋겠습니다. 첫째, 메타융합관의 이름에 걸맞게 세계 최초의 연구를 추구하고, 둘째, 학문의 경계를 초월하는 융합연구를 수행하며, 셋째, 故 김영한 여사님의 유지대로 노벨상 수준의 세계적인 업적을 창출해 주시길 바랍니다.
제안드린 세 가지 정신을 문구로 만들어 건물의 입구에 새긴다면, 메타융합관을 사용하는 분들이 이를 접할 때마다 각오를 새롭게 다질 수 있을 것입니다.
메타융합관 신축공사를 담당하실 분들께서는 미래 50년을 향한 KAIST의 발전에 기여하는 건물을 만들겠다는 주인의식을 갖고 최선을 다해 시공해 주시길 바랍니다.
그동안 메타융합관 건립을 위해 수고한 여러분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모든 분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21. 2. 17.
KAIST 총장 신 성 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