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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LEADERSHIP

연설문

KAIST 신임교원 워크샵 강연

작성자 PR Office 작성일 2021.01.27 조회수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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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대단히 반갑습니다.

학교를 대표하여 신임교원 여러분을 충심으로 환영합니다.

KAIST에 부임한 여러분을 초대한 첫 공식행사를 가지면서 반갑고, 고맙고, 기쁘다는 세 가지 단어를 떠올리게 됩니다. 여러분을 다시 만나서 반갑고, KAIST의 임용 제안을 수락해주어 고맙고, 여러분처럼 뛰어난 교수님들과 KAIST의 미래 발전을 위해 함께 일할 수 있게 되어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작년에 새로 임용된 마흔두 분의 교수님을 비롯해, 지난 신임교원 워크숍에 참석하지 못하셔서 오늘 함께하신 분들을 포함해서 쉰아홉 분께서 온·오프라인으로 참석하셨습니다.

총장으로 재임한 지난 4년간 KAIST에 새롭게 합류하신 교수님은 165 분이고, 은퇴하신 교수님은 140 분입니다. KAIST 전체 교원의 약 25%가 세대교체를 한 것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여러분은 KAIST의 미래를 결정할 지대한 역할을 맡은 중요한 분들입니다.

그래서, 여러분을 위해 제가 오늘 준비한 강연은, 지난 50년간 국가 발전을 견인 하였고 KAIST의 미래 50년은 인류를 위한 새로운 꿈을 향해 있으며, 이를 위해 구성원 모두가 힘찬 발걸음을 함께 내딛자는 의미를 담아 ‘Marching Toward the 2nd Dream of the KAIST’라는 제목으로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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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이나 국가의 발전사에는 수많은 흥망성쇠(興亡盛衰)가 존재합니다. 쇠락의 길로 접어들지 않고 발전할 수 있도록 결정짓는 원인에 관해 저는 세계사적인 관점에서 세 가지 요인으로 진단합니다.

첫째, 역사를 기억해야 합니다. 좋은 역사는 기리고, 잘못된 역사는 반면교사의 계기로 삼으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둘째, 미래에 대한 비전과 꿈을 공유해야 합니다. 셋째, 조직이나 국가의 구성원들이 열정을 함께해야 합니다.

역사를 기억하고, 비전과 꿈을 공유하며, 열정을 함께하는 일의 중요성은 조직과 국가의 발전을 위해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제가 역사, 비전과 꿈, 열정을 선창하면 여러분은 힘차게 답해주시기 바랍니다. 역사를! (기억하고!) 비전과 꿈을! (공유하고!) 열정을! (함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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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1년 설립된 KAIST의 지난 반세기는 매우 자랑스러운 역사입니다. 물론 수백 년의 긴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해외 선진 대학들과 비교하면 여전히 짧은 역사지만, 대한민국 발전사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며 세계 대학사에서도 유래를 찾기 힘든 괄목할 성장을 이룬 시기였습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향후 반세기 동안 우리가 새롭게 추구해야 할 비전과 꿈을 이 자리에서 공유함으로써, 여러분이 KAIST의 미래를 밝히기 위한 열정을 갖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1970년에 KAIST 설립의 근거가 된『터만 보고서(Terman Report)』가 발표되었습니다. 이 보고서의 마지막 장인 ‘미래의 꿈(The Dream of the Future)’에는 “2000년이 되면 KAIS(KAIST의 옛 명칭)는 국제적 명성의 훌륭한 기술대학으로 성장해, 대한민국 교육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선봉장이 될 것이다. 더 중요하게는 국민들의 자신감을 고양할 뿐만 아니라 자유로운 한국 사회를 만드는 초석이 되어 있을 것이다”라는 원대한 꿈이 담겨있습니다.

지난 반세기 대한민국의 경이적인 경제성장과 과학기술 발전에는 KAIST가 있었으며, 『터만 보고서(Terman Report)』에서 제시된 꿈은 반세기 만에 실현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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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만 보고서』가 작성될 시점인 1970년에 우리나라는 1인당 국민 총생산(per capita GDP)이 미화 약 300 달러에 불과했을 만큼 최빈국이었습니다. 당시 정부는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통해 농업국가에서 산업국가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었으며, 이를 위해 우수한 이공계 인력이 많이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유학을 떠난 이공계 인재들은 학위를 받은 후 귀국하지 않은 경우가 많았습니다. 두뇌유출(Brain-drain)이 국가발전에 큰 걸림돌이 되었던 것입니다.

이러한 국가적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KAIST 설립의 아이디어를 제시한 분이 정근모 박사님입니다.

정 박사님의 Michigan State University 박사과정 지도교수였던 Hannah 교수는 1969년에 美 국제개발처(United States Agency for International Development, USAID)의 처장으로 임명되면서 “Teach how to catch a fish, rather than provide a fish(물고기를 주지 말고 그것을 잡는 법을 가르쳐 주어라)”라는 슬로건 아래 USAID의 대외원조 정책을 단순한 원조에서 후진국이 자생‧독립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주는 방향으로 새롭게 바꿀 것이라고 뉴욕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밝혔습니다.

이 기사를 접한 정근모 박사님은 Hannah 처장을 찾아가 “물고기 낚는 법을 가르치겠다는 은사님의 철학을 한국에서 실현해보겠다”라고 포부를 밝히셨다고 합니다. 이 제안에 Hannah 처장은 “제안서를 써 봐라”라고 답하셨고, USAID에 제출된 정 박사님의 제안서가 승인을 받아 우리나라가 미화 600만 달러를 지원받게 되었습니다. 그 후 타당성 조사가 이루어지면서 1970년『터만 보고서』가 작성됩니다.

당시 정근모 박사님의 나이는 서른한 살 이었는데, 저는 이 사실을 접하고 크게 감격했습니다. 대부분의 경우는 서른 살을 전후에 박사학위를 받으면 새로운 삶에 정착하기에도 힘든 시기를 겪지만, 정 박사님은 일신의 영달이 아닌 국가의 미래를 고민하고 국가 발전에 기여할 방안을 찾으셨던 것입니다. 정근모 박사님의 비전과 남다른 통찰력이 KAIST 설립을 가능하게 했다고 평가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KAIST 설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의 책임은 실리콘밸리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프레데릭 터만(Frederick Terman) 교수가 담당했으며, 정근모 박사님을 포함한 네 분의 연구자가 팀원으로 합류해 보고서를 완성했습니다.

600만 달러 원조가 결정되자 국내의 기존 대학들은 KAIST 설립 제안이 잘못된 아이디어라며 크게 반발했었다고 합니다. 결국 국무회의에서 격론을 거쳐 문교부 대신 과기처 산하로 설립이 결정되었습니다. 또한, 문교부 산하 기관이 아니었기 때문에 대학(University)이라는 명칭을 사용할 수 없어서 1971년 특별법에 의해 Institute로 개원하고 학교 명칭을 ‘Korea Advanced Institute of Science(KAIS)’로 정했습니다.

이러한 결정은 오히려 KAIST가 비약적으로 발전을 할 수 있는 실마리가 되었습니다. KAIST가 문교부 산하로 설립되었다면 다른 국립대학들과의 형평성 때문에 다양한 혁신에 도전하며 지금처럼 발전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당시의 반대가 KAIST에는 큰 기회 요인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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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가 대한민국 국가 경제와 과학기술 발전의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며 발전해왔음을 증명할 수 있는 통계자료들을 소개해 드리고 싶습니다.

대전 본원 캠퍼스와 서울 캠퍼스에는 약 12,000여 명의 학생이 재학중이며, 이 중 60%가 대학원생일 만큼 대학원 중심 대학의 면모를 갖추고 있습니다.

지난 반세기 동안 KAIST는 14,000여 명의 박사를 포함해 7만여 명의 고급과학기술인재를 양성했습니다.

KAIST를 구성하는 인적 규모 면에서는 오늘 날짜를 기준으로 649명의 교수를 포함해 1,600여 명의 교직원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박사급 졸업생들이 가장 많이 진출한 분야는 산업계로서 졸업생의 46%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 중 53%는 일반적인 인식과는 달리 대기업이 아닌 중소·벤처 기업에서 활약하거나 창업을 했습니다. 또한, 대학으로 진출한 박사급 인재는 전체 졸업생의 약 27%이며, 정부 기관 및 정부출연 연구소 등으로 진출한 비율은 약 19%입니다.

KAIST의 한 해 예산은 약 9,000억 원 규모입니다. 많은 분께서는 KAIST가 예산을 전액 정부 지원에 의지하고 있다고 오해하시는데, 실제로 정부로부터 지원받는 예산 비율은 전체 예산의 약 25%며, 이보다 큰 비율인 50%의 재원을 교수님들께서 경쟁을 통해 수주하신 연구비에서 충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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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세계 대학을 평가한 결과는 KAIST가 혁신대학으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다지고 있음을 증명합니다.

구체적으로, KAIST는 2021년 ‘QS 글로벌 대학 랭킹(QS World University Rankings)’에서 39위를, 그리고 개교 50년 미만의 대학들을 평가하는 랭킹(Top 50 Young University under 50yrs old)에서 3위를 각각 차지했습니다. 올해가 KAIST 개교 50주년이기 때문에 내년부터는 Young University가 아닌 세계적인 대학으로서 글로벌 일류 대학들과의 경쟁을 더욱 본격화할 것입니다.

이와 더불어, 톰슨 로이터(Thomson Reuters)의 ‘가장 혁신적인 대학(Most Innovative Universities)’ 랭킹도 중요한 지표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대학의 특허 경쟁력을 중심으로 평가가 이루었는데, KAIST는 2016년부터 3년 연속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가장 혁신적인 대학 랭킹에서 1위를, 그리고 글로벌 차원에서는 6위~11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특별히 KAIST의 글로벌 위상을 확인할 수 있는 사례는 ‘세계경제포럼(The World Economic Forum, WEF)’ 입니다. WEF가 스위스에서 개최하는 다보스 포럼에서 KAIST는 국내 대학 중 유일하게 매년 공식초청을 받고 있으며, 온라인으로 개최된 올해 행사에는 추가로 초청받은 국내 대학 한 곳과 함께 참여했습니다. 또한, WEF가 주관하는 29개의 세계적인 대학 총장 모임인 ‘글로벌 대학 리더스 포럼(Global University Leaders Forum, GULF)’에서는 영국 Oxford 대학, 미국 Harvard 대학 등과 함께 KAIST가 우리나라의 유일의 정식 회원 대학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연구성과의 경우, KAIST는 매년 3,000편 정도의 논문을 SCI급 해외저널에 발표하고 있으며, 매년 150여 개의 해외특허를 등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세계대학평가 결과와 글로벌 네트워크 및 연구성과는 KAIST가 명실공히 ‘세계적인 대학(World-Class University)’의 인지도를 확보하고 있음을 증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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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반세기 동안 이룬 성과로 인해 KAIST는 USAID가 수행한 과학기술프로그램의 대표적인 성공모델로도 평가받고 있습니다. 미국과학공학의학한림원(National Academies of Sciences, Engineering, and Medicine, NASEM)이 수행한 USAID의 성과 분석에 따르면 “KAIST는 대한민국이 어떻게 국제원조수혜국에서 과학기술 혁신의 리더가 되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라고 보고서에 명시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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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생각하는 KAIST의 존재가치는 과학기술인력양성과 첨단과학기술 연구개발을 수행하면서 ‘선도성’을 발휘하고, ‘수월성’을 추구하며, ‘차별성’을 갖출 때 비로소 증명될 것입니다.

이러한 ‘선도성(Leadership)’, ‘수월성(Excellence)’, ‘차별성(Distinction)’을 염두에 두며 여러분이 교육과 연구에 임하신다면, 세 단어의 영문 첫 글자를 조합한 ‘L·E·D’,즉 빛을 발휘하는 KAIST의 주역이 되실 것입니다.

반세기 전 대한민국의 산업화 태동기 때 KAIST는 국가와 국민에게 ‘희망의 등불(The beacon of hope for the Korean industrialization)’이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4차 산업혁명 태동기를 맞이해 국가를 뛰어넘어 인류의 미래를 밝히는 희망의 등불이 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사명의 완수는 바로 여러분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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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는 설립 당시부터 타 대학과 차별화된 분명한 미션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임무중심 대학(Mission-oriented University)’이라고 불립니다. 이에 따라, 지난 반세기 교육과 연구의 차별화된 프로그램으로 수월성을 추구하며 대학사회를 선도한 것은 KAIST에 주어진 사명이자 타 대학과의 차별성이었습니다.

이제 KAIST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인재양성과 과학기술 연구개발에서 다시 한번 ‘선도적인 역할(Leading Role)’을 수행해야 합니다. 이는 우리가 모두 함께 추구해야 할 KAIST의 새로운 미션이자 꿈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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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꿈을 반영해 ‘글로벌 가치창출 선도대학(Global Value-Creative Leading University)’의 비전을 수립하고 2018년에 국내 대표적인 인사들을 초청해 ‘비전 2031’ 선포식을 가졌습니다. 2031년은 KAIST가 개교 60주년을 맞이하는 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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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교원 임용과정에서 제가 여러분을 인터뷰할 때 숙지하고 계신지를 확인했었던 ‘글로벌 가치창출 선도대학’의 비전이 내포하고 있는 핵심은 글로벌 차원의 새로운 학문적·기술적 가치를 창출하고, 이를 경제적인 가치 창출로 연결하며, 궁극적으로는 인류의 발전과 번영을 위한 사회적 가치 실현에 앞장서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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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은 KAIST 비전의 선포는 우리 구성원들만의 행사가 아니었습니다. 국내·외의 많은 분이 KAIST의 미래 비전에 큰 관심을 보이셨고, 언론에서도 KAIST의 비전 선포에 관해 대대적으로 보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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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가치창출 선도대학’의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조직문화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비전을 선포하면서 KAIST의 인재상이기도 한 ‘도전(Challenge)’과 ‘창의(Creativity)’와 ‘배려(Caring)’의 'C3' 정신이 KAIST의 문화로 정착되고 발현되어야 함을 함께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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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KAIST의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다섯 가지 분야별 혁신전략을 제시했습니다. 이러한 혁신전략의 핵심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교육혁신을 바탕으로 과학기술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연결하는 글로벌 수준의 과학기술 창의리더를 양성하고,

둘째, 연구혁신을 통해 인류 공통의 도전과제를 해결하는 연구를 수행하며,

셋째, 기술사업화 혁신 전략을 구사하며 연구개발의 성과를 경제적인 부가가치 창출로 연계하고,

넷째, 글로벌 혁신을 통해 국제적인 대학으로서 우리나라와 세계를 연결하는 다리의 역할을 수행하며,

다섯째, 미래전략 혁신을 추구하며 ‘빠른 추격자(Fast-Follower)’에서 ‘글로벌 선도자(Global First-Mover)’로 과학기술 패러다임을 전환하기 위한 과학기술기반의 국가전략을 수립해 제시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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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연구, 기술사업화, 국제화, 미래전략의 다섯 가지 분야별로 추진하고 있는 혁신전략과 향후 계획에 관해 구체적으로 소개하고 싶습니다.

우선, ‘교육혁신’에 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앞으로는 학과의 경계가 무의미해질 것이며, 학부 과정에서부터 융합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교육혁신의 핵심 목표 중 하나가 될 것입니다. 이를 위해 KAIST는 기존 ‘융합기초학부’를 ‘융합인재학부’로 개편하여 새롭게 출범했습니다.

현재 KAIST 학부 신입생들은 무학과로 입학 후 2학년이 되면 세부 학과를 결정합니다. 이때 학생들이 선택할 수 있는 트랙으로 학과가 없는 ‘융합인재학부’를 추가한 것이며, 기초과학과 공학은 물론 인문사회적인 지식을 교육해 융합역량을 겸비한 인재로 성장시키고 기업가정신 교육과 리더십 교육을 병행할 것입니다.

‘융합인재학부’의 성공 여부는 세부 학과의 경계 안에서 머물지 않고 미래 트렌드를 보며 융합인재로 성장하려는 능력과 의지를 겸비한 학생을 선발하는 것인데, 정재승 교수님이 학부장으로서 열정을 보이신 결과 우수한 학생 22명이 지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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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AI가 변화를 선도하는 기술이기 때문에 AI 인재양성이 매우 중요합니다.

KAIST에서는 전산학부와 전기및전자공학부를 중심으로 여러 교수님께서 AI 교육을 선도하고 계시며, 학교 차원에서는 학생들이 학부 과정에서 반드시 AI 과목을 수강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한, 2019년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시행한 AI대학원 지원 사업에 선정되어 ‘AI대학원’을 국내 최초로 설립했으며, 국제적인 역량을 갖춘 전임교수의 규모를 7명에서 14명으로 확대했습니다.

작년 9월에는 서울시 및 금융위원회의 재정지원으로 KAIST 경영대학 산하에 ‘디지털금융전문대학원’을 출범해 AI와 빅데이터 지식을 겸비한 금융인력을 양성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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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혁신을 위해서는 지식의 전달을 위주로 하는 일방적인 교수학습법(Teaching Methodology) 변화가 필요합니다.

이와 관련해, 저는 그동안 학생들의 비판적인 사고와 창의력의 함양을 도모할 수 있도록 온라인 강의와 오프라인 토론 방식을 결합한 ‘Flipped Learning Class’의 운영을 교수님들에게 적극적으로 권유하는 한편, 신임교원 인터뷰를 할 때마다 이러한 교수학습법의 장점을 소개하며 이를 활용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그간 설득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Flipped Learning Class’의 채택 비율은 많이 증가하지 못했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온라인 교육이 전면적으로 도입됨에 따라 이러한 교수학습법 적용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코로나19 위기 속에 우리 대학은 매 학기 1,300여 개의 비대면 온라인 강의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하루 1만여 명의 학생이 수업에 참여함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강의 진행을 가능하게 만든 온라인 교육 시스템을 구축한 것은 교육혁신의 측면에서 새로운 기회 요인입니다. 더욱이, 강의 평가 결과를 분석해 보면 온라인 강의에 대한 평가가 오프라인 강의보다 월등하게 좋습니다.

따라서, 감염병 위기가 종식된 이후에도 이러한 안정화된 온라인 교육 시스템을 플랫폼으로 삼고 여러분의 온라인 강의 경험을 함께 활용하며 대면과 비대면 교육방식을 혼합한 ‘블랜디드 교육(Blended Education)’을 시행하면 좋을 것입니다.

이처럼 온라인으로 교육하고 오프라인 수업에서는 토론 위주로 강의를 병행하는 구체적인 방안을 차기 총장단이 좀 더 연구해서 학내에 도입할 뿐만 아니라, 이를 국내 다른 대학은 물론 전 세계로 확산한다면, KAIST는 국가적인 감염병 위기를 교수학습법 혁신의 기회로 전환하며 미래 교육의 새로운 기준(New Normal)을 제시하는 모범사례가 될 것입니다.

‘블랜디드 교육(Blended Education)’의 성공을 위해서는 교수의 역할도 달라져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여러분은 지식 전달자(Instructor)가 아닌 토론의 촉진자(Facilitator), 중재자(Moderator), 그리고 조언자(Mentor)로서 역할을 수행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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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리를 빌려 제가 교단에서 20여 년 동안 강의하면서 겪은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한 ‘강의실에서 해야 하는, 그리고 하지 말아야 하는(Do and Don’t in the Class)’ 말과 태도를 여러분께 소개하고 싶습니다.

첫째, 끊임없이 질문하는 학생에게는 ‘왜 이렇게 질문이 많은가?’라고 말하는 대신 ‘흥미와 호기심이 많은 것 같아서 매우 기쁘다’라고 대답하면 좋을 것입니다.

둘째, 여러 차례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강의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학생에게는 ‘이해하기 어려우면 그냥 암기해봐’라고 쉽게 이야기하지 말고 ‘한 번 더 생각해 보는 것이 어때?’라고 답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셋째, 아주 쉬운 내용을 질문하는 학생에게는 ‘질문의 수준이 너무 낮은 것 아닌가?’라는 말을 건네는 대신 ‘기초가 되는 내용에 대해 더욱 명확히 알기를 원하는가?’라고 대답하시길 권합니다.

넷째, 학생이 도전적이고 엉뚱한 질문을 할 때는 무시하거나 야단치지 말고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대단한 아이디어(Wonderful Idea)’라고 격려해 주십시오. 인류의 위대한 발명과 발견은 모두 아이디어를 제안할 당시에는 엉뚱하거나 미친(Crazy) 생각이라고 치부되던 질문에서 시작되었음을 역사가 증명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태도를 강의에 적용하신다면 여러분은 졸업한 제자들이 학교를 다시 찾아와 “교수님이 수업 시간에 제게 하신 그 말씀이 용기와 자극이 되어 오늘날 저를 있게 만들었습니다”라고 말해 교수로서의 보람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저도 각 분야에서 리더로 성장한 제자들을 만나면서 “그때 교수님께서 말씀해 주신 용기를 주는 한마디가 저에게 좋은 자극이 되어서 이렇게 성장했습니다”라고 이야기하며 감사해하는 경험을 많이 했습니다. 그만큼 여러분이 학생을 대하는 태도와 건네는 조언은 졸업 후 그들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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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혁신’에 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KAIST는 과학기술 선진국을 쫓아가는 연구가 아닌 글로벌 선도형 연구를 수행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학문적 신지식이나 경제적인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양극단의 ‘U자형 연구’를 수행해야 하며, 궁극적으로는 세계에서 ‘최고(Best)’이거나 ‘최초(First)’이거나 ‘유일한(Only)’한 소위 ‘B·F·O’ 연구를 지향해야 합니다.

이러한 원칙은 교수뿐만 아니라 학생에게도 적용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학생들에게도 “교수님의 연구과제에 참여할지를 결정할 때는, 그 연구가 세계 최고이거나 최초이거나 유일한 연구인지를 기준으로 판단하라”고 조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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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F·O' 연구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연구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며, 저와 동시대의 연구자들은 물론 차세대 연구자인 여러분이 함께 이러한 변화를 선도해야 합니다. 연구 패러다임의 변화를 위한 네 가지 원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양적인 성과가 아닌 질적으로 우수한 연구성과 창출을 추구해야 합니다.

KAIST에 처음 부임했던 1989년 당시에는 SCI 논문 편수가 교수의 연구역량을 판단하는 주요 지표 중 하나였습니다. 이러한 기준은 이후에도 큰 변화가 없었으며, 제가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상’을 수상하며 작성해야 했던 연구실적 목록에는 다양한 연구성과와 더불어 300여 편의 논문 리스트를 모두 추가해야만 했습니다.

그런데, 지난 몇 년간 연구성과의 기준이 양적에서 질적으로 바뀌기 시작했으며, 이제는 대표논문만 요구하는 논문 편수가 아닌 논문의 질적인 우수성이 연구자의 역량을 판단하는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대한민국 과학기술의 수준이 크게 높아졌음을 증명하는 사례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여러분은 논문 편수에 집착하지 말고 임팩트 있는 논문 발표에 집중해야 합니다. 논문 발표를 늘리려고 바쁘게 허비하던 시간을 아껴서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연구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면 연구자로서의 삶의 질도 함께 높아질 것입니다.

둘째, 단기 추격형 연구에서 탈피해 장기 창의·선도연구를 강화해야 합니다.

다른 대학에서 상당한 연구경력을 쌓으신 후 KAIST에 중견교수로 임용되신 분들은 대부분 “창의적이며 선도적인 연구를 지속적으로 수행하고 싶어서 KAIST에 지원했다”고 밝히십니다. 이분들의 말씀은 KAIST가 추구하고 있는 연구혁신의 방향과도 일맥상통합니다.

셋째, 한 분야의 단독 연구가 아닌 학제 간 융합연구를 지향해야 합니다.

향후 새로운 발명과 발견은 개별 학분 분야보다는 학문 간 경계를 허무는 초학제적인 융합연구를 통해서 이루어질 것입니다. 따라서, 여러분은 혼자 하는 연구가 아닌 다른 연구자들과 협업하며 다양한 분야를 융합한 연구를 수행해야 합니다.

넷째, 국내를 넘어 전 세계 연구자들과의 글로벌 협업을 확대해야 합니다.

여러분은 대부분 세계적인 학술저널인 사이언스(Science)나 네이처(Nature)誌에 논문을 발표하신 경험을 갖고 계실 것입니다. 해외 석학들과 협업하지 않고 여러분이 단독 저자로 이들 학술저널에 논문을 게재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임용과정에서 제가 여러분을 인터뷰하며 강조한 내용 중 하나도 해외에서 활동 중인 지도교수 등 전공 분야의 글로벌 선도 연구그룹과 협업을 위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유지하며 활용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글로벌 협업연구를 통해 창출한 연구성과는 임펙트 측면에서도 차이를 나타냅니다. 예를 들어, 연구의 질적 측면을 반영하는 수치며, 세계대학평가에서도 기관의 연구역량 측정에 중요한 지표로 활용되는 ‘논문당 피인용지수’는 연구협력 파트너에 따라 상당한 편차를 보입니다. 한 통계에 따르면, 기관 내 연구자로만 구성된 국내 연구팀이 발표한 논문과 해외의 선도그룹 연구자들과 협업하여 발표한 논문의 피인용지수가 논문당 최고 6배까지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따라서, 여러분이 각 분야를 선도하는 글로벌 파트너와 협업연구를 통해 탁월한 성과를 창출한다면 연구의 임펙트 측면에서도 큰 차이를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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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 2031’을 위한 연구혁신의 일환으로 KAIST가 추구해야 할 10개의 플래그십(Flagship) 연구 분야를 선정했습니다.

이들 분야는 바이오·의료, 에너지·환경, 안보 및 스페이스, 4차 산업혁명의 네 가지 그룹으로 분류할 수 있으며, 인공지능(AI)과 신소재 등 분야별로 관련 연구개발 사업을 학교 차원에서 장기적으로 지원할 계획입니다. 물론 플래그십 연구에 포함되지 않은 분야도 그 중요도에 따라 지원을 확대할 것입니다.

이러한 계획을 실현하며 연구 활동을 장기간 지원하기 위해 KAIST는 정부로부터 블록펀딩 형태의 연구비를 확보했으며, 인류의 삶을 바꾸고 세상을 변화시킬 연구과제를 선정해 3년간 매년 10억 원, 최장 10년까지 연구비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인 ‘글로벌 특이점 연구사업’을 출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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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총 세 개의 과제가 ‘글로벌 특이점 연구사업’에 선정되었습니다.

먼저 소개해 드릴 ‘신경학적 장애 극복을 위한 혁신적인 재활 공학 기술(RENEW)’ 과제는 뇌졸중 등 뇌신경질환으로 인한 신체의 운동장애를 극복하기 위한 재활공학과 연관된 연구와 기술개발을 목표하고 있으며, 기계공학과의 박형순 교수님을 중심으로 네 분의 교수님이 함께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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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 신소재 혁명: M3I3 이니셔티브’는 신소재공학과의 홍승범 교수님을 중심으로 네 분의 교수님이 협업하고 있는 신소재 분야 연구과제며, 새로운 소재 개발에 신소재 영상화와 머신러닝 기술을 접목해서 신소재 개발 기간을 혁신적으로 단축하는 것을 목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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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브라(Center for Optogenetics and Brain Function Redesign Advances, COBRA)’ 프로젝트는 광유전학(Optogenetics) 분야의 연구과제며, 뇌의 손상된 신경세포 재상과 회복을 위한 기술개발을 목표하고 있습니다. 생명과학과의 허원도 교수님을 비롯해 네 분의 교수님들이 함께 연구하고 계시며, 미국 Harvard 대학의 김광수 교수님을 포함해 해외 석학들도 참여하는 글로벌 협력과제입니다.

향후 이러한 연구과제를 매년 한 개씩 추가 선정해 지원할 계획입니다. 여러분도 좋은 연구 아이디어를 갖고 계신다면 4~5분 교수님이 팀을 이루어 초학제적인 연구를 기획하신 후 ‘글로벌 특이점 연구사업’에 지원하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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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과 관련된 국가적인 이슈가 발생하면 많은 분이 ‘KAIST가 무엇인가 해야 하지 않는가?’라는 기대를 표명합니다. 코로나19 위기 초기에는 병원과 의대가 없는 KAIST가 국가적인 감염병 위기 극복에 기여할 수 있을지에 관해 다소 회의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에 대응하는 의료진을 만나 감염병 위기 극복을 위한 의견을 나누면서 의료현장의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과학자와 공학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교수님들이 참여하는 테스크포스팀을 구성해 ‘코로나 대응 과학기술 뉴딜사업’을 기획한 후 정부에 제안했으며, 추경예산을 통해 400억 원의 사업비를 지원받을 수 있었습니다.

작년 8월에 출범한 ‘코로나 대응 과학기술 뉴딜사업’의 목적은 학술연구가 아닌 의료현장에 적용 가능한 전방위적 의료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사업화하는 것입니다. 마흔네 분의 교수님들이 세부 과제별로 산·학·연·병원의 전문가들과 함께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사업을 통해 이미 가시적인 성과를 많이 창출하고 있습니다. 비근한 예로, 얼마 전 언론을 통해서도 보도된 ‘이동 확장형 음압병동’을 통해 코로나19가 창궐할 때 음압병동을 확보하지 못한 지역에서 이동형 음압병동을 설치해 운영하는 것이 가능해졌으며, 해외로도 이 기술을 수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저는 ‘코로나 대응 과학기술 뉴딜사업’을 성사시키고 추진하는 과정에서 교수님들이 보여주신 헌신과 열정을 보면서 이 사업이 KAIST의 저력을 증명하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리더가 비전과 혁신안을 제시하면 이에 관심을 가진 교수님들이 모여서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탁월한 성과를 창출해냈기 때문입니다.

이동형 음압병동 연구는 어느 학과의 교수님께서 책임을 맡고 계실까요? 연구책임자는 산업디자인학과의 교수님이시며, 기계공학과 교수님도 함께 협업하여 과제가 진행되었습니다. 이처럼 초학제적으로 프로젝트가 진행되기 때문에 디자인적인 고려는 물론 기계공학적인 측면의 기술과 아이디어를 결합해 단시간에 구체적인 성과를 창출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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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Best)’이거나 ‘최초(First)’이거나 ‘유일한(Only)’한 ‘B·F·O’ 연구를 위해서 여러 가지 혁신적인 연구지원 제도를 도입하고 있습니다. 관련된 사례로 ‘초세대 협업연구실’ 제도를 소개해 드리고 싶습니다.

‘초세대 협업연구실’은 우리나라에서 처음 시행되는 제도로써, 세계적인 업적을 창출한 교수님이 은퇴하면 연구실과 노하우가 사장되는 안타까운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마련되었습니다.

세대를 초월한 협업 연구 수행을 통해 시니어 교수님의 학문적 유산이 주니어 교수님을 통해 계승·발전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으며, 시니어와 주니어 교수님이 서로를 인격적으로 존중하며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긴밀하게 협력하는 연구환경 구축에 각별한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여섯 개의 연구실이 ‘초세대 협업 연구실’로 지정되었으며, 많은 연구중심대학이 이들 연구실의 운영 방식과 성과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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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혁신을 위한 또 다른 제도로서 젊은 교수님들이 큰 관심을 두고 계실 ‘Singularity Professor 제도’를 소개해 드리고 싶습니다.

이 제도의 도입 취지는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연구 아이디어를 갖고 계신 교수님을 선발해 장기간 지원하는 것입니다. Singularity Professor로 선정되면 긴 호흡을 갖고 연구에 매진하실 수 있도록 10년간 매년 교수평가를 하지 않을 계획입니다. 또한 초기 5년 필요한 연구비를 전폭 지원해 연구 아이디어가 발현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입니다.

‘초세대 협업연구실’과 더불어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시행하는 제도며, 교수 평가 없이 장기간 지원한다는 측면에서는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어려울 것입니다.

지금까지 이십여 분이 지원하셨고, 이번에 두 분 내지 세 분이 Singularity Professor로 선정될 것 같습니다. 여러분도 인류의 난제를 해결하거나 새로운 학문 분야를 개척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갖고 계실 경우 Singularity Professor 선발에 도전하시면 좋겠다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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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사업화 혁신’에 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20세기 대학의 사명은 교육과 연구였습니다. 하지만, 연구성과를 경제적인 부가가치 창출로 연계하는 기술사업화가 21세기 대학의 새로운 사명으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대학들도 기술사업화를 통해 새로운 기술기반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일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대학이 MIT와 Stanford 대학입니다.

창업의 요람으로 알려진 KAIST는 1,200여 개의 창업기업을 배출했습니다. 이들 기업은 약 13조 6천억 원의 연 매출과 4만 5천여 명의 고용 창출 성과를 창출하며 국가발전에 이바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창업 성과는 MIT, Stanford 등 미국의 대표적인 혁신대학에 비해 1.5~2% 수준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창업 활성화를 위해 여전히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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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와 학생 창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2014년 ‘KAIST 창업원’을 설립했습니다.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창업원은 괄목할 만한 성과를 창출했습니다. 지난 4년간 94개의 창업이 이루어졌고, 약 750억 원의 초기투자를 유치했습니다.

창업 투자가들은 KAIST의 기술이 믿고 투자할 만하다고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여러분들이 좋은 기술사업화 아이디어를 갖고 계신다면 창업원에서 도움을 받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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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더불어, 창업 교육 강화를 위해 창업 석사 과정을 도입했고, 많은 학생이 스타트업에 도전할 수 있도록 ‘캡스톤 디자인 프로그램(Capstone Design Program)’ 등을 운영하며 기업가정신 교육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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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는 기술기반 스타트업 육성에 필요한 대학교육 혁신을 선도하기 위해 교육과 연구와 기술사업화가 융합된 ‘삼중나선형 교육모델(Triple-Helix Education Model)’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이 모델의 핵심은 산업 현장의 문제를 대학으로 가져와 해결책을 찾기 위한 교육과 연구를 수행하고, 연구개발의 결과를 기업에 기술 사업화로 빠르게 연계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반도체 공장 자동 물류 시스템 개발을 기업에서 의뢰받은 장영재 교수님은 과제 수행에 필요한 AI와 빅데이터 기술을 과제참여 학생들이 교육받을 수 있도록 하며 이들과 함께 연구를 진행했고, 그 성과를 기업 현장에 성공적으로 적용하였습니다

이러한 ‘삼중나선형 교육모델’을 여러분도 적극적으로 활용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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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화 혁신’에 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KAIST는 ‘세계로 나가는 국제화 (Out-bound Globalization)’ 측면에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특별한 대학이자 세계적인 롤 모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증명하는 사례가 개발도상국에 KAIST를 벤치마킹한 대학을 설립하는 ‘케냐 과학기술원(Kenya Advanced Institute of Science & Technology)’ 건립 프로젝트입니다.

1967년 케냐의 1인당 국민소득은 우리나라보다 1달러가 많은 미화 95달러로 당시 두 국가 모두 세계 평균 국민소득의 20% 수준의 최빈국이었습니다. 반세기 만에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은 미화 3만 달러로 증가했지만, 케냐는 1,700달러에 머물고 있습니다.

이에 케냐는 2030년까지 중진국 진입을 목표로 「Kenya Vision 2030」을 수립했으며, 이러한 목표 달성을 위한 플래그십 프로젝트 중 하나가 KAIST를 벤치마킹한 ‘케냐 과학기술원’을 설립하는 것입니다.

한국수출입은행에서 차관을 제공한 ‘케냐 과학기술원’ 건립 프로젝트의 주관기관인 KAIST는 캠퍼스 건설부터 교육과정 설계까지 전 과정을 컨설팅하며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차관을 받아 설립된 KAIST가 반세기 만에 세계적인 대학으로 성장해 다른 국가에 대학교육과 연구혁신 모델을 수출하게 되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케냐 과학기술원’ 설립 프로젝트는 시작에 불과하며, KAIST를 배우고 롤 모델로 삼기 위해 국제적인 협조를 요청하는 사례는 쇄도하고 있습니다.

KAIST를 방문한 개발도상국의 장관과 총장 및 외교 사절들은 제게 한결같이 “과학기술 교육과 연구개발을 기반으로 국가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자국에도 KAIST를 설립할 수 있도록 도와 달라”는 협조 요청을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제안을 성사 시켜 터키에 ‘TAIST(Turkey Advanced Institute of Science and Technology)’, 파키스탄에 ‘PAIST(Pakistan Advanced Institute of Science and Technology)’와 같은 ‘KAIST Branch Campus’를 전 세계에 설립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게 된다면 가슴 벅찬 일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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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전략 혁신’에 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미래 국가전략은 미국, 일본, EU와는 차별화된 한국적인 모델을 바탕으로 수립해야 합니다. 더욱이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승자독식의 기술패권 시대이기 때문에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글로벌 차원의 미래 전략과 정책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러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KAIST는 2013년 설립된 ‘문술미래전략대학원’과 더불어 2020년 2월에 과학기술 기반의 글로벌 싱크탱크를 지향하는 ‘글로벌전략연구소(Global Strategy Institute, GSI)’를 출범했습니다.

‘글로벌전략연구소’는 국내 관점의 전략이 아닌 글로벌 시각에서 과학기술 혁신전략을 연구하고 제시할 것입니다, 출범 첫해에는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글로벌 협력방안’, ‘포스트 코로나 시대 교육혁신’, 그리고 ‘코로나 이후의 의료·바이오엔지어링 혁명’을 주제로 세 번의 포럼(GSI 포럼)을 개최했습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부득이하게 온라인 포럼으로 개최했으나, 글로벌 영향력 측면에서는 오프라인 방식보다 효과적이었습니다. 매회 일만여 건의 온라인 접속을 보이며 전 세계의 더 많은 사람이 논의의 장에 함께 참여할 수 있었으며, 포럼이 거듭될수록 국제적인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명망 있는 연사들의 참여도 증가했습니다.

특히, 젊은 교수님들께서 연사로 참여하거나 토론을 진행하는 등 글로벌 역량을 발휘하셨으며, 여러분께서도 GSI 포럼에 관심을 두고 참여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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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대학 경쟁력에 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전 세계에는 약 3만여 개의 대학이 있다고 알려져 있으며, 이 대학 중에 세계대학평가를 통해 500위까지 순위가 매겨집니다. 저는 이들 대학을 ‘세계에 알려진 대학(World-Known University)’이라고 부르며, 100위 안에 드는 대학들은 ‘세계적인 대학(World-Class University)’으로 평가합니다.

KAIST는 ‘Times Higher Education World University Rankings’ 및 ‘QS World University Rankings’에서 모두 100위 권 이내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자타공인 ‘세계적인 대학(World Class University)’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향후 KAIST의 비전으로 제시한 목표는 세계 10위권의 ‘세계선도대학(World Leading University)’으로 도약하는 것입니다. 이는 퀀텀 점프(Quantum Jump)에 비견될 만큼 비약적인 발전을 의미합니다.

2018년 매일경제신문사가 개최한 세계지식포럼에서 저는 미국 뉴욕대(NYU)의 앤드루 해밀턴 총장과 함께 ‘4차 산업혁명 시대 대학교육 해법'을 주제로 발표를 한 후 좌담회를 가졌습니다. 좌담 전에 NYU에 관한 소개자료를 찾아보았습니다. 1831년 설립된 NYU는 세계대학평가 30~40위에 랭크되고 있으며, 역대 노벨상 수상자 37명을 배출하는 등 놀라운 경쟁력을 보유한 대학입니다.

마침 포럼 행사 전날 2018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 NYU의 폴 로머 교수가 선정되었다는 발표를 접하고 해밀턴 총장에게 축하 인사를 건넸고, 그는 감사를 표하며 이번이 NYU의 세 번째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배출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이처럼 역사적으로나 학문적인 임팩트 측면에서 앞서가는 대학들과 경쟁하며 세계 10위권의 ‘글로벌 선도대학(World Leading University)’이 되려면 우리 모두 더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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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KAIST가 ‘세계적인대학(World Class University)’에서 ‘세계선도대학(World Leading University)’으로 도약할 수 있다고 확신하며, 이를 위해서는 네 가지 추진 동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비전(Vision)을 세우고 구성원들과 공유해야 합니다. 비전은 스칼라량(Scalar quantity)이 아닌 벡터량(vector quantity)과 같아서 각자의 꿈을 동일한 지향점으로 향하게 하며 힘을 발휘하도록 해 줄 것입니다.

둘째,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혁신(Innovation)을 추구해야 합니다. ‘비전 2031’의 실행계획으로 5개 분야별 혁신의 방향을 제시했고, 차기 총장님을 중심으로 이를 더욱 구체화할 수 있을 것입니다.

셋째, 구성원들이 열정(Passion)을 갖고 비전과 혁신전략을 추진해야 합니다.

넷째, KAIST의 새로운 도전을 뒷받침할 충분한 재원(Funding)이 필요합니다.

제가 미국 UC San Diego 대학의 총장(Chancellor)과 캘리포니아 대학 시스템(University of California System)의 총괄총장(President)을 각각 역임했던 로버트 다인스(Robert Dynes)를 만나 총장의 사명에 관해 묻자 그는 “첫째도 기금조성, 둘째도 기금조성, 셋째도 기금조성”이라고 주저 없이 답을 했습니다.

저도 총장으로 봉사하면서 ‘하루에 평균 1억씩 기금을 유치하겠다’는 다짐을 하고 노력한 결과 재임기간 동안 약 1,950억 원의 기금을 조성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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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가 세계선도대학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구성원들의 노력이 필수적이지만, 이와 더불어 총장과 경영진을 신뢰하고, 대학이 다양한 혁신을 시도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보장하며, 재정 측면에서도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제도적 환경 구축이 필요합니다.

지금 보고 계신 표는 세계적인 대학들과 KAIST를 비교한 수치를 나타냅니다.

150여 년의 역사를 가진 MIT는 QS 세계대학평가에서 매년 1위를 차지합니다. 교수는 1,000여 명이고, 이 중 약 56%가 외국인입니다. 재학생 규모는 11,000여 명으로 KAIST와 비슷하며, 1/3가량이 외국인 학생입니다. 한 해 예산은 약 3조 8,000억 원입니다.

KAIST의 벤치마킹 대상으로 삼고 있는 대학 중 한 곳인 ETH 취리히는 THE와 QS 세계대학평가에서 영미권 외에 10위 권에 포진하고 있는 유일한 대학입니다. 2021년 QS 세계대학평가에서 6위를 차지했으며, 530명의 교수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명성에 비해 교수진의 규모는 상대적으로 작지만, 과제에 참여해 연구를 지원하는 Scientific Staff의 수는 6,000여 명에 달하며, 전체 교원의 약 65%와 재학생의 약 37%가 외국인입니다. 한 해 예산은 약 2조 2,000억입니다.

싱가포르 난양공대는 학부중심대학으로 설립 후 1991년부터 연구중심대학으로 바뀌면서 사반세기 만에 세계적인 대학으로 급부상했으며, 현재 QS 세계대학평가에서 13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교수는 12,000여 명이며, 이 중 약 70%가 외국인이고, 재학생은 25,000여 명입니다. 한 해 예산은 약 3조 원이며, 대학재정의 약 70%를 정부에서 지원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전폭적인 재정지원에도 불구하고 싱가포르 정부는 난양공대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해주고 있으며, 50%의 정년보장 비율(Tenure rate) 유지만을 대학 측에 조건으로 제시함으로써 우수한 역량을 갖춘 교수진의 지속적인 확보를 유도하고 있습니다.

KAIST의 현황을 살펴보면 2021년 QS 세계대학랭킹에서 39위를 차지했습니다. 전임직 교수님은 649명이고, 외국인 교수진의 규모는 전체 교원의 약 8%입니다. 학생은 12,000여 명이며, 이 중 약 8%는 90여 개 국가에서 유학 온 외국인 학생입니다. 한 해 예산은 약 9,000억 원입니다.

머지않은 장래에 KAIST의 예산 규모를 2조 원으로 확대하고 1,000여 명의 교수진을 확보할 수 있도록 중장기 계획을 추진 중입니다. 이러한 목표를 실현한다면 KAIST는 글로벌 무대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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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의 교수는 어떤 자질을 갖추어야 하는지 말씀드리겠습니다.

조교수(Assistant Professor)는 전공 분야에서 전도유망한 분입니다.

부교수(Associate Professor)는 전공 분야에서 국내 최고 전문가 다섯 명에 이름을 올릴 만큼 탁월한 역량을 갖춘 분입니다. 따라서, 여러분이 학회 등을 통해 전공 분야를 대표하는 국내 최고 전문가 5인에 포함되신다면, 부교수 승진심사를 받으실 때 논문 편수에 구애됨이 없이 자신감을 갖고 평가에 임하시길 바랍니다.

정교수(Full Professor)는 전공 분야 연구를 국가적으로 선도하는 분입니다.

종신교수(Tenured Full Professor)는 국제적인 명성을 갖춘 연구자입니다. 따라서, 해외의 대표적인 석학들에게 추천장을 받지 못하신다면 종신교수가 되실 수 없습니다. 특훈교수 또는 석좌교수(Distinguished Professor)는 전공 분야 연구를 세계적으로 선도하는 분입니다.

KAIST가 ‘세계적인대학(World Class University)’이었을 때는 국가 수준에서 연구를 선도하는 교수님들이 평균적으로 가장 많았지만, ‘세계선도대학(World Leading University)’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국제적으로 알려질 수 있는 연구를 수행하는 교수님들의 비중이 확대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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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가치창출 선도대학’의 비전과 더불어 향후 50년간 KAIST가 이뤄야 할 꿈으로 저는 ‘10-10-10 Dream’을 제안하고 싶습니다.

첫째, 10명의 Singularity Professor를 배출하는 것입니다. Singularity Professor로 임용되는 교수님들이 인류의 난제를 해결하거나 새로운 학문 분야를 개척할 도전적 연구에 집중한다면, 이를 통해 창출될 성과는 노벨과학상이나 필즈상(Fields Medal) 수상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둘째, 10개의 데카콘(Decacorn) 기업을 육성하는 것입니다. 이미 5개의 유니콘(Unicorn) 기업을 탄생시킨 경험을 바탕으로 50년 후에는 기업가치 10조 원 이상의 데카콘 기업을 배출할 수 있을 것입니다.

셋째, 10개의 KAIST(10 X-KAIST)를 전 세계에 설립하는 것입니다. 케냐 과학기술원 설립과 같은 사례는 앞으로도 증가할 것이며, 10 X-KAIST 설립을 통해 50년 후에는 KAIST의 지경이 전 세계로 확장되어 있음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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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1989년 KAIST에 부임해 32년간 재직했던 기간은 “다시 태어나도 KAIST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질 만큼 매우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물론, KAIST에서 교수와 보직자의 임무를 수행하는 것은 녹록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매일 긴장하고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며 연구에 전념하거나 보직을 책임감을 가지고 수행하며, 총장으로 봉사하는 기간에는 5당6락(五當六落) 정신자세로 열정적으로 일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런 경험조차도 행복한 고생이었고, 그만큼 큰 행복감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특히, 후배 교수님들을 포함해 많은 분이 제게 존경의 마음을 담은 메시지를 전할 때는 무엇과도 비견할 수 없는 보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KAIST에서 조직생활을 시작하시는 여러분도 10~20년이 지나, 또는 정년퇴임을 맞이하며 ‘KAIST에서의 삶은 무척 행복했다’는 소회를 밝히실 수 있기를 바라고, 재직기간에 동료와 선후배는 물론 주변의 많은 분으로부터 진심 어린 존경의 대상이 되시길 소망합니다. 이러한 행복감과 보람을 느끼실 수 있도록 여러분 자신의 노력에 더해 학교 차원에서도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입니다.

이 자리를 빌려 여러분께 도움이 될 수 있는 일곱 가지 삶의 지혜에 관해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는 총장으로서의 충고가 아닌, KAIST의 선배교수로서 후배교수 여러분이 KAIST의 조직문화에 잘 적응하고, 조직발전에 긍정적이고 선한 영향을 미치도록 도움이 될 ‘유용한 귀띔’이라고 여겨주시기 바랍니다.

첫째, 축하와 위로에 인색해서는 안 됩니다.

여러분은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앞만 바라보며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실 것입니다. 하지만, 가끔은 주위를 둘러보며 기쁜 일을 맞이한 분에게는 이메일이나 문자로 축하를 전하고, 어려운 일을 당한 분에게는 위로와 격려의 메시지를 전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러한 작은 배려는 주위를 따뜻하게 만들게 됩니다.

둘째, 작은 도움에도 감사해야 합니다.

일이 잘되면 ‘내가 능력이 있었기 때문이다’라는 믿음을 갖기 쉽습니다. 하지만, ‘이번 일은 내 능력의 결과일 수도 있으나, 누군가의 도움 덕분에 이렇게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었다’라는 성숙하고 겸손한 태도를 실천해 보시기 바랍니다.

예를 들어, 여러분의 연구 업적이 쌓여서 상을 받거나, 연구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후 후속 프로젝트를 수주하신다면, 이러한 결과를 맺기까지 누군가가 여러분께 도움을 주었다는 점을 잊지 마시고 감사의 마음을 전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총장으로서 저는 교수님들께서 좋은 일을 맞이하셨다는 소식을 접할 때마다 축하를 전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축하의 메시지에 묵묵부답이신 분이 많습니다. 감사를 전할 수 없을 만큼 바쁜 경우일 수도 있고, 저 역시 반드시 응답을 원하는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답장으로 감사를 전하시는 분들은 남다르게 보게 되고, 계속 그분을 도와주고 싶은 마음을 갖게 됩니다.

다른 분들도 저와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그래서 여러분은 작은 도움과 관심에 감사를 전하며 주위 분들과의 관계를 더 좋게 발전시키시길 바랍니다.

셋째, 자신의 의견을 집요하게 주장하지 말아야 합니다.

교수님들은 각자 자신만의 의견과 확고한 주장, 그리고 연구자로서의 철학을 갖고 계십니다. 하지만, 자신의 의견이 상대방으로부터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는 이를 관철하려고 집요하게 주장하기보다는, 상대방의 반론에 귀를 기울이거나 자신의 주장을 거두어들이는 등 유연한 태도를 갖는 것이 필요합니다.

넷째, 이해관계가 충돌할 때는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제가 신임교수 인터뷰 꼭 묻는 질문이 “이해관계 충돌이 발생했을 때 어떤 입장을 취할 것입니까?”라고 질문하면 한결같이 “저는 양보할 것입니다”라고 답하셨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캠퍼스에서 이런 상황에 마주한다면 양보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여러분이 당장의 이익을 포기하며 양보하실 경우 나중에 더 큰 이익을 얻을 뿐만 아니라, 다른 분들로부터 신뢰와 존경을 얻고, 교수님들이 여러분의 의견을 경청하는 경험을 하게 되실 것입니다.

자랑같아 주저되지만 저의 처신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물리학과에 처음 부임했을 당시 퇴임교수님이 사용하시던 연구실의 재배정을 위해 몇 차례의 회의를 거치는 과정에서 제가 먼저 양보했고, 연구공간 부족 문제가 심각해져서 이를 해결하려는 논의가 진행되었을 때는 자처해서 다른 건물로 제 연구실을 다시 옮겨 그곳에서 창의연구과제를 마무리했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자신의 이익을 앞세우지 않았던 당시 제 결정은 다른 교수님들이 저를 더 신뢰하고 제 의견에 귀 기울이시도록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많은 분이 10년 동안 세 차례나 저를 총장 1순위 후보로 추천해 주신 여러 계기 중 하나가 된 것 같습니다. 이해관계가 충돌할 때는 여러분도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을 갖고 한발 물러서 그분들께 양보하시길 바랍니다.

다섯째, 가치관이 같은 교수를 폭넓게 사귀어야 합니다.

KAIST에는 650여 분의 교수님이 재직하고 계십니다. 모두 소중한 분들이며, 여러분과 가치관을 공유하는 교수님들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는 일은 인생의 깊이와 폭을 넓히기 위해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 노년에는 이러한 분들이 더욱 소중해지고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실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여섯째, 신뢰를 하루아침에 무너뜨려서는 안 됩니다.

신뢰를 쌓기는 굉장히 힘듭니다. 하지만, 조그마한 이해관계 충돌 때문에 그간 쌓아온 신뢰를 한순간에 무너뜨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러분은 신의를 지키며 신뢰를 무너뜨리지 않도록 노력하시길 바랍니다.

일곱째, 학생들에게 Instructor가 아닌 멘토(Mentor)가 되어야 합니다.

여러분의 지식을 학생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학생들의 삶에 관심을 두고 그들이 세상의 변화를 이끌 리더로 성장하도록 지혜로운 조언을 제공하는 멘토의 역할을 수행하신다면 학생들은 여러분을 따르며 진심 어린 존경을 보낼 것입니다. 학생들로부터 “교수님은 저의 멘토이십니다.”라는 말을 들을 때 교수로서 큰 보람을 느끼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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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의 미래 비전은 ‘글로벌 가치창출 선도대학’으로 도약해서 인류의 번영과 행복에 기여하는 것입니다.

이 비전은 우리가 모두 함께 꿈을 꾸며 합심해야 이룰 수 있습니다. 혼자서 꾸는 꿈은 단지 꿈이지만, 함께 꾸는 꿈은 새로운 역사를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KAIST의 창대한 역사를 만드는 주역은 바로 여러분이라는 인식을 하고 ‘글로벌 가치창출 선도대학’의 비전을 실현하는 여정에 앞장서 주시길 바랍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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