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대메뉴 바로가기
KAIST LEADERSHIP

인터뷰 및 칼럼

[뉴스1] [이백규 인터뷰]'한국의 스탠퍼드' 카이스트의 특명…'대덕밸리' 성공하면 나라가 바뀐다

작성자 전체관리자 작성일 2021.04.15 조회수389

송고 : 2021-04-15 06:30
저작권자 ⓒ News1(https://www.news1.kr)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바로가기

[이백규 인터뷰]'한국의 스탠퍼드' 카이스트의 특명…'대덕밸리' 성공하면 나라가 바뀐다

뉴스1 발행인 창립 10주년 인터뷰 기획-②
이광형 총장 "창업지원은 카이스트의 사명"


"산업발전을 위해 필요한 과학기술 분야에 관한 이론과 응용력을 갖춘 자를 양성한다."


1971년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의 전신인 한국과학원(KAIS)의 설립 목적이다. 전쟁 후 폐허가 된 한국, '대학원 교육의 불모지'였던 1970년대. 카이스트는 대한민국의 산업화를 위해 탄생했다. 자율성 보장, 수업료 지원 등 사회의 전폭적인 지원아래 카이스트는 경제성장을 이끌 인재를 양성하며 기대에 부응했다. 이런 성장배경은 자연스레 산업화에 앞장서는 카이스트의 학풍이 됐다.


지난 10일 서울 카이스트 도곡캠퍼스에서 <뉴스1> 이백규 대표이사와 대담을 가진 이광형 카이스트 신임 총장은 "창업 지원이야말로 국가로부터 받은 카이스트의 사명에 충실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수가 연구·교육을 소홀히하고 자기 회사만 챙긴다는 말이 나오는 부작용이 생길 정도로 창업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인재 산실 스탠퍼드 대학처럼 카이스트를 '창업의 요람'으로 키우겠다는 포부다. 특히 '한국의 실리콘밸리'로 통하는 수도권의 판교밸리에 이어 대전·세종 지역에 '대덕밸리'의 성공사례를 만들면 나라가 바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전국의 '공부벌레'가 모이는 카이스트에서 "공부 좀 덜하라"고 외치는 이광형 총장은 대신 '예술'과 '인문학'도 강조했다. 예술은 현재 시점에서 자신을 깨기 위해서, 인문학은 미래 시점에서 새로운 것을 찾기 위해서다. 또 스스로 자기의식과 소명의식을 갖고 꿈을 찾으면 공부는 저절로 된다고 했다.



이광형 총장사진
10일 오전 서울 강남구 카이스트(KAIST) 도곡캠퍼스에서 이광형 카이스트(KAIST) 신임 총장이 이백규 뉴스1 대표와 대담을 나누고 있다. 2021.4.10/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부작용 날 정도로 창업지원 하겠다"…국민 창업 지원, 국가에게 받은 사명


'별명 부자' 이광형 총장의 별명 중 하나는 '벤처 창업의 대부'다. 그는 김정주(넥슨), 김영달(아이디스), 신승우(네오위즈), 김준환(올라웍스) 등 1세대 벤처 창업자들을 배출했다.


이백규 대표는 깊은 연구를 지향하는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과 창업의 산실 역할을 하는 스탠퍼드 대학 중 카이스트의 지향점을 물었다.


이 총장은 창업의 대부답게 카이스트의 지향점으로 미국 스탠퍼드 대학을 꼽았다. 스탠퍼드 대학은 2019년 1월을 기준으로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스타트업을 만든 창업가를 가장 많이 배출한 학교다. 스탠퍼드 대학은 미국의 정보기술(IT) 산업과 벤처기업의 대명사이자 요람인 실리콘밸리의 인재 산실이다.


1997년에 벤처 창업가를 위한 가이드 북을 펴낼 정도로 창업을 독려해온 이 총장은 "부작용이 날 정도로 창업을 지원하겠다"라며 창업 예찬론을 펼쳤다. 그는 "(카이스트가) 산업화 쪽을 강조하는 것은 국가가 카이스트에 (산업화라는) 목적을 부여했기 때문이다"라며 "(대학의) 창업에서 부작용은 교육과 연구를 소홀히 하는 것인데 이런 부작용이 생길 정도까지 열심히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창업 지원을 카이스트뿐 아니라 학교 바깥까지 넓힐 계획이다. 그는 "자동화로 일자리가 없어지는 문제를 적극 나서서 해결하고 싶다. 시민들도 창업하겠다는 생각이 있으면 카이스트가 가진 인프라를 활용해 지도해주고 서비스를 제공하고 창업 투자회사 연계하는 일을 해주려 한다"며 "국가로부터 받은 사명을 충실히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총장은 "대덕특구에는 기술도 있고 카이스트도 있고 연구소도 있고 사람도 있지만 판교같은 혁신 생태계 형성이 안되고 있다"며 "이것이 바로 카이스트가 해야할 일이다. 세종, 대전에서 혁신 생태계가 성공하면 포항, 광주에도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국가적으로 수도권 이외에 창업 생태계의 성공사례를 만들면 대한민국이 한단계 '레벨업'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한국 경제의 산업화를 주도한 반도체, 조선, 자동차 등 제조업 부흥에 카이스트가 중심에 섰던 것처럼 '지능화·디지털화'로 요약되는 4차혁명 시대에도 ICT 융·복합 기술의 선두주자로 핵심적 역할이 그 어느 때부터 중요하다.


세종이 '제2의 행정수도'로 위상이 재정립된 상황에서 카이스트가 '대덕밸리'를 주도하는 창업요람으로 성공적으로 자리매김한다면 단순 행정수도를 넘어선 기술기반의 '제2의 대한민국' 중심으로 거듭난다. '일자리'까지 보장돼 인재가 모이는 진정한 의미의 '지방분권화'를 이끌 동력인 셈이다.



이광형 총장사진
10일 오전 서울 강남구 카이스트(KAIST) 도곡캠퍼스에서 이광형 카이스트(KAIST) 신임 총장이 이백규 뉴스1 대표와 대담을 나누고 있다. 2021.4.10/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카이스트의 글로벌 초일류 전략이 인문학?…"남들 안하는 걸 하는 게 일류"


이광형 총장은 "대학이 사람을 기르고, 연구하며, 아이디어를 내는 지식 창출의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지식사회에서 대한민국에 세계 일류 대학이 없다는 것은 국가 입장에서 큰 핸디캡"이라며 "이는 카이스트의 책임이다. 이 책임을 완수하는 게 총장으로서 가장 중요한 의무다. 짧은 임기 중 금방 도약은 못 하겠지만 기반을 닦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 총장은 일류 대학으로 도약을 위한 신(新)문화전략으로 큐 카이스트(QAIST)를 발표한 바 있다. 이 전략의 요지는 '남들이 하지 않는 최초의 일'을 하는 인재를 길러내는 것.


그는 우선 '일류가 되겠다는 의식'을 강조했다. 이 총장은 "(대학) 구성원들이 일류 대학이 되겠다는 결심, 의식을 가져야 한다. 일류 의식 갖는 것은 남이 하는 것을 따르지 않고 일류답게 행동한다는 자부심, 자긍심을 갖는 것"이라며 "임기 중에 구성원들에게 일류 의식을 심어주는 게 할 일이다"라고 강조했다.


총장 선임과정에서 제출한 소견서에 그는 '질문하는 인재'를 기르기 위해 인문학 분야를 강화하고 미술관을 건립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과학기술 중심인 카이스트에서 인문학과 예술을 강조하는 것은 일견 이상해 보인다.


이 총장은 "일류대학이 되기 위해서는 상식으로만 해서는 안 된다. 상식에서 벗어나려면 가끔 새로운 각도에서 봐야한다. 새로운 각도에서 보는 것을 도와주는 게 예술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나도 전에는 인문학을 크게 중요시 안 했다. 지금은 생각이 바뀌었다. 일류 대학을 만들려면 미래에 필요한 것을 지금 준비해야 한다"며 "10년이나 20년 후에 인간의 삶이 무엇인가 그 사람들이 원하는 걸 우리가 지금 상상을 해내려면 인간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 새로운 방향을 찾을 때 무작정 찾는 게 아니라 인문학에서 말하는 인간의 본성, 욕구의 방향을 봐서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한다. 미리 연구 주제를 찾을 수 있기 때문에 인문학을 강조하게 됐다"고 했다.



이광형 총장사진
10일 오전 서울 강남구 카이스트(KAIST) 도곡캠퍼스에서 이광형 카이스트(KAIST) 신임 총장이 이백규 뉴스1 대표와 대담을 나누고 있다. 2021.4.10/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미래학자 이광형 "인구 감소는 정해진 미래, 대비하자"


이 총장은 이날 대담을 마치며 이백규 대표에게 10년 후인 '2031년 달력'을 선물했다. 10년 후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지금의 일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멀리 볼 수 있다는 의미였다. 국내 최초의 미래학 연구기관 설립을 주도한 학자다웠다.


앞으로의 인구 문제에 대한 질문에 답하며, 그는 미래학자의 면모를 여실히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이 총장은 대학의 역할을 고민했다.


그는 "미래학의 입장에서는 두가지가 가능하다. 출산 장려책은 필요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옵션에서는 제외한다"며 "하나는 인구 유입, 해외에서 인구를 받는 것이다. 여기서 대학이 중요하다. 대학교에서 필터링을 하기 때문에 학교 제도를 통과한 사람들은 이미 기본은 된 사람이다. 그렇다면 국적 또는 영주권을 주는 식으로 (인구 유입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카이스트에는 현재 학부에는 348명이, 일반대학원에는 546명의 외국 국적 학생들이 재학 중이다.


이 총장은 "(외국인 학생들은) 한국에서 살기를 원한다. 우리가 손을 내밀면 여기서 자리 잡고 산다"며 "석·박사 학위를 받았으니 성실하고 머리가 좋다. 그런 사람들은 우리가 붙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가 제시한 또 다른 미래 인구 감소 사회 대책은 '현실 인정과 대비'다. 이 총장은 "인구감소를 현실로 받아들이고, 적응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지금은 인구 3000만 시대를 준비한다고 그러면 지탄받을 만한 분위기다"라며 "현실은 현실이다. 정해진 미래인데 지금부터 준비를 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그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미리 준비하기 위해서는 미래학이 중요하다. 미래를 상상, 예측해서 가능성 있는 미래를 이야기하다 보면 대안과 적응력이 생긴다"라고 강조했다.


사람들은 이 총장은 '괴짜' 총장이라고 부른다. 항상 상식을 깨려 했던 그의 행동은 '괴짜'라는 별명이 됐다. 그는 20년전 융합교육을 주장하며 바이오 뇌 공학과를 만들고, 2013년 미래학 연구기관을 설립하는 선구자기도 하다. 이번 대담에서 상식을 깨고 앞서 나가는 선구자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괴짜와 선구자는 서로 연결돼 있었다. 그리고 그가 키워낼 '상식을 깨는 일류 인재'가 만들어 갈 미래가 기대된다.



이광형 총장사진
이광형 제17대 KAIST 신임 총장이 8일 오후 대전 유성구 한국과학기술원(KAIST) 대강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마치고 북을 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21.3.8/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대담=이백규 대표이사, 김승준 기자]

콘텐츠담당 :